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대선 후보 경제수장들 “정부, 외환시장 개입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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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10.30 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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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환율 하락, 자연스러운 과정… 대기업들, 스스로 적응해야”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에 대해 각 대선 캠프 경제사령탑은 “국제수지 흑자로 인한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또 “수출 대기업들은 환율 하락에 스스로 적응해야 하며, 정부가 환율을 떠받치는 등 외환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환율 하락 원인과 관련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경북대 교수)은 29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무역흑자가 쌓이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강해졌다”며 “현재의 환율 하락은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의 환율 하락이 내수기업과 소비자에게는 이익”이라며 “수출 대기업은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지금까지 고환율로 인해 이익을 많이 봐 왔으니까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 경제민주화포럼 간사를 맡고 있는 홍익대 전성인 교수는 “환율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그동안 고환율로 쏠렸던 균형추가 회복되는 과정”이라며 “다만 환율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면 기업이 적응할 시간이 없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측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환율 인하는 한국 경제가 잘되고 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미국과 유럽에서 돈을 많이 풀어 인위적으로 자기 나라의 화폐가치를 떨어뜨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며 “환율 하락은 원화 가치가 그만큼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수입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득이 된다”고 말했다.

세 후보 측 모두 정부의 환율 개입에는 반대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그동안 원화 가치를 일부러 떨어뜨려 (한국 기업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출했지만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태에서 수출을 늘리기 위해 환율을 높여 인위적으로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면 일시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좋을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취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정우 위원장은 “일본은 1985년 플라자협정으로 엔·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크게 떨어졌지만 기업들이 기술력을 높여 위기를 극복하고 결국 성공했다”며 “수출 대기업들은 지금부터 저환율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으로 대기업들의 수출을 도와주었지만 그 결과로 물가는 오르고 사회는 양극화됐다”고 말했다. 전성인 교수도 “한국은 변동환율 국가”라며 “급격한 환율 변동으로 비상상황이 생겨난 경우가 아니라면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적정 환율과 관련해 김종인 위원장은 “국제수지 적자가 나지 않는 범위가 적정 환율”이라고 말했다. 이정우 위원장은 “학자들마다 견해가 다르고 알기도 어렵지만 그동안 환율이 고공행진한 것은 한국 경제 상황에 견줘 볼 때 다소 비정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수출 대기업 이익 줄지만 내수 기업·소비자는 이득

ㆍ환율 인위적으로 떠받치는 건 ‘경제 민주화’에 위배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 정부와 재계 등은 환율 하락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돼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환율이 수출 대기업에 득이라면 저환율은 내수 중소기업에 유리한 환경이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도 저환율이 이득이다. 원화 가치가 오른 만큼 수입 물가가 낮아져 수입에 의존하는 휘발유나 곡물 등 가격이 안정되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은 또 그만큼 원화 가치의 상승을 불러와 국부가 증가하는 효과를 낳는다.

환율 하락은 특히 그동안 수출 대기업에 집중된 부(富)가 내수·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분배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환율을 인위적으로 떠받치는 것은 그 자체로 ‘경제민주화’에 어긋난다.


■ 환율 하락은 예상했던 시나리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에 이어 3일째 하락했다. 달러당 원화는 지난주보다 1.20원 내린 1095.80원에 장을 마쳐 연중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최근 환율 하락은 선진국의 유동성 강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이 세 차례 ‘양적완화’로 돈을 풀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스페인 국채 매입에 나서면서 세계적으로 자금이 풍부해졌다. 한국은 신용등급이 상승한 데다 금리도 상대적으로 높아 금리차익을 노린 해외자금이 몰리면서 원화의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환율하락은 기본적으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에서 비롯됐다. 한국의 경상수지는 2010년과 2011년 각각 293억9000달러와 276억5000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 84억7000만달러에 이어 지난 7~8월 흑자 규모만 85억달러에 이른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은 한국의 양호한 거시 경제 상황이 반영됐다”며 “예상 가능했기 때문에 큰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3~4년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의 재정위기로 원화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환율 하락은 과거 수준으로 회귀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실제로 2008년 초만 해도 환율은 달러당 1000원 미만에서 움직였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 경제성장의 과실 고루 분산

환율 하락에 따른 악영향 우려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환율이 10% 하락하면 수출과 경제성장률이 각각 0.54%포인트와 0.72%포인트 하락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율 인하는 물가 안정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막대한 이득을 준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말 펴낸 ‘해외물가의 국내물가 전가효과 분석’ 보고서를 보면 환율 10% 변동은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각각 5%포인트와 1%포인트가량 영향을 미친다. 환율이 지금보다 10% 하락해 경제성장률이 0.72%포인트 낮아지면 실물경제에는 적지 않은 충격을 주겠지만 대신 연 2~3% 수준인 소비자물가가 1%포인트 떨어지는 효과 역시 커 유불리를 계산하기 쉽지 않다.

환율이 떨어지면 해외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손해를 본다. 50원 내려가면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2조원(10%)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수입이 많거나 내수에 주력하는 기업들은 그만큼 이익을 얻는다. 예컨대 대한항공은 환율이 50원 떨어지면 올해 순이익 예상치가 4081억원에서 7641억원으로 82.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환율 인하에 따른 항공유 가격 인하 효과에다 원화 강세로 외국 여행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물건을 수입, 가공해 판매하는 중소기업도 이익을 본다. 환율이 10% 떨어지면 1만원에 사오던 수입품을 9000원에 들여올 수 있다. 한국의 연간 대외무역 1조달러 가운데 수출과 수입 비중이 사실상 5 대 5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기업과 수입기업 간 득실은 ‘제로 섬’이 된다. 그동안 고환율로 인해 수출 대기업에 집중됐던 이익이 내수 중심 중소기업에 분산되면서 경제성장의 과실이 분산되는 효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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