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자격 안되는 내국인도 받고보자’ 돈에 눈먼 외국인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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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3.03.28 14:59:25
  • 조회: 11706

 

ㆍ전교생 170여명 중 입학조건 갖춘 학생은 40명 뿐
ㆍ연 3000만원대 등록금은 동일… 교육청 “조사 예정”

 

입학 자격이 없는 학생들을 불법 입학시켜 연간 3000여만원의 등록금을 받고 운영해온 외국인학교가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서울 용산구 ㄱ외국인학교에 자녀를 보냈던 학부모 ㄴ씨는 27일 오후 경향신문과 만나 “학교에서 외국 체류기간은 상관없다고 홍보해 1년 반 남짓 미국에서 체류한 자녀들을 입학시켰다”며 “전교생 170여명 중 입학조건을 갖춘 아이는 40여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현행 ‘외국인학교 및 외국인유치원의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을 보면 외국인학교에 입학하려면 부모 중 1인 이상이 외국인이거나 학생의 해외 체류기간이 3년 이상이어야 한다. 또 내국인은 정원의 30%까지 입학이 가능하고, 교육감이 정하는 경우 정원의 50%까지 가능토록 했다.

ㄴ씨는 “지난해 6월 처음 ㄱ외국인학교에 입학을 문의했다”며 “당시 학교에서는 체류기간 등을 묻지 않고 바로 ‘입학 면접시험을 보러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시험을 본 뒤 합격 통보를 받은 ㄴ씨는 지난해 8월 세 자녀를 ㄱ외국인학교에 입학시켰다.

당시 이 학교 명의의 공식 입학허가서(Acceptance letter)를 받았고, 학교에서 준 등록금 고지서에 따라 6500만원가량을 냈다. 입학금 30만원, 입학시험료 40만원, 수업료 1700만원 등이었다. 학교는 학생 1인당 학교발전기금 500만원씩을 요구해 총 1500만원의 학교발전기금도 지불했다.

그러나 지난 1월 말 ㄴ씨는 다른 학부모로부터 “내국인 학생들은 외국 체류 경력이 없어서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ㄴ씨는 학교에서 이 사실을 확인하고 자녀들을 일반학교로 전학시켰다. 이미 낸 돈을 환불받지도 못한 상태였다.

ㄴ씨는 ㄱ외국인학교의 전교생 170여명 중 입학조건에 부합하는 학생은 40여명뿐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130여명은 외국 체류기간이 3년 미만이지만 이 학교에 입학했다. 체류자격에 부합하는 학생 수는 1학년 16명 중 3명, 8학년은 28명 중 5명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내국인 학생들과 체류자격에 맞는 학생들은 모두 한 교실에서 같은 교복을 입고 수업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에 등록된 ㄱ외국인학교의 재학생 수는 86명이다. 이 중 외국인은 37명, 내국인은 49명이다. 전교생 170여명 중에 80여명은 같은 수업을 받고 있지만, 교육청에서 학력을 인정받는 등록 학생이 아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내국인 학생들을 불법 입학시키는 것이 드러나자 체류자격에 부합하는 10여명의 학생이 전학을 가기도 했다. 이때 자녀를 전학 보낸 한 학부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다른 학부모들에게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고 불법을 저지르는 것에 실망해서 전학을 보냈다”며 “이 학교에 아이가 5년이나 다녔기 때문에 되도록 계속 보내려고 했지만 학교의 거짓말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ㄴ씨는 “학교 관계자들이 ‘내국인이 운좋게 입학하게 됐으니 감사하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며 “집까지 포기하고 아이들 교육을 위해 보냈는데 학교는 우리를 속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술 교사가 학년마다 똑같은 내용으로 수업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며 “교사들도 내국인 학생들이 왜 갑자기 늘어났는지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명수 서울시교육청 학교지원과장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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