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교육] “일반고 공교육 황폐화시키는 자사고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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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3.05.14 13: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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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국회 의원회관서 토론회

 

공교육의 축인 일반고가 흔들리면서 이명박 정부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정책이 다시 시험대에 서고 있다. 일반고의 위기를 키우는 ‘특례제도’로 지목되고, 자사고 운영의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주최하고 교육시민단체들이 주관한 ‘고교서열 심화, 일반고 황폐화시키는 자사고 어떻게 폐지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최근 몇 년간 자사고가 우수한 학생들을 쓸어간 후 일반고의 위기상황이 심각해졌다”며 “자사고의 1차 지정취소 결정 연도가 내년으로 다가온 만큼 교육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는 고교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사고 효과는 착시”, 위법 논란도
발제자로 나선 백병부 숭실대 교수는 자사고와 일반고의 학력격차 원인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사고가 우수한 학생들을 쓸어가는 선발효과가 있고, 가정의 사회경제적 배경 차이와 학생들이 모여 있을 경우 나타나는 맥락효과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자사고와 일반고 입학생들의 중학교 내신성적 차이, 부모의 소득수준이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현재 구조에서는 갈수록 일반고의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해법으로 일반고가 열심히 하면 된다는 행위자 중심 방식과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두 가지 얘기가 나온다”며 “학교 간 격차 문제는 아무리 노력해도 풀릴 문제가 아닌 만큼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고 중에서 일부 성공사례도 있겠지만 이는 성공하지 못하는 대다수 일반고를 낙인찍는 역할만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명연 상지대 법학부 교수는 “자사고는 위헌, 위법의 문제가 있다”고 발제했다. 그는 “자사고의 설립근거인 초중등교육법 61조는 ‘교육제도의 개선과 발전을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여러 법 규정을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아니하는 학교 또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며 “이것은 시범학교 등을 운영하기 위한 한시적 특례제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헌법 31조1항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하는데, 자사고가 이 조항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지도 살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는 “자사고 얘기가 처음 나올 때 이미 예고했던 고교 서열화 고착, 교육기회 불평등 확대, 입시 위주 교육 강화, 공교육 근간 훼손 등의 경고들이 실제 교육현장에서 폭발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자사고 폐지, 또는 대폭 축소를”

토론자들은 대체로 수많은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는 자사고는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고교 1인당 사교육비가 늘어나지 않는 데 반해 중학교 1인당 사교육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미 외고 입시로 불붙은 고입 경쟁이 자사고로 인해 더 확대되고 일반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자사고 교사는 “자사고라고 환경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미달된 학교들은 납입금이 들어오지 않다 보니, 각종 예산을 깎고 교사 월급 지급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학부모들은 비싼 돈을 낸 만큼 좋은 교육서비스를 기대하지만 학교재단도 부실하고, 교사들도 한층 힘들어진 상태에서 더 나은 교육효과가 나오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고 문제에는 학부모들과 지방자치단체의 욕망까지 깔려 있다”며 “자사고가 폐지되더라도 이 욕망이 다른 곳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좀 더 근본적이고 면밀한 연구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병부 교수는 “대부분의 시·도교육청에서 충원율을 (자사고) 재지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자사고가 일반고에 끼친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대부분의 자사고가 재지정돼 운영되고, 자사고와 일반고 사이에 입시에서의 우열이 보다 분명해진다면 일반고가 처한 위기는 극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백 교수는 “최소한 자사고에 성적과 가정배경이 우월한 학생들이 집중되지 못하도록 전형방식을 개선하고, 재단전입금 비율 대폭 상향, 자사고의 입시과목 상한제 등을 도입해야 일반고에 미치는 자사고의 악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자사고가 생기면서 우수 학생을 뺏겨 일반고가 위기상황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자사고가 없어진다고 해서 일반고의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고 보진 않는다”며 “일단은 교육부의 대책을 지켜보고, 일반고에 대한 건설적인 대안부터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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