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대형 유통업체, 납품사에 횡포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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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3.01.11 1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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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판촉행사 참가·비용 부담 강요 등 불공정 거래

 

국내 대형마트에 생활용품을 납품하는 업체 임원 ㄱ씨는 대형마트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마트에서 판매를 담당할 직원이 부족하니 판촉사원을 파견하라는 것이었다. 마트와 약정한 서면계약서에는 판촉사원을 파견한다는 내용이 없었다. 대형마트와의 납품계약이 파기될까 우려한 ㄱ씨는 대형마트 요구대로 판촉사원을 파견할 수밖에 없었다.

유명 인터넷 쇼핑몰인 ㄴ사는 납품업자 ㄷ씨로부터 생활용품을 사들였다. 재고 리스크를 인터넷 쇼핑몰이 모두 떠안는 직매입거래였기 때문에 ㄷ씨에게는 유리한 거래조건이었다. 납품이 시작되자 상황은 달랐다. ㄴ사는 고객에게 판매한 상품이 고객 변심으로 반품되자 다시 이를 ㄷ씨에게 반품했다. “재고가 많이 남았다” “유통기한이 임박했다” “고객이 변심했다” 등 해당 인터넷 쇼핑몰 업체의 부당 반품사유는 가지각색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대형 유통업체의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2012년도 유통업 분야 서면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납품업체들이 겪고 있는 불공정 거래행위 실태를 알아보는 이번 조사에서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 거래행위로 인한 납품업체들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태조사에 응답한 877개 납품업체 중 대형 유통업체의 위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583곳이었다. 응답업체의 44.9%에 해당하는 394개 업체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주도하는 판촉행사에 서면약정 체결 없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142개사(16.2%)는 고객 변심, 과대 재고, 유통기한 임박의 이유로 대형 유통업체로부터 부당 반품을 경험했다. 판촉행사 비용의 절반 이상을 부담해야 했던 업체는 112개사(12.5%)였다. 이 중 62곳은 판촉비용을 전액 부담했다고 밝혔다.

원치 않는 판매장려금을 유통업체에 지급한 납품업체도 있었다. 30개 업체는 유통업체의 요구에 의해 추가장려금을 지급했고, 22개 업체는 발주량이 감소할 것을 우려해 추가장려금을 ‘자진납세’했다고 응답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4~11월 동안 유통업 분야 서면실태조사를 실시했으나 납품업체들의 응답률은 저조했다. 19개 대형 유통업체의 납품업체 중 4807개사가 이번 실태조사 대상이었지만 응답업체는 877개에 불과해 응답률이 18%에 그쳤다. 송정원 유통거래과장은 “납품업체들이 바빠서 응답을 못하거나 실태조사에 성실히 응하면 신분이 드러나 보복조치를 당할까봐 두려워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정위가 대형 유통업체 현지조사, 판매수수료 인하 등 유통업 분야의 불공정 관행 개선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공정위의 규제보다 대형 유통업체의 계약파기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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