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태크/금융] 한국 경제 과거 ‘초엔저’ 때도 꿋꿋…‘엔저 공포’ 과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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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3.05.13 11: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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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2006·2007년 수출증가율, 악조건 속 전년보다 상승
ㆍ해외 생산시설 갖춰 미미… 내수·서비스 산업 육성을

 

“ ‘엔저’ 전 세계 비상. 이날 엔화는 미 달러화에 대해 달러당 122.09엔까지 가치가 떨어지면서 4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0.9원 떨어진 100엔당 769원을 기록, 1997년 10월 이후 9년4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2007년 2월)

“엔저까지 겹치면서 미국 등지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HDTV나 현대차의 액센트 등 주력 수출품목들은 이미 일본 경쟁사보다 값이 비싸지는 가격역전 현상마저 일어났고 다른 상품들도 일본 제품과의 가격차가 크게 좁혀져 수출기업의 주름살이 늘어났다. 내년에도 환율 하락의 추세가 바뀌지 않을 전망이어서 업체들의 한숨소리는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2006년 12월)

연 평균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17.7엔으로 초엔저 시기였던 2007년 당시 산업계와 정부의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한 신문기사이다. 지난해 9월 아베 정권의 등장 이후 가속화하고 있는 엔저와 관련해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100엔 시대’를 걱정했던 최근 모습과 흡사하다.

엔·달러 환율 100엔 돌파는 한국 경제의 큰 난관이다.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에서 엔저 가속화는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12일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최근 10년 새 엔저가 가장 극심했던 2007년 수출액은 3715억달러로 전년보다 14.1% 증가했다. 2006년에도 악조건이었지만 수출증가율은 더 높았다. 연평균 엔·달러 환율이 116.3엔으로 전년보다 5.2% 절하됐어도 수출은 3255억달러로 전년보다 14.4% 오른 것이다.

한국 경제는 지금보다 더 심한 엔저도 끄떡없이 견디고 성장세를 이어온 저력이 있다. 더구나 당시에는 원·달러 환율도 떨어지면서 이중고를 겪었다. 엔화가치가 하락해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가 올라가면서 한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마저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로 과도하게 올랐던 일본의 엔화가치가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면서 “지금은 원·달러 환율이 2006~2007년 초엔저 시대와는 달리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가격경쟁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해외 생산 거점 확보도 엔저를 이겨내는 원동력이다. 현대차는 2002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생산 거점을 설립한 뒤 2005년에는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 앨라배마에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이후 2008년 체코 공장과 2010년 러시아 공장, 지난해 브라질 공장을 차례로 준공시켰다.

현대·기아차는 해외 생산이 국내 생산량을 추월한 지 오래다. 올해 1분기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117만1804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9.2% 늘었다. 삼성전자도 2009년 베트남에 휴대전화 공장을 건설한 뒤 올해 3월 제2공장 건설에 착공했다.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일 뿐 아니라 환율변동의 위험성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끔 한다. 현지에서 생산해 직접 판매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2007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8.1% 급증했다.

기업들이 환율 변수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그동안 엔고 시기에 축적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업의 체질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엔저가 한국 경제의 생사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아닌 만큼 기술경쟁력 확보 등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08년 이후 지속된 엔고 시대에 해외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신기술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위기를 극복한 도요타 자동차가 대표적인 사례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은 “환율로 얻은 수출기업의 이익은 결국 원자재 수입비용이나 운전자의 기름값 등 상승분이 수출기업으로 이전된 것”이라면서 “그동안 엔고에 기대어 상대적으로 떨어진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때”라고 말했다.

대외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경제구조의 개선도 필요하다. 수출 위주의 경제성장 모델은 환율뿐 아니라 세계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서비스산업 발전과 내수 증대 등이 대표적인 대안이다.

미국의 경제석학이자 일본 전문가인 휴 패트릭 컬럼비아대 교수는 최근 “한국이 수출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내수가 좋아져야 한국이 살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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