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교육] e 교과서 내용도 없고 불편 “교사 학생 아무도 안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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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10.23 11:3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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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뉴시스 [http://www.newsis.com]

 

ㆍ‘스마트교육’ 핵심사업 졸속추진에 교과부는 강압적 지시도

 

교육과학기술부가 올 2학기 초 배포한 ‘e교과서’의 다운로드율이 초등학교는 30%, 중학교는 8%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e교과서는 학교수업과 가정학습에 활용하라며 인터넷에 올린 디지털 교과서다. 하지만 내용이 종이 교과서와 별로 다르지 않고, 활용도가 낮아 외면받고 있다.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앞으로 교과서를 모두 디지털화하겠다는 정부의 방침도 많은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며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

e교과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SMART) 교육’의 핵심이다. 스마트 교육은 2015년까지 모든 학생이 디지털 교과서로 공부토록 하는 것이 골자다. 온라인을 통한 수업과 평가체제 구축도 주요 과제다. 정부는 교과서를 디지털화하면 책가방이 가벼워지고, 온라인과 연계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과부는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국어·영어·수학 등 3과목의 교과서를 콤팩트디스크(CD)로 만들어 지난해부터 배포했다. 그러다가 활용도가 낮아 예산만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올 2학기부터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받도록 바꿨다. 교과부는 지난 8월 말 e교과서를 배포하면서 “종이 교과서에 동영상과 각종 수업 관련 자료, 문제집까지 첨부해 유익하다”고 밝혔다. e교과서는 학교에서 먼저 다운로드를 받은 다음 학생별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줘 다운로드받게 하는 방식으로 배포된다. 현재의 e교과서는 2014년 초등학교부터 본격 도입될 예정인 디지털 교과서의 초기 단계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교과부의 기대와 달리 현장에서는 외면당하고 있다. 교과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조사를 보면 지난 11일 기준 학생별 다운로드율이 초등학교는 31.1%, 중학교는 8.3%에 그쳤다. 학교조차 다운로드를 받지 않은 비율이 초등학교는 9.7%, 중학교는 20.1%나 됐다.

 

다운로드를 받았더라도 실제 활용하지 않는다는 반응도 많았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는 “우리 학교 교사 가운데 e교과서를 활용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종이 교과서를 그대로 옮겨놓은 형태의 e교과서는 쓸모가 없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초등학교 3학년인 우리 아이도 컴퓨터만 보면 게임을 하려 해 일주일에 하루만 컴퓨터를 쓸 수 있게 하고 있다”면서 “e교과서를 보려면 컴퓨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아무리 자료를 올려놔도 컴퓨터에 자주 접근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이 더 클 것 같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초등학교 6학년 교사는 “e교과서에 동영상이 있다고는 하지만 종이 교과서의 내용과 별로 다르지 않다”며 “교과부나 학술정보원의 설명과 달리 사용도 불편하고 컴퓨터에 따라 열어볼 수 없는 자료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사용해서 좋다면 교사들 사이에 소문이 나고 자연스럽게 활용하게 되겠지만, 워낙 조잡하게 만들어 써야겠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싸늘했다. 서울 강남의 한 중학생은 “담임선생님이 지난달 말 지나가는 말로 e교과서를 다운로드받으라고 했지만 안 받았다”며 “친구들 중에서도 받은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교과서와 참고서, 문제집이 다 있는데 e교과서를 봐야 할 필요도, 시간도 없다”며 “그 시간에 다른 걸 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교과부는 e교과서의 다운로드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자 최근 각 시·도교육청에 학교 다운로드율은 100%, 학생은 80% 수준이 되도록 철저히 지도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나중에 점검을 하겠다는 ‘경고성 문구’도 포함됐다.

정부는 2014년 초등학교, 2015년엔 중학교에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사들은 디지털 교과서는 이처럼 서둘러 추진할 일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사들이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자유자재로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할 능력을 갖추지 않은 채 아이들 손에 스마트기기가 주어지면 전혀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3~6학년 컴퓨터 재량활동 시간만 해도 컴퓨터에 관심 없는 교사들은 대부분 자유시간을 줘 학생들이 게임이나 채팅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열린 ‘디지털교과서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에서도 “2014년 적용될 디지털교과서의 개발과 심사기간이 턱없이 부족해 졸속으로 제작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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