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주행거리 조작한 중고차 성능검사까지 받아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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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11.21 13:44:54
  • 조회: 12011

 

ㆍ29개 업체 속여 팔아 56억 챙겨

 

경기 광명에 사는 회사원 이모씨(30)는 2010년 6월 서울 강서구 중고자동차매매단지에서 1년도 안된 중고 승용차를 구입했다. 이 차의 실제 주행거리는 3만9000㎞였다. 매매상은 그러나 주행거리가 9642㎞라고 속였다. 매매상은 “연식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아 새 차나 다름없다”면서 “물건이 좋으니 다른 사람이 사기 전에 빨라 사라”고 권했다. 이씨는 자동차 계기판은 물론 중고차 품질을 보증하는 ‘중고자동차 성능점검 기록부’에도 주행거리가 9642㎞로 나와 있어 별 의심 없이 계약을 맺었지만 낭패를 봤다.

중고차의 주행거리를 조작해 판매한 자동차 판매업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국토해양부의 허가를 받은 중고차성능검사장이 중고차의 품질을 보증해주는 성능점검 기록부도 제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이모씨(58) 등 29개 중고차 매매업체 대표와 직원 등 71명은 2009년 1월부터 3년 동안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중고차의 주행거리를 실제보다 줄여 판매해 왔다. 이들은 소비자 422명을 속여 56억4000만원을 챙겼다.


이씨 등은 주행거리를 조작한 차량을 중고차성능검사장에 가져가 ‘중고자동차 성능점검 기록부’를 발급받아 정상적인 차량인 양 꾸몄다. 현행법상 중고차 매매업자는 주행거리를 비롯해 주요 부품에 대한 성능, 사고 차량 외관, 주요 파손 부위 등을 점검해 기록한 성능점검 기록부를 소비자에게 교부해야 한다. 사전에 중고차의 성능과 상태를 소비자에게 알려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소비자들은 기록부를 믿고 차량을 구매했지만 기재 내용은 엉터리였다.

조사 결과 조작기술자 김모씨(40) 등 2명은 계기판 유리를 뜯어낸 뒤 송곳으로 주행거리 숫자를 돌려 조작했다. 기존의 계기판이나 주행거리가 저장된 전자칩을 폐차장에서 구입한 것으로 바꿔치기 하는 수법도 사용했다. 이들은 평소 폐차장을 돌아다니면서 폐차된 차량의 주행거리 기록용 전자칩 2000여개를 수집했다.

 

최근 출시된 신형 자동차는 프로그램을 이용, 주행거리를 저장하고 있는 칩의 데이터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주행거리를 최소 2000㎞에서 최대 16만㎞까지 줄였다. 중고차는 평균 주행거리 1만㎞당 50만~100만원의 가격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20일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작기술자 김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업체 대표 이씨 등 7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성능점검기록부 상의 주행거리만 믿고 중고차를 구입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주행거리 조작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면서 “중고차 거래 시 차량등록증상 주행거리 기재를 의무화 하는 등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을 이용한 데이터 조작은 원리만 알면 쉽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와 같은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중고차 매매단지 주변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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