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황혼이혼 노인들, 자살·범죄 ‘극단’ 내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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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3.02.18 17: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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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경제적 위기·절망감 등 원인… 지속 증가에도 지원책 부족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염곡동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ㄱ씨(81)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방에 살고 있는 아들에게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전화했다. 아들이 곧바로 신고했으나,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ㄱ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ㄱ씨가 남긴 유서에는 가족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쓴 뒤 ‘미안하다. 잘살기 바란다’고 적혀 있었다. 10여년 전 뇌졸중을 앓은 그는 경제적인 능력이 없었다. 그가 살고 있는 곳은 서울의 대표적인 빈민가다. 가족의 수입은 개인택시 기사인 아내(69)가 벌어오는 돈이 전부였다. ㄱ씨는 아내와 이혼 소송 중이었다.

지난해 9월에는 경기 이천시에서 ㄴ씨(75)가 이혼한 아내를 살해 한 뒤 자살을 시도했다. 이혼 소송을 통해 2011년 이혼한 그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이혼당할 이유가 없는데 이혼을 당해 억울하다”고 진술했다. 이혼한 후 따로 생활해왔던 ㄴ씨는 농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구급대에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황혼이혼이 크게 늘면서 이혼으로 인한 자살, 범죄 등의 극단적 선택을 하는 노인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황혼이혼 하는 노인들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치료와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2’를 보면 2011년 전체 이혼 가구 중 결혼한 지 20년 이상 된 부부의 비율은 24.8%에 달했다. 이혼 부부 4명 중 1명이 황혼이혼인 셈이다. 1990년에는 결혼한 지 20년 이상된 부부의 이혼 비율은 전체의 5.3%에 불과했다. 20여년 만에 황혼이혼 비율이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39.5%에 달했던 결혼생활 4년 이하 부부의 이혼 비중은 26.9%로, 5~9년 부부의 이혼 비중도 1990년 29.1%에서 19%로 낮아졌다.

결혼 10년 차 미만 부부의 이혼 비중이 줄고, 20년 이상의 황혼이혼 비중이 커지는 것은 배우자의 만족도와 연관돼 있다. 29세 이하의 여성 배우자 만족도는 5점 만점에서 4.03점을 나타냈지만, 55~59세에 3.50점으로 떨어졌다가 60대 이후 3.53점을 나타냈다. 남성의 배우자 만족도 역시 29세 이하에서 4.27점을 기록한 뒤 60대 이후 3.76점을 나타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황혼이혼에 직면한 노인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은 물론 이혼을 통해 지금까지 살아왔던 자기 인생 전체를 부정당한 듯한 절망감에 빠진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자녀를 출가시킨 부부들은 이혼 등의 문제를 외부에 알리는 것을 꺼려 하는 경향이 있어 이혼으로 인한 부담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상담과 경제적 지원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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