• [사회뉴스] '편의점은 요지경'…'진상' 손님에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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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생생뉴스
  • 14.07.15 09: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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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뉴시스】조명규 기자 = 24시간 편의점이 일상화되면서 요지경 같은 일들이 밤낮없이 펼쳐지고 있다.

"돈을 던지며 술심부름을 시키고 안주까지 돌려오랍니다. 나이 어린 학생들에게 무시당하고 최저임금도 못 미치는 시급에 식대도 안 나오는 게 현재 내 일상입니다."

강원 춘천시 강원대 정문에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모(27)씨의 넋두리다. 14일 만난 그는 2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지만, 용돈이라도 벌 요량으로 시작한 편의점 알바를 하며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고정적으로 찾아오는 '진상' 손님들 때문이다.

어제도 외상으로 술을 달라는 손님과 실랑이를 벌였다는 이씨는 "벌써 몇 번이나 싸웠는지 모른다"며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다 보니 그러려니 해도 도가 지나칠 정도로 심기를 건드는 사람이 많다"고 토로했다.

편의점 알바 3년차인 원모(28·여)씨는 "손님들이 내 손을 무시하고 테이블에 던진 돈을 돈 통에 넣을 때가 가장 비참하다"며 "여자이다 보니 반말에 막대 하는 사람도 많고 때때로 신변의 위협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또 정모(40)씨는 "딱 봐도 중고등학생 같은 친구들이 출처 모를 신분증을 내세우며 담배나 술을 달라고 할 때 어처구니가 없어 욕이라도 하고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르바이트 전문 구직 포털사이트 알바몬에 따르면 편의점 알바생 1031명을 대상으로 한 '편의점 꼴불견 손님' 설문조사에서 알바생 95.2%가 "손님 때문에 멘탈붕괴를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최악의 손님으로 '미성년자인데 술·담배를 달라는 손님'(17.8%)부터 '자리를 치우지 않고 가는 손님'(17%), '돈을 던지거나 뿌리듯이 주는 손님'(14.2%) 등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편의점 알바생들은 '진상' 손님으로 인해 번번이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마땅히 보호받거나 호소할 장치조차 없는 현실에 직무 스트레스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알바연대 구교현 위원장은 "인권적으로 심각한 사건인 경우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순 있지만 현재 감정노동자에 관련된 법적인 수단(보호법)은 없는 실정"이라며 "일반적으로 육체노동이 아니면 힘들지 않게 생각하지만 실제 감정노동이 심각해지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직결돼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 위원장은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제재와 그들을 배려하는 선진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mk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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