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잊혀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국민들이 제대로 알아나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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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3.03.26 14: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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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천안함 사건 3주년 아직도 그들을 기다리는 유족들

 

김종중씨(55)는 지난 3년간 아들 사진을 풀어보지 못하고 있다. 아들인 김선호 병장의 사진을 보자기에 싸서 고이 간직하고만 있다. 그는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가 무슨 낯으로 자식 얼굴을 보겠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는 아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그는 “면회 가서 사줬던 치킨을 그렇게 맛있게 먹더라고요. 근데 지금 그것도 못 먹이니까”라며 울먹였다. 그는 “사건 전날 아들이 ‘샴푸를 보내달라’고 전화했는데 못 보냈다”며 자신을 책망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박동석씨(54) 부부는 3년 동안 받지도 않는 전화를 수도 없이 걸었다. 수신인은 유명을 달리한 아들 박보람 중사다. 실종됐다가 나중에 시신을 발견한 탓에 아들의 휴대전화는 찾지 못했다. 박씨는 “전화해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죠.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라고 말했다. 아들을 먼저 하늘로 보낸 이후 박씨 내외는 사람 만나는 일을 꺼린다. 위로로 건네는 말도 상처를 덧낼 때가 많기 때문이다. 박씨는 “ ‘3년이나 지났으니 이제 그만 잊어버리라’고 누군가는 쉽게 말하지만,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우리 마음을 모른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천안함 사건이 잊혀지는 것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부모가 어떻게 자식을 잊을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세상 사람들에게 2010년 3월26일 발생한 천안함 사건은 점점 잊혀지고 있다. 하지만 유명을 달리한 용사 46명의 가족들에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보자기로 싼 사진 고이 간직… 못찾은 휴대폰에 전화 걸기도
“천안함 사건 왜곡하는 말엔 속이 상해 혈압약 먹고 참아”

 

박정훈 병장의 아버지 박대석씨(53)는 “새삼스럽게 아들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다”면서도 이내 “아이만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아들을 먼저 보낸 뒤 넋을 놓고 살았다는 그는 세탁기에 넣어야 할 양말을 변기에 넣는가 하면, 일하던 인쇄소에서 실수를 저질러 몇 천 장의 종이를 날려버리기도 했다. 그는 “ ‘누구든 내 나이 먹으면 그런 실수를 할 수 있겠지’라며 스스로를 다독인다”고 애써 차분하게 말했다.

그는 ‘참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힘들지만 어쩌겠느냐. 참는 수밖에… 자꾸 참으니까 혈압만 올라간다”면서 “그러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거나 북한을 두둔하는 정치인들이 뉴스에 나오면 더 속상해져 혈압약을 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 국민들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 것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잊혀질 때 잊혀지더라도 천안함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만수씨(55)는 아들 장진선 중사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 3년 동안 아들을 본 것은 꿈속에서뿐이다. 그는 “정복을 입은 아들이 꿈에 나타나 큰절을 하고 돌아갔다. 아직도 아들이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만 같다”면서 “시신도 찾지 못했는데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현찬씨(66)는 지금도 자신을 책망하고 있다. 넉넉하지 못한 살림 탓에 아들 고 강준 상사를 천안함에 태워보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아들이 대학을 포기하고 군대에 갔다”면서 “진해에서 근무하다가 ‘배를 타야 빨리 승진할 수 있다’며 천안함 승선을 자원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정치하는 사람들이나 국방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앞으로 우리 아들과 같은 일을 겪는 이들이 없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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