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아바타’를 4D로 만든 구민준 “그래픽 기술, 한국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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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12.26 1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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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준씨는 개봉일보다 20일이나 빨리 영화를 본다. 언론 매체나 영화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시사회보다 일주일 이상 빠르다. “거짓말 안 하고 100번 넘게 영화를 본다”는 구씨의 영화 관람은 남들과는 많이 다르다. 시나리오에도 안 나오는 동작에 집중한다. 공포 영화는 칼을 오른쪽으로 베였는지. 왼쪽으로 베였는지 알아내기 위해 수십번씩 돌려본다.

구씨는 시각과 청각효과로 이뤄진 영화를 동작으로 풀어내는 4D 프로그래머다. 무성영화에 목소리를 입혔던 변사처럼, 영화에 동작을 입힌다. 관객이 입체적으로 느끼도록 장면에 맞춰 의자가 흔들리고, 바람이나 향기, 연기를 품어내도록 디자인한다. 그의 손을 거치면서 촉각과 후각까지 체험 범위가 확대된다.

“2004년에 CGV 영사 기사로 입사해 5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2009년 1월에 4D플렉스라는 새로운 팀을 꾸릴 때 프로그래머로 선발됐죠. 그땐 4D가 뭔지 개념도 없을 때였는데 공부하고 시도하고 실패하면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절 추천했던 선배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도망 안 가고 일 열심히 할 것 같아서’였다고 말해주시더군요(웃음).”


4D 영화 시대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처음 열었다. 2008년 CGV상암에 어린이·청소년 학습용으로 도입된 스마트플렉스부터 시작됐다. 이어 상업영화에도 적용됐다. 관람료는 일반 2D 영화의 두 배 정도로 CGV와 롯데시네마에서 운영하고 있다. 구씨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를 시작으로 <해운대> <아이스 에이지> <아바타> <드래곤 길들이기> 등을 4D로 만들었다. 처음엔 개념이 잘 알려지지 않아 어려움도 있었다. “<트랜스포머2>(2009) 4D를 시도했지만 ‘4D가 뭐냐’는 제작진의 반대로 무산됐어요. 그러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팀이 <아바타> 4D를 보고 호평하면서 미국에도 알려지기 시작했죠. 2년 뒤 <트랜스포머3>을 4D로 만들었는데 좌석점유율이 높아서 뿌듯했습니다.”

4D는 움직임이 많은 애니메이션이나 공포영화·액션물에 적합하다. 구씨는 한 달에 2.5편 정도 작업하는데 누구의 시각에서 어떤 효과를 넣을지 고민한다.

“4D는 주인공의 행위를 그대로 표현해주는 1인칭이 시점이 가장 적절한데 전지적 시점, 관찰자 시점의 영화도 있죠. 특히 등장인물이 많은 결투신은 어떤 사람의 시점으로 따라가야 생동감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현재 사용되는 4D 효과는 20여가지다. 의자 움직임인 모션효과와 환경효과로 나누는데 환경효과는 스모그(안개), 센트(향기), 버블(비누방울) 효과 등으로 나뉜다.

“스모그는 예전엔 객석 뒤에서 나왔지만 요즘엔 앞으로 옮겨 시각적으로 더 부각되고 있어요. 향기 효과도 초반에는 캡슐 타입이었지만 지금은 향이 묻어있는 카트리지에 바람을 쏘이는 필터 방식으로 더 자연스럽게 전달되죠. 새로운 효과를 만드는 것보다는 최적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외화는 현지 제작사와의 협의가 필수 관문인데 최종 데이터는 해외 상영관으로도 전달된다. CGV는 중국, 멕시코, 태국, 브라질, 이스라엘, 러시아 등 6개 국가에서 21개 4D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구씨는 “물에 젖거나 피부에 닿는 효과에 거부감이 없는 남미 국가의 상영관이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초창기부터 4D 시장을 개척해온 구씨는 미래도 낙관했다. 그는 “3D도 처음엔 한시적 붐이라는 의견이 있었으나 지금은 주류가 됐다”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가 흡수해 간 관객들을 극장에 오게 하는 건 결국 다양한 체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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