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치솟는 전셋값에 빚 내는 서민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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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12.13 13: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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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대출 건수 1년 새 21.3% 증가
ㆍ매매 줄어 전세난 길어진 탓

 

아내의 직장이 있는 경기 성남시에 사는 박모씨(42) 부부는 30평형대 아파트에 2억8000만원 전세를 살고 있다. 4년 전 살던 집을 전세 주고 처음 이사올 때는 역전세난 시기여서 보증금이 1억5000만원이었다.

처음에는 싸게 보금자리를 마련했다고 생각했지만 ‘2년간의 안도’일 뿐이었다. 2년 전 재계약을 할 때 보증금은 2억80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전세계약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기 광명시에 있는 자신의 집을 담보로 1억1000만원을 빌렸다. 한 달 이자만 40만원에 가깝다. 그러나 내년 2월 전세재계약이 다가오면서 박씨 부부는 또 빚을 얻어야 할 판이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5000만원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데 반해 박씨 소유 집의 전셋값 상승폭은 훨씬 못 미치기 때문이다. 박씨는 “마음 같아서는 내 집으로 들어가고 싶지만, 아내 직장에다 아이들 학교 문제까지 있어 웬만하면 재계약을 하려 한다”면서 “모자라는 돈은 은행 대출을 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2년 사이 뛰는 전셋값 때문에 빚에 빚을 더하는 추가 전세자금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12일 공사의 보증을 받아 은행에서 전세자금을 대출받은 가구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신규 보증을 받은 가구는 1만8941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증가했다. 특히 재계약 등에 따른 기한연장 건수는 1만1519건으로 21.3% 급증했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신규 공급액은 70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 늘었다. 이에 비해 기한연장 공급액은 2812억원으로 33.4% 늘어나는 등 급증세가 뚜렷했다. 지난 10월에도 전체 공급액 가운데 신규 보증금액은 13.8%(7366억원) 늘어났지만 기한연장은 42.6%(3241억원) 증가했다. 공사 관계자는 “집이 투자 가치를 잃고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이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전셋값이 상승해도 집을 살 여력이 없어 기한을 연장해 계속 살고 싶어 하지만 이마저도 힘든 계층은 더 싼 전셋집을 찾아 떠도는 ‘전세난민’으로 전락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사 집계 결과, 올 들어 11월까지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은 모두 10조270억원이었다. 보증 잔액이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2008년 3조5490억원이었던 공급액은 2009년 4조6757억원, 2010년 5조7668억원, 지난해 9조3152억원 등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월평균 공급액은 9400억원으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1조원에 가깝다.

전세자금보증이 급증세를 이어가는 까닭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매매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전세난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11월 현재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63.0%였다.

 

결국 전셋값 상승으로 서민은 은행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국민은행의 지난달 말 전세자금 대출액은 1조4876억원으로 지난해 말 1조503억원보다 41.6% 증가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말 전세대출 잔액이 2조1600억원으로 올 들어 53.1% 급증했다. 우리·하나·농협 등 대형 시중은행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세자금 대출액은 매달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전·월세 재계약이 집중되는 내년 봄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2011년 주택임대차 실거래량을 집계해 2013년 재계약 만기 대기 건수를 예측한 결과, 총 132만1200여건 중 35만1000여건이 1분기에 몰려 있어 분기별 물량이 가장 많았다.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 재계약이 늘어나는 내년 1분기에 전세난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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