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장애인 주민 4명이 만드는 ‘희망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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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3.07.16 13: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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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마포FM DJ로 참여 ‘희망둥이 성산방송’ 진행
ㆍ자살 잇단 임대아파트 주민들에 치유의 메시지

지난해 100일 동안 주민 6명이 자살한 서울 마포구 성산2동 임대아파트. 생활고에 시달리던 자살자들은 철저히 혼자라는 고립감을 느끼면서도 같은 아파트 주민이나 사회복지사 등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 자살하는 순간에야 이웃이 자신을 발견해줬으면 하는 바람에 현관문을 열어두기도 했다.
아파트 주민들과 마포지역 시민단체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주민들은 바로 옆집, 옆 동에 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이들은 더 이상 이런 일이 없도록 같은 동네 사람들끼리 서로의 소식을 주고받고 서로를 보듬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야겠다고 나섰다.
이때 지역 공동체 라디오 방송인 ‘마포FM’이 주민들이 만드는 라디오 방송을 제안했다. 마포 장애인복지관에서 4~5년씩 장애인 미디어 교육을 받으며 라디오 제작 기술을 익혀온 아파트 주민 4명이 DJ를 맡기로 했다. <희망둥이 성산방송> 프로그램은 이렇게 탄생했다.
<희망둥이 성산방송>은 이제 장애인 주민 4명이 성산2동 임대아파트 안팎의 소식을 직접 거주자들에게 전해주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지난 11일 오전 9시30분. 생방송을 30분 앞두고 라디오 방송 준비가 한창이던 마포구의 ‘마포FM’ 스튜디오를 찾았다.
1부 방송을 진행하는 김태범수(46)·강미리(43)씨 부부가 마지막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김씨 부부가 진행하는 1부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우울증 진단과 상담을 진행하는 ‘힐링코치 상담’ 코너다.
김씨는 “아내와 나는 젊었을 때부터 20년 가까이 경증 우울장애를 겪었다”며 “자살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더욱 마음이 아파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1부 방송에서 부부는 우울증을 진단할 수 있는 자가테스트 항목을 읽고 청취자가 직접 체크를 해볼 수 있도록 했다.
2부를 진행하는 최강원씨(56)와 이혜숙씨(61)는 10년 동안 같은 동에 살아온 ‘절친 사이’다. 2부 방송은 주민리포터 강소영씨(25)가 직접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해 모아온 ‘우리마을 알콩달콩 뉴스’ 코너로 시작했다. “네, 103동에 사시는 신춘숙씨 소식, 손의 피부염과 발의 무좀 때문에 피부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102동에 사시는 김대관씨의 소식, 아내가 올봄부터 마포 장애인복지관에서 요가를 배우고 있는데요” 등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이 전파를 탔다. 다음으로 주민들에게 필요할 만한 복지혜택과 운동 정보를 전하는 코너들이 이어졌다. 인근 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가 나와 주거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주거비와 물품 지원을 하는 ‘희망온돌’ 서비스 내용과 신청방법을 알려줬다.
방송은 1부를 진행했던 강씨의 ‘오늘의 명언’으로 마무리됐다. “내일과 어제의 문제까지 생각하면 아무리 강한 자라도 쓰러진다…. 현재에 살고 현재에 집중하며 당신을 진실로 지금 숨쉬게 하세요. 지금껏 청취한 여러분 모두 사랑합니다.”
이 아파트에서 14년을 살아온 주민 김은순씨(41)는 이날 방송을 듣고 “마을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가 나오는 것이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느낌을 받았다”며 “평소에도 복지서비스를 어디서 알아봐야 할지 궁금했는데 사회복지사가 전화로 직접 설명해준 부분이 특히 좋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기사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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