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향기] 낡은 담장에 그림 그리고 텃밭 꾸미고 ‘40년 된 달동네’ 주민 힘 모아 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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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3.07.01 11: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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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은평 산새마을, ‘철거식 탈피’ 도시재생 시범사업 결실

 

서울 은평구 신사동 237번지 봉산자락 달동네에 위치한 산새마을. 1970년대 철거 이주민 택지로 조성됐지만 동네는 강산이 4번 넘게 바뀌는 동안 그저 더 낡아졌을 뿐 변한 게 없었다. 주민들은 2001년부터 재개발을 희망했지만 산비탈 동네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건설업체들이 적극 나서지도 않았다. 산새마을은 점점 낡은 다가구·다세대 주택과 비좁은 골목길, 부족한 주차 공간으로 몸살을 앓았다.

2011년 은평구가 재개발 대신 주민들이 직접 마을을 가꾸자는 방안을 제안했다. 은평구는 이곳을 주민참여형 도시재생(두꺼비하우징)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반상회 한 번 연 적 없던 주민들은 마을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어떤 동네를 만들지 논의하기 위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울퉁불퉁한 도로와 보도를 매끈하게 정비하고, 계단과 옹벽을 새로 꾸미고 부근에 화단을 설치했다. 칠이 벗겨져 흉물스러운 집 외벽에는 벽화를 그려넣었다. 이 사업을 함께 진행한 사회적기업인 두꺼비하우징에서는 자체적으로 자금을 모금해 마을 내 15가구에 단열 등 내부 수리도 해줬다. 40년째 이 동네에 살고 있는 이은오씨(78)는 “작은 변화들이지만 아주 좋다”며 “전에는 동네가 바뀔 수 있으리란 생각도 안 해봤는데 앞으로 경로당도 생기고 놀이터도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 외양을 바꾸면서 공동체 문화도 싹텄다. 주민들은 동네 사랑방을 만들었고, 매주 목요일마다 마을 회의를 한다. 젊은 청장년층으로 구성된 마을 지킴이단은 수명이 다한 가로등 교체부터 밤에 돌아다니는 아이들 귀가까지 보살피고 있다.

마을 공동 텃밭과 첫번째 마을 공원도 지난해 주민들이 합심해 마련했다. 원래 이 자리에는 개를 키우던 폐가와 그 주위로 쓰레기가 널린 공터가 있었다. 주민 20명이 한 달 동안 손수 청소에 나서 4t 트럭 30여대분의 쓰레기를 치웠다.

최복순 산새마을 대표는 “어른들이 모여서 청소한 뒤 폐가가 사라진 걸 본 애들이 ‘마을에 괴물이 없어졌어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마을 주민들은 텃밭에서 각종 작물을 재배해 홀몸 어르신이나 무상급식소에 공급하고 있다. 잔치를 열어 싱싱한 채소를 나눠 먹기도 한다.

강남순씨(48)는 “이전에는 우범지역이라는 인식이 컸는데 거리가 많이 깨끗해졌다. 전과 다르게 어르신들이 거리에 많이 나오시는 것 같다. 앞으로 쓰레기나 주차 문제도 해결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27일에는 산새마을 경관가꾸기 사업 준공을 기념하는 마을 잔치가 열렸다. 주민 손으로 만들어 낸 번듯한 마을 공원과 텃밭 부근에서 주민, 은평구청 및 사회적기업 두꺼비하우징 관계자 등 100여명이 모여 그동안 산새마을을 변화시킨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주민들은 돼지 한 마리를 잡아 손님들을 대접했다.

내년 산새마을에는 주민들이 염원하던 공영 주차장과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처럼 주민참여형 재생사업을 진행하는 마을에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주차장·광장·보안등 같은 기반시설과 경로당·주민커뮤니티센터·어린이집 등 공동이용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주택 개량이나 신축 시에는 공사금액의 80% 이내로 단독주택의 경우 개량비용 최대 4000만원까지 등 융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재개발·재건축 해제지역을 중심으로 주거환경 개선과 마을공동체 형성을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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