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교육] 판박이 졸업식은 가라~ ‘우리들의 축제’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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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3.02.05 13: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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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공연·교복 물려주기·세족식 등 의미있는 시도 확산

 

‘낮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5반, 종례시간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5반….’

지난주 개학한 경기 고양시 일산중학교에서는 학급마다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다. 6일 졸업식을 앞두고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반가 공연을 연습하는 소리다. 노래·안무 아이디어가 미리 노출될까봐 교실 창문을 신문지로 막아놓고 연습하는 아이들의 표정도 한없이 들떠 있다.

일산중의 졸업식은 특별하다. 오전에 시작하는 졸업식은 주간·야간 행사로 진행돼 오후 9시가 넘어야 끝날 예정이다. 학생 모두가 참여하는 졸업식 후에 오후 5시부터 시작되는 야간행사에서는 졸업생 중 희망자들과 교사 전원이 석별의 정을 나누는 나눔마당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야간행사에는 졸업생의 3분의 1 정도가 참여했다.


재학생·졸업생 합동공연
교사들 교복 코스프레도

전교생 장래소망과 덕담
열기구에 담아 띄우기도

 

일반적인 졸업식에 으레 등장하는 시상식도 없다. 졸업식 하루 전 학급별로 상장을 나눠주고 학부모들에게는 안내장에 누가 수상했다고 안내만 했다. 오전엔 반가 공연과 교사들의 공연, 3년간의 동영상을 상영하고 사랑의 편지를 낭송한다. 오후에는 교복 물려주기 행사와 세족식, 행운권 추첨 등이 진행된다. 어느 하나 형식적인 순서는 찾아볼 수 없다. 행사 모두를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기 때문이다.

나눔마당은 운동장에서 교사들이 고기를 구워 졸업생들을 대접하는 바비큐파티로 시작한다. 저녁식사 후엔 지하 다목적실에서 미리 빌려 놓은 노래방 기기로 흥겨운 뒤풀이를 진행하고 어두워지면 운동장에서 캠프파이어가 이어진다. 각자 소원을 써서 날리는 풍등 날리기 행사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행사 주무부장으로 야근을 밥먹듯 하고 있다는 안은자 교무부장은 “많은 행사들을 계획하다 보니 준비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졸업 후에도 학교에 찾아와 ‘졸업식이 너무 좋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졸업식 진행을 맡은 3학년 길혜선양은 “우리학교 졸업식은 즐거운 축제로 유명하다. 다들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졸업식이 달라지고 있다. 판에 박힌 졸업식에서 벗어나 학생과 교사 모두 의미있는 졸업식을 만들어가려는 시도가 늘며,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 되고 있다.

7일 졸업식을 하는 안산 부곡중학교는 학생들이 각자 자신들을 가르쳤던 선생님들의 캐리커처를 그려 전달했다. 뜻밖의 선물을 받아 든 교사들은 한바탕 폭소를 터뜨렸다. 학급별 UCC동영상 상영, 장기자랑, 풍물공연, 치어리더 공연 등 흥겨운 졸업식을 준비하고 있다.

남양주 덕소중학교는 해마다 의미있는 졸업식을 만들어 온 학교로 유명하다. 학교 전체보다 개별 학급이 중심이 된 ‘사제동행 학급 미니 졸업식’을 표방한다. 학급별로 ‘저 졸업해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친구야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등을 진행하며 지난해를 되돌아본다. 재학생들의 공연과 졸업생들의 자축공연이 펼쳐지고, 교사들은 노래·댄스·교복 코스프레 등 학교를 떠나는 제자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안산 해양중학교는 졸업식에서 모든 교사와 졸업생이 덕담을 나누며 포옹(프리허그)을 한다. 전교생이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수원 선행초등학교는 졸업식에서 전교생의 꿈과 소망을 담은 열기구를 띄운다. 각자 장래희망이나 서로에게 남기는 덕담을 적고 이를 이어 붙여 대규모 열기구를 만들고 있다.

화성 동화초등학교는 졸업생들이 서로 특기나 장점을 상장에 적어 전달할 예정이다. 졸업생들이 자신이 희망하는 장래 직업을 적은 ‘간판’을 만들어 졸업식 당일에 공개하고, 20년 후의 자신에게 쓰는 편지 등을 담은 희망타임캡슐도 제작한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제는 소외되는 학생 없이 졸업식을 서로에게 감사하고 격려하며 미래를 꿈꾸는 축제의 장으로 만드는 곳이 늘고 있다”면서 “해마다 이런 시도가 확산되면서 새로운 졸업식 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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