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목숨 건 레슬링, 야구·스쿼시 따돌리고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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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뉴시스 [http://www.newsis.com]
  • 13.05.30 17: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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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위기의 벼랑 끝에 몰렸던 레슬링이 기사회생했다. 한숨을 돌리기는 했지만 야구-소프트볼, 스쿼시와의 최종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새로운 숙제도 안았다.

레슬링은 30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집행위원회에서 야구-소프트볼, 스쿼시와 함께 2020년 하계올림픽에 포함될 최종 3개 후보로 선정됐다. 가라데, 롤러스포츠, 스포츠클라이밍, 웨이크보드, 우슈 등 5개 종목을 따돌렸다.

큰 산을 넘기는 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2020년 하계올림픽에 합류할 마지막 1개 종목은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고난의 3개월이 예상된다.

레슬링으로서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다. 레슬링은 지난 2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에서 25개의 올림픽 핵심종목(Core Sports)에서 제외됐다.

고대 올림픽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가장 유서 깊은 종목인 레슬링은 올림픽 신규 진입을 노리는 7개의 신생종목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등 자존심을 크게 상했다.

하지만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되는 것보다 더 큰 상처는 없었다. 레슬링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구겨진 자존심은 잠시 내려놓고 강도 높은 개혁을 시도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그 과정에서 지난 11년 간 국제레슬링연맹(FILA)을 이끌어 온 수장을 갈아치웠다. 개혁의 신호탄이었다. 라파엘 마르티네티 회장이 물러나고 네나드 라로비치 회장의 새로운 체제로 탈바꿈했다.

임시 회장직에 오른 라로비치는 곧바로 개혁의 칼을 꺼내들었다. 복잡한 룰을 단순화하고 공격성을 높여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 여성 부회장 자리 신설, 여자자유형 체급 증대 등 남성중심의 스포츠라는 이미지 탈피도 시도했다.

복잡했던 세트제를 폐지하고 직관적인 총점제를 부활시켰다. 총점과 상관없이 2분 3회전으로 먼저 2세트를 따내면 승리하는 방식에서 3분 2회전 안에 가장 많은 득점을 한 선수가 승리하는 방식으로 룰을 바꿨다.

공격적인 경기를 유도하기 위해 패시브 규정도 바꿨다. 점수 관리를 위해 소극적인 경기운영을 펼치던 선수가 불리하도록 만들었다. 그동안 묵살해온 변화 요구에 기민하게 반응했다.

이 같은 개혁 시도는 여러 반발로 당황한 IOC 집행위원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데 있어 명분을 제시했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레슬링은 놀라울 정도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칭찬하며 최근 공개적으로 레슬링의 잔류에 힘을 실어줬다.

퇴출될 위기 앞에 적과 아군의 구분도 무의미했다. 정치적으로 앙숙인 미국과 러시아, 이란이 손을 맞잡으며 강한 연대감을 과시했다.

레슬링 강국인 이들 3개국은 껄끄러운 관계를 뒤로 하고 힘을 합쳤다. 국제 스포츠계에서 한 목소리를 내며 IOC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메달리스트들이 자신의 메달을 반납하거나 국제대회에서의 항의성 퍼포먼스도 줄을 잇는 등 레슬링의 퇴출 반대를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야구·소프트볼 역시 생존 전략으로 변화를 택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올림픽 종목 재진입을 노려온 야구는 지난 4월 소프트볼과 손잡고 두 단체를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라는 한 개 단체로 통합했다. 올림픽에 남은 유일한 남자 스포츠라는 약점을 여성 위주의 소프트볼로 감췄다.

야구가 여전히 북중미 중심으로 인기가 편중돼 있다는 지적도 지난 2월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네덜란드의 돌풍으로 어느 정도 씻어냈다.

그러나 올림픽 야구 흥행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리그 흥행을 우선시하는 등 국제야구연맹과의 불협화음을 내고 있어 변화의 움직임이 무색해졌다.

메이저리그를 주무르는 버드 셀릭 MLB 커미셔너는 올림픽 기간인 8월에 리그를 중단할 수 없다며 선수 차출의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힌 상태다.

새롭게 출범한 WBSC가 묘안을 제시해 메이저리그의 협조를 이끌어내지 않는 이상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스쿼시는 유럽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14명의 IOC 집행위원 중 유럽 출신이 9명을 차지하고 있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스쿼시가 최근 비유럽 국가들에서도 조금씩 좋은 성적을 내면서 유럽의 전유물이라는 평가를 상당 부분 희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두 차례나 올림픽 정식 종목 선정 과정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계속된 변화와 노력을 바탕으로 올림픽 진입을 희망하고 있다.

다만 종목 특성상 관중석 규모가 작다는 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관건으로 남아 있다.

   


사진  국제레슬링연맹(FILA) 회원들이 30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서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에 포함될 3개 후보 종목 중 하나로 선정된 뒤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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