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서민금융 연체율 급등… 복지차원 해결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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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10.24 11: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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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저신용 다중채무자 많아 채무조정 상담도 절실

 

곽모씨(45)는 지난해 7월 남편과 함께 운영했던 ‘PC방’ 문을 닫았다. 폐업 당시 진 빚은 7000만원이 넘었다. 수익은 늘지 않고, PC방 업그레이드에 들어가는 비용을 대출로 메우다 빚만 늘어난 것이다. 빚에는 몇몇 대부업체에서 빌린 2000만원도 포함돼 있었다. 곽씨는 대부업체에서 빌린 대출금의 이자 부담이 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바꿔드림론’을 신청했고, 대출 2000만원에 대한 이자를 조정받을 수 있었다. 바꿔드림론은 서민들이 대부업체 등에서 빌린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캠코 신용회복기금의 보증을 통해 연 11% 수준으로 전환해주는 서민금융제도다.

 

바꿔드림론이 이자 부담을 덜어주긴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폐업 이후 남편과 함께 일용직 등에 종사하며 돈을 벌었지만 채무 부담이 커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족 생활비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았다. 곽씨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또 다시 대부업체를 찾아갔고, 빚은 점점 더 늘어만 갔다.

벼랑 끝에 내몰린 곽씨는 서울시 금융복지상담센터를 찾았고 “처음부터 빚을 갚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니 지금이라도 파산·면책 신청을 하는 게 올바른 해법”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젊은 나이인데 파산·면책 결정을 받을 수 있을까’ ‘파산·면책을 신청하면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생각해보지 못한 방법이었다. 뒤늦게 자신이 빚을 갚지 못할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은 그는 지난 9월 법원에 파산·면책을 신청했다.

 

미소금융, 햇살론, 바꿔드림론 등 서민금융의 연체율이 최근 급등하고 있다. 파산·면책을 신청해야 할 서민들이 서민금융을 이용해 빚이 더 불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복지정책을 통해 풀어야 할 서민의 빚 문제를 정부가 금융정책으로 접근해 대출만 늘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23일 진보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캠코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8월 말 미소금융 연체율은 5.0%, 햇살론 연체율은 9.4%였다. 불과 한 달 만에 각각 0.3%포인트, 0.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바꿔드림론 연체율도 8월 말 7.6%였다.

 

저신용자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햇살론 연체율을 비교하면 개인신용등급 6등급은 2.5%에서 12.0%, 7등급은 7.7%에서 14.6%, 8등급은 12.1%에서 20.8%, 9등급은 15.7%에서 30.9%로 상승했다. 등급이 가장 낮아 대출액이 적은 10등급도 11.5%에서 22.4%로 상승하는 등 대부분 등급에서 두 배 가까이 연체율이 상승했다. 신용보증재단이 저축은행·상호금융기관의 햇살론 대출에 85~95% 지급보증을 해주고 있어 물량 위주의 대출 확대가 이뤄지면서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서민금융 상품을 이용해 금리 부담이 낮아졌음에도 개인파산 혹은 신용회복지원을 신청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최근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신청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햇살론 대출자 23만여명 가운데 개인파산 신청자는 460명, 개인워크아웃 등 신용회복지원제도 신청자는 1118명이었다. 미소금융 대출자 가운데 19명이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햇살론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상승하고, 개인파산 상태에 이르는 대출자가 늘어나는 것은 신용보증재단이 보증을 해도 금리가 연 11~14%로 높은 데다 대출 이외의 지원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다. 노 의원은 “신용등급 6~10등급 저신용자는 다른 금융회사에 대출이 있는 다중채무자가 많기 때문에 긴급 생계형 대출을 해주거나 전환대출을 해주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며 “개인 맞춤형 복지와 함께 해당 채무자에게 적합한 채무조정제도가 무엇인지 안내해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대출, 미소금융 등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지원 규모를 현재 3조원에서 4조원가량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지만 연체율 급등 및 개인파산 등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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