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사교육 시장도 굴복시킨 불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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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12.05 13: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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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올해 학원 수 180곳 감소… 가계부채, 소비 위축 탓

 

맞벌이를 하며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자녀를 둔 이모씨(41·경기 성남)는 올들어 자녀들의 학원을 각각 한 곳씩 끊었다. 큰아이는 올 초 영어학원을 그만뒀다. 작은아이는 지난 3월 수학학원을 끊었지만 성적이 떨어지자 지난달 체육학원을 끊고 다시 수학학원에 등록했다.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올려준 전세보증금으로 인한 금융부담이 커, 더 이상 줄일 돈이 없어 내린 결정이었다. 지난해부터 외식비를 줄였고, 올해부터는 아이들 책은 중고서점, 옷은 벼룩시장 등을 통해 구입하고 있다. 이씨는 “내가 먹는 것은 줄여도 아이들 먹을 것과 학원비는 줄이기 싫었다”면서 “최소한 학원만 보내고 있지만 사교육비 부담이 커 더 줄여야 할 상황이 언제 올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과거 경기침체를 거뜬히 견뎌냈던 사교육시장도 불황 수렁에 빠졌다. 가계빚 증가와 소비 위축으로 교육비 지출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면서 웬만해선 줄이지 않던 사교육비마저 구조조정 대상이 된 셈이다.
4일 한국은행이 각 카드사로부터 취합해 공표하는 ‘소비유형별 개인 신용카드 결제액’ 통계를 보면, 지난 9월 현재 학원비 지출액은 83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 감소했다. 학원비 지출액 감소세는 지난해 10월 마이너스 2.5%를 기록한 뒤 올해 들어 본격화했다. 올해는 지난 5월(0.1% 증가)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이너스였다.

 

사교육비가 줄어들자 학원업종의 부실률이 전체 업종 평균의 두 배를 웃도는 등 학원 경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신용보증기금 자료를 보면, 지난달 현재 신보가 보증을 선 은행 대출금이 남은 일반 교과학원 789곳 중 10.7%는 대출금이나 이자를 연체하거나 휴·폐업으로 부실화했다. 외국어학원의 부실률도 10.2%였다.

금액 기준으로는 일반 교과학원의 보증 잔액 375억원 중 40억원이 부실화해 부실률이 11.7%였고, 외국어학원 부실률도 9.7%에 달했다. 전체 업종 평균 부실률 4.9%의 두 배를 넘는다. 연도별 학원 부실률은 2009년 말 5.7%에서 2010년 말 7.5%, 지난해 말 6.3%로 오르내리다가 올해 들어 두 배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학원업종이 침체에 빠진 이유는 휴업이나 폐업 부실이 50.0%로 가장 많았다. 신용카드 연체나 세금미납에 따른 신용관리등록이 15.6%, 이자 연체 11.7%, 원금 연체 5.2% 등의 순이었다. 공재훈 신보 조사연구부 차장은 “저출산 고령화로 학령인구(만 6∼21세)가 감소 추세인데다 가계부채가 늘어 지출이 줄어든 데 따른 사교육비 감소가 학원업종 부실률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학원 수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등록된 교과학원 수는 2010년 말 1만3504곳에서 지난해 말 1만3352곳으로 150여곳 줄었다. 지난달 등록 학원 수는 1만3172곳이었다. 이미 지난해보다 많은 180곳이 줄어들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체 학원 수뿐 아니라 사업을 유지하는 기간도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과거에는 한번 학원을 시작하면 5∼10년은 운영했는데 최근에는 1∼2년 만에 폐원하거나 다른 업자에게 넘기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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