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근로계약서도 휴식도 보험도 없는 ‘비참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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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3.01.17 14:34:13
  • 조회: 12011

ㆍ편의점·식당·주유소 종사자 ‘2013 한국의 레미제라블’

 

지난해 12월 30대 가정주부 ㄱ씨는 박원순 서울시장 앞으로 편지 한 통을 보냈다. 그는 “2년 넘게 대기업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시급은 최저임금(4580원)에도 못 미치는 4200원에 불과하며 차비나 식대, 퇴직금 어떤 것도 없다”면서 “기본적인 권리마저 없이 일하는 상황이 비참하다”고 적었다.

서울 관악구의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ㄴ씨(19)는 시급이 4300원이다. 그는 매주 월·화요일 오전 8시부터 하루 10시간 동안 일하지만 8시간을 초과하면 1.5배인 초과근무수당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또 8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1시간은 쉬어야 하지만 한 번도 휴식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점심·저녁은 매장 한쪽에 있는 창고에서 5분 만에 삼각김밥과 컵라면으로 해결해왔다.

서울시내에 있는 편의점·식당·주유소 등 1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의 36%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33.2%는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대보험 중 1개도 가입하지 않은 사업장도 62.8%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취약근로자가 많은 9개 업종 1789곳에 대한 취약계층 근로실태 현장조사를 지난해 실시해 16일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은 업체는 노동부에 근로감독을 의뢰하기로 했다. 또 사업체 인허가 때 사업주들에게 노동법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소규모 사업장에서 근로기준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사업주나 노동자 모두 근로기준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업주들은 물론이고 종사자들도 근로계약서를 써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일부 업주는 경기 불황을 이유로 각종 수당을 제대로 챙기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종사하는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근로감독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영세 취약사업장에 대한 관심을 항상 갖고 있지만 수가 많다보니 일일이 쫓아다니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각종 업종별 협회가 자율적으로 노동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호경 청년유니온 정책기획팀장은 “노동부에서는 매년 초마다 2만여건의 최저임금 위반 건수를 발표하고 있지만 처벌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어느 현장에 문제가 터졌을 때 근로감독관을 특별파견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성식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아르바이트는 그동안 중·고교생들이 용돈을 벌기 위한 영역이었지만 최근 취업난과 경제난을 이유로 모든 연령대가 참가하는 단시간 근로영역으로 노동시장 규모가 커졌다”며 “이젠 정부가 아르바이트 직종도 공식 노동시장으로 인정하고 체계적인 근로감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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