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발달장애인법 제정 간절히 원해” 부자가 손잡고 3000㎞ 국토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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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3.06.13 14: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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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뉴시스 [http://www.newsis.com]

 

ㆍ‘균도 부자’ 도보행진 마쳐

 

“우리가 걷고 걷고 또 걸은 것은 발달장애인도 이 사회의 한 시민으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열망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발달장애인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달라’며 도보행진을 해온 아버지 이진섭씨(49)와 아들 균도씨(21)가 지난 10일 3000㎞ 국토대장정에 성공했다. ‘균도 부자’라 불리는 이들은 12일 서울 종로구 보건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가족들의 염원인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부자가 국토대장정에 나선 것은 2011년 3월이다. 아들 균도씨는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발달장애인이다. 덩치는 크지만 지적수준은 4세 정도로, 누군가 24시간 돌봐야 한다. 양육을 도맡아 매일 눈물짓는 아내에게 휴식시간을 주기 위해 이씨가 아들의 손을 잡고 나선 길이 국토대장정의 시작이었다. 첫 코스는 부산에서 서울까지(600㎞). 이씨는 “국토대장정을 시작했을 때 나는 직장암 초기 진단을 받은 상태였고, 균도는 체중이 100㎏이 넘어 우리 모두 걷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면서 “걷다보니 다른 장애인 부모들을 만나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그 마음으로 서울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토대장정은 그해 9월 부산에서 광주(500㎞)로 이어졌다. 또 지난해 9월 광주에서 서울(500㎞)로, 11월 부산에서 강원도를 거쳐 서울까지(800㎞) 계속됐다. 균도씨에게는 세상을 보여주고, 세상 사람들에게는 균도씨를 보여주고자 하는 뜻으로 ‘균도와 함께 세상걷기’라는 이름도 붙였다. 이들은 다시 지난달 27일부터 걷기 시작해 지난 10일 제주도 일주를 마쳤다. 3년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전국 곳곳을 돌아보며 이들이 걸어온 거리는 무려 3000㎞다.

이씨는 국토대장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지난해 봄 충북 청주에서 만난 한 어머니를 떠올렸다. 그는 “방송을 보고 길에서 균도가 오기를 이틀이나 기다렸다며 손을 부여잡고 울었던 분”이라면서 “알고보니 그 자리에서 발달장애인이었던 아들이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하더라. 그 얘기를 듣는데 가슴이 먹먹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때 이들 부자는 자신들의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었다. 한 만화가가 재능기부한 이 그림 속 부자의 모습은 현실을 그대로 담고 있다. 천진무구하게 뛰어다니는 균도씨와 달리 뒤를 쫓는 아버지의 모습은 힘에 부쳐 보인다.


균도씨는 기자회견 내내 아버지의 팔꿈치를 만지고 뽀뽀를 청했다. 그러다가도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이씨는 “균도의 과잉행동으로 식당에서 밥을 먹다 쫓겨나는 일이 다반사”라면서 “국토대장정을 하며 발달장애인의 문제를 알리고 가족의 고충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버는 대신 걷기를 선택했던 것은 내가 돈을 벌어 균도의 미래를 책임지는 것보다 제도를 바꾸는 것이 균도가 살기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발달장애인은 신체적 장애인과 다르게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데도 가족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발달장애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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