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의학] 화 잘내는 부모, 혹시 자녀처럼 주의력결핍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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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3.03.22 10: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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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유전 확률 높아…진단·치료 미흡 어릴적 질환이 어른까지 가

 

직장인 김모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공부에 집중을 못하고, 충동을 참지 못하며, 눈을 자주 깜빡이는 등 과잉행동을 보인다는 교사의 지적을 듣고 얼마 전 병원에 데려갔다. 교사가 ADHD(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를 의심하며 빨리 진료를 받을 것을 권했기 때문이다. 김씨의 아들은 대여섯 살 때부터 산만하고 과한 행동을 보였다. 김씨는 아들이 주변을 어지럽히고 말썽을 부리거나 집중을 제대로 못하면 화가 나서 야단을 치고, 그 문제로 부부싸움도 자주 했다.

의사는 김씨의 아들에 대한 진료와 신체 및 심리검사를 통해 ADHD로 진단을 내렸다. 아들만이 아니라 김씨도 상담과 체크리스트 설문지 검사, 심리검사 등을 한 결과 ADHD 증상이 발견돼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아동기에 흔한 정신장애 중 하나인 ADHD는 부모에서 유전될 확률이 40~60%로, 거의가 유전에 의한 것이어서 자녀가 환자라면 부모도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출생환경, 양육방식, 성장 과정의 스트레스 등이 증상의 발현과 악화에 관여한다. 상당수가 성인기까지 이행되지만 아이든 어른이든 제대로 진단되지 않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동원 교수는 “서울과 부산에서 부모 설문지를 이용해 조사한 최근의 역학조사 결과 소아의 ADHD 유병률이 7.6%로 나왔다”면서 “소아 ADHD의 3분의 2 정도가 성인기까지 이어진다는 연구를 감안할 때 국내 성인 ADHD 유병률은 5% 정도”라고 추정했다.

보통 국내 학령기 아동에서 ADHD 유병률은 3~5% 정도이며 남아가 여자보다 3~4배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밀 진단을 해보면 이보다 더 높게 나오고 최근에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정신과 학계의 분석이다. 소아 환자의 60% 이상이 성인기까지 가는 이유는 새로 발병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진단(10% 미만 추정)과 치료가 미흡해 질환을 그대로 갖고 어른이 되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성인 ADHD는 상당수의 경우에서 아동기 ADHD의 증세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뇌의 특정부위(전전두엽)의 불균형으로 인해 생기는 ADHD는 아동기의 과잉행동, 충동성, 학습 등에서의 산만함이 나이가 들면서 (주위의 간섭, 비난, 좌절, 억압 등으로 인해) 불안, 예민함, 심한 감정기복, 조급증, 성마른 화나 분노, 실행기능 장애, 문제행동 등으로 변형된다.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 미루거나 꾸물거리고, 책읽기 등 집중을 요하는 일을 자꾸 피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시간 관리를 제대로 못해 준비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다가 정작 회의에 늦는 일도 생긴다.

아동기에 이리저리 뛰며 돌아다니고 말이 많고 기어오르던 과잉행동 모습이 성인기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말은 여전히 많지만 한자리에 앉아서도 계속 몸을 움직이거나(다리를 떠는 행동 등), 일중독처럼 계속 일거리를 만들어 바쁘게 지내고, 집에서도 이것저것 일을 만들어 가족들을 피곤하게 만든다. 과잉행동형, 신경과민형, 지나친 내성적 성격형, 무기력 우울형, 감정 충동형, 강박집착형, 사회불안형 등 유형도 다양하다.

대인관계에서 지나치게 친밀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관계를 끊거나, 잘 다니던 직장에 갑자기 사표를 내는 일까지 생긴다. 이러한 증세들 때문에 경계성 인격장애나 조울증 등으로 오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환자들에서 우울증, 알코올·약물·게임·도박 중독의 위험성이 2~3배 높고 반사회성 인격장애 등의 증세들이 흔히 합병증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만 갖고는 진단이 쉽지 않다. 이런 상태는 개인적인 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정이나 직장, 사회생활, 그리고 범죄 등 사회국가적인 병리현상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성인이든 소아든 질환을 극복하는 데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것이 약물치료다. 이와 함께 생활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만 18세가 지나서 ADHD 진단을 받은 경우, 보험 적용이 안돼 증상을 방치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과 조아랑 교수는 “소아 ADHD는 주의산만, 과잉행동, 충동성이 주요 증상”이라며 “대개 만 8세 이전에 산만함이나 과한 활동성, 주의집중력의 어려움을 보이기 때문에 부모나 유치원·초등학교 선생님 등의 정보 제공이 진단에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라도 심리적 지지와, 질병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ADHD 환자의 정서안정과 행동교정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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