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드라마·영화산업 ‘정글의 법칙’을 내부고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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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12.05 13:42:22
  • 조회: 553

사진제공 : 뉴시스 [http://www.newsis.com]

 

ㆍSBS ‘드라마의 제왕’·다큐 형태로 제작된 ‘영화판’
ㆍ화려함 속에 가려진 처절한 제작 현실 그대로 담아

 

현재 방송 중인 SBS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사진)과 곧 개봉되는 영화 <영화판>은 일종의 내부고발이다. 스스로의 문제점을 드러내며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업계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공통점을 지녔다. 그동안 수차례 지적돼온 관련 업계의 고질적 병폐들을 이야기에 녹여냈다.

 

<드라마의 제왕>은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악명 높은 드라마 제작자 앤서니 김(김명민)을 통해 화려하기만 한 드라마의 ‘처절한’ 제작 이면을 담아냈다.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과도한 간접광고를 하고 쪽대본 때문에 드라마 촬영이 거의 생방송 수준으로 진행된다. 촬영 테이프를 넘기기 위해 목숨을 건 총알택배가 등장하는가 하면 피 말리는 시청률 싸움에 돈 로비까지 나온다. 이뿐이 아니다. 방송사 내 정치싸움으로 편성이 뒤바뀌기도 하고 배우 캐스팅과 이들 사이의 신경전, 제작사와 작가의 줄다리기 등 매 단계가 극적인 사건의 연속이다. 실제 드라마 촬영 과정이 저 정도일까 싶다.

극적 효과와 과장이 일정 부분 포함돼 있긴 하지만 대체로 사실적이고 생생한 고발이라는 것이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관계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생방송에 가까운 촬영 일정으로 방송사고가 나거나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목숨을 잃고 다치는 연기자들의 소식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제작진(장항준 감독이 대본 집필)이 다른 분야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감을 높인다. 이전에도 방송가나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들이 있었지만 현실 풍자보다는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애환과 일상을 그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드라마 제작사 푸른여름콘텐츠 김태원 대표는 “극성을 강화하기 위해 과장하고 희화화한 면은 있지만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을 잘 표현하고 있다”면서 “70분짜리 미니시리즈는 하루종일 촬영하더라도 고작 10분 안팎의 분량을 촬영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매주 2편씩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드라마평론가 김선영은 “대중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플롯(구성)에 기댄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에 다소 산만하고 낯설어 와닿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드라마나 연예계의 이면에 관심이 많은 시청자들이라면 즐길 수 있는 유머와 재미가 많다”고 평가했다.

<영화판>(6일 개봉)은 15년간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하며 한국영화제를 통해 한국영화를 접해온 허철 감독이 귀국한 뒤 맞닥뜨린 한국영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기획한 작품이다.

허 감독은 “2007년 한국에 와서 본 한국영화는 한류를 자축하고 있던 분위기였는데 내부적으로 정글 같더라”면서 “왜 정지영 감독이 충무로에서 13년간 영화를 못 만들고 있는지, 20대 후반에서 서른을 바라보는 여배우들이 왜 공통적으로 ‘내가 배우를 계속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정지영 감독과 배우 윤진서가 영화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과 영화판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누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띠고 있다.

 

한국영화계의 문제점을 몇 가지 주제로 나누었고 이 같은 불편한 진실들은 영화인의 입을 통해 직설적으로 ‘까발려진다’.

톱스타의 권력을 꼬집는 부분에서 배우 박중훈은 “톱스타가 타고 다니는 밴에서 연예계의 선민사상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고 이명세 감독은 “밴은 마치 마피아 조폭처럼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토로했다.

또 여성 감독들이 흥행에 실패했을 때 오는 타격이 남성 감독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비롯해 여성 영화인들에게 냉엄한 현실에 대해서 변영주, 임순례, 방은진 등 여성 감독들의 입을 통해 지적한다. 배우 윤진서는 “영화 <비밀애>를 찍었을 당시 노출에 대한 압박 때문에 자의식을 잃고 암울한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와 함께 투자를 받지 못해 영화를 찍지 못하고 있는 중견 감독들의 이야기, 갈수록 심해지는 대기업 자본권력의 횡포에 대해서도 짚고 있다.

 

‘배우’로 나선 정지영 감독은 “한국영화의 미래에 대해 암담하게 생각했지만 많은 인터뷰를 통해 영화인들의 열정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 때문에 미래가 절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는 “영화가 양적 팽창, 질적 성장을 이뤘지만 내부를 제대로 들여다본 적은 없다. <영화판>은 영화인 스스로 문제점을 제기했다는 데 의의가 있고, 다양한 삶의 내용으로 영화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시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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