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IT 노동자 19% “근로시간 평균인의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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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3.06.07 12: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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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주당 70시간 일해… 심신 혹사 불구 수당 제대로 못 받아

 

2006년부터 2년 반 동안 ㄱ사의 정보시스템 개발자로 일한 양모씨는 연간 4000시간 넘게 노동을 했다. 주 단위로 환산하면 77시간을 웃돈다. 지난해 한국 노동자 연평균 근로시간(2092시간)의 두 배에 달한다.
양씨는 오전 6시에 일어나 출근한 뒤 새벽 2~3시까지 야근을 마치고 하루 서너 시간밖에 자지 못하는 생활이 반복됐다. 프로젝트 마감일이 다가오면 회사에서 철야를 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양씨는 “주당 100시간 근무가 농담이 아니다”라며 “프로젝트 작업 기간이 짧을수록 야근과 철야근무가 심하다”고 말했다. 회사를 그만둔 직후 그는 심한 기침과 감기 증상에 시달려 병원을 찾았다가 폐렴 진단을 받았다. 폐렴은 결핵성 폐농양으로 번졌고 결국 폐의 절반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양씨는 “당시 의사가 몸의 면역력이 무너져 항생제가 듣지 않는다고 했다”며 “과로하기 전에는 어떤 병력도 없고 건강했는데 2년 반 동안 살인적 과로에 시달린 후 병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초과근로수당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양씨는 “회사는 실제 일한 시간과 상관없이 매주 8~12시간의 야근시간을 할당해 그만큼만 총량으로 인정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현재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 야근수당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내 1심에서 일부 승소했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ㄴ사의 사내하청 업체에서 3개월간 파견직으로 일한 이모씨는 “주말에도 쉬지 못한 채 출근하고 막차 타고 집에 가거나 새벽까지 일하고 퇴근하는 일도 잦았다”며 “손발이 저리면서 제멋대로 움직이는 ‘손발놀람’ 증상이 시작되고, 잦은 설사와 변비에 시달린 끝에 3개월 만에 체중이 14㎏ 줄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원청의 사업팀장에게 하루 12시간만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개발자는 24시간 코딩기계가 돼야 한다’는 답변만 했다”며 “사람기름을 쥐어짜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정보기술(IT) 업계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6일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과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IT노동자 증언대회’를 열고 IT 산업 노동자 1000여명을 상대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IT 산업 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7.3시간으로 집계됐다. 주당 70시간 이상 일한다는 응답도 19.4%에 달했고 100시간 이상 일한다는 사람도 4.8%나 됐다. 그러나 회사에서 초과근로시간을 집계한다는 사람은 10.8%에 불과했다. 아예 집계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5.5%,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일정시간을 처리한다는 응답이 13.7%였다. 초과근로수당을 일한 시간만큼 제대로 지급한다는 비율도 10.3%에 불과했으며, 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6.4%에 달했다. 이재왕 소프트웨어개발환경개선위원회 대표는 “IT 업계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무리한 가격경쟁을 불러오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초과근무를 강요한다”며 “중소협력업체들은 더 낮은 가격을 요구받아 다단계로 내려갈수록 업무강도는 더 세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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