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교육] 철학을 배우는 중학생들 “나를 생각하는 시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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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3.04.22 15: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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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나와 스스로 생각하는 나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토론하겠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1시40분 대안학교인 경기 성남시 이우중학교 1학년 반짝반 철학수업시간. 교사 신아연씨(31)는 학생들에게 이 같은 주제를 던졌다. 이 학교에서는 현대사회의 인간성 상실과 공동체붕괴 현상을 인문학을 통해 극복하기 위해 경기교육청이 올해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중학생 철학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저는 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어른들을 뵐 때는 나도 모르게 착한 척을 합니다.”


“남들은 저보고 털털하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제가 좀 뒤끝이 있습니다.”

“집이나 혼자 있을 때는 스스럼없이 행동하는데, 친구들을 만날 때는 관계맺기가 어려워 가식적이 됩니다.”

5개 모둠으로 나눈 20명의 학생들은 스스럼없이 자신의 생각을 발표했다. 백석찬군(14)은 “초등학교 때는 몰랐던 과목이라 처음에는 흥미가 없었는데, 수업이 진행될수록 자신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 친구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재미있다”며 만족해했다. 김혜원양(14)도 “철학이라고 해서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인간의 도리를 배우고 나와 가족, 친구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 교사는 “아이들이 일상생활과 관련된 주제에 흥미를 느끼고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정체성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며 “철학을 통해 실천하는 삶, 의미 있는 삶을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학년은 일주일에 1시간이지만 2학년은 철학수업을 정규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편찬한 ‘더불어 나누는 철학’이란 교재로 주 4시간 수업하고, 시험도 치른다. 교과서는 ‘학교는 왜 다녀야 하나요’ ‘왕따는 왜 안되나요’ ‘어른처럼 사랑하면 안되나요’ ‘가족은 꼭 화목해야 하나요’ ‘왜 사람 차별하느냐고요’ ‘내 꿈은 무엇일까요’ 등 13가지 주제로 구성돼 있다.

교과서 대표 집필자이기도 한 이 학교 이수광 교장은 “정체성 혼란을 겪는 중학생 아이들은 고민하고 괴로운데 가정과 학교, 교사들은 외면을 하고 있다”며 “아이들한테는 삶의 절실한 문제인데 상의하고 해결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그래서 자신과 타인, 공동체에 대해 생각하고 자아정체성을 찾도록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학교폭력 때문에 모두가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해결 노력은 없이 학생부 기재, 징계위원회 회부 등 처벌 방안만 생각하고 있다. 학생들한테 다른 학생을 때리면 왜 안되는지, 학교폭력이 왜 나쁜지에 대해 고민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철학을 가르쳐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내 전체 584개 중학교 가운데 현재 11개 중학교에서 철학과목을 선택과목으로 개설해놓고 있다. 252개 학교는 창의적 체험활동시간에 철학을 배우고, 나머지 중학교는 국어·사회 등 다른 과목과 연계해 철학을 수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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