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박찬호 은퇴… 코리안특급, 전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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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11.30 13: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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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뉴시스 [http://www.newsis.com] 

 

ㆍML 124승 포함 한·미·일 19시즌 통산 130승 역사… 야구경영 새 도전

 

1994년 4월8일, 메이저리그 LA다저스는 애틀랜타와 경기를 펼쳤다. 0-4로 지고 있던 9회, 낯선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1이닝 동안 볼넷 2개와 안타 1개를 맞으며 2실점을 했다. 박찬호(39)의 메이저리그 첫 등판이었다. 이날 박찬호가 던진 22개의 공 하나하나가 모두 한국 야구의 새로운 역사를 여는 것들이었다.

19시즌이 흘러갔다. 박찬호는 미국 내 6개구단을 더 거쳤고 일본 오릭스를 지나 고향인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2012년 10월3일 대전 한화-KIA전은 박찬호의 마지막 등판이 됐다. 그날 박찬호는 유난히 표정이 굳었다. 경기 시작 3분 전인 오후 4시57분, 천천히 마운드를 향했고 투구판을 힘껏 밟았다. 이용규를 향해 던진 초구는 바깥쪽으로 빠졌다. 볼이 선언됐다. 이후 91개의 공을 더 던졌다. 마지막 공은 6회 2사 2루, 김상훈을 상대로 한 공이었다. 볼카운트 0B-2S. 3구째는 1타점짜리 적시 2루타가 됐다. 그 공이 박찬호의 마지막 공이었다.

 

박찬호는 교체됐다. 마운드를 내려올 때 대전구장 팬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때 팬들은 슬픈 예감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박찬호는 모자를 벗어 인사했다. 올 시즌 마지막으로 손에 쥐고 있던 공을 관중석에 던졌다. 그 공은 올 시즌이 아니라 박찬호 야구선수 인생의 마지막 공이었다. 박찬호는 그 공을 팬들에게 마지막 선물로 전한 셈이 됐다.
박찬호가 결국 은퇴를 선택했다. 프로야구 한화는 29일 “박찬호가 구단에 은퇴의사를 밝혔고 구단도 박찬호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30일 은퇴 공식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박찬호는 지난 25일 장학금 수여식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바뀐다”고 했지만 머리는 은퇴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미국에 가서 은퇴 뒤 계획에 대해 확인하고 점검하는 과정을 가졌다.

지난 10월3일 마지막 등판 뒤 가진 인터뷰 때도 “부모님이 이제 그만해라, 안쓰럽다고 하시더라”며 가족들의 걱정을 드러냈다. 한국시리즈 직후에는 휴대전화 메시지 서비스의 프로필 문구를 “지금까지 19시즌 동안 열심히도 던진 이 녀석, 이젠…”으로 바꿨고, 최근에도 “내려놓으면 너무 가벼운데…”라고 적으며 은퇴를 고려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박찬호는 한국 야구의 아이콘이었다. 박찬호가 데뷔 직후 마운드에서 심판에게 허리 숙여 인사를 했던 장면은 미국인들에게 문화적 충격으로 여겨졌다. 타자와 시비가 붙어 발차기를 했을 때 미국인들은 ‘태권도’를 연관시켰다. 박찬호는 19시즌 동안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대표로 참가해 금메달을 땄고, 2006년 제1회 WBC에서는 마무리로 활약하며 대표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필라델피아 구단과의 문제 때문에 2회 WBC에 참가하지 못함을 알릴 때 박찬호는 눈물을 쏟았다.

박찬호는 은퇴 뒤 피터 오말리 가문이 인수한 샌디에이고 구단에서 야구 경영 수업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는 마지막 등판 때 “한국에 와서 보니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야구 경영, 행정, 시스템적인 문제들이 많더라. 그런 것들을 공부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찬호가 떠났다. 한·미·일 통산 130승113패를 남겼다. 메이저리그 124승은 아시아 투수 최다 기록이다. 굿바이, 코리안특급, 굿바이, 61번.


사진 마지막 등판 한화 박찬호가 지난 10월3일 대전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정규리그 KIA전에 선발등판, 6회 김상훈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하고 강판당해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자신의 미래를 예감했을까. 박찬호는 팬들이 기립박수를 보내자 모자를 벗어 답례를 했다. 이날의 경기는 결국 박찬호의 은퇴경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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