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성범죄 뉴스서 느낀 분노 떠올리며 시나리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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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10.10 10:58:14
  • 조회: 472

 

ㆍ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 ‘가시꽃’ 이돈구 감독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화제작이자 ‘올해의 발견’은 영화 <가시꽃>과 이돈구 감독(28)일 것이다. 300만원이란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젊디 젊은 감독의 데뷔작 <가시꽃>은 첫 상영 후 많은 관객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고 이 감독은 이어지는 인터뷰 요청과 해외영화제 관계자와의 미팅까지 “믿을 수 없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가시꽃>은 한 순박한 청년의 과격한 속죄 이야기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성폭행하는 현장에 함께 있었던 성공(남연우)은 10년 후 교회 청년부 모임에서 당시의 피해자를 다시 만나게 된다. 지나치게 밝은 얼굴로 살아가지만 여전한 고통 속에 눌려있는 여자에 대한 연민과 사랑 그리고 죄책감은 성공에게 끔찍한 선택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단죄와 속죄로 이어지는 피의 릴레이가 시작된다.

대전 출신인 이돈구 감독은 중학교 때부터 비보잉을 했고 그 덕에 2002년 <턴인업>이란 영화에 배우로 출연했다. 영화를 동경하던 고등학교 시절엔 “연출과 연기를 모두 하는, 류승완 감독처럼 되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군대를 다녀온 2008년부터 책을 사서 집에서 영화를 독학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냥 영화만 봤어요. 계속. 기술적인 것을 배울 수 없었으니까 대신 인물을 지독하게 팠어요. <가시꽃> 역시 기술적으로는 빵점이에요. 하지만 인물만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동아방송예술대학 졸업작품으로 만든 단편 <무엇이든 해결해드립니다>와 “여전히 외장하드에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는” 두 편의 단편을 제외하면 <가시꽃>은 그의 데뷔작이다.

 

“성폭행과 관련된 뉴스를 보면 너무 끔찍했어요. 사람들이 열 받는 일이 있으면 직접 해결하고 싶은 생각이 있잖아요. 저는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었어요. 범죄에 대한 분노와 범인들이 용서 받을 수 없다, 이것만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써내려갔죠.”

 

물론 주변에서는 하나같이 ‘그 돈으로 어떻게 영화를 찍냐, 절대 하지 말라’며 말렸다. 이 감독은 막연히 “카메라만 있으면 영화를 찍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루에 카메라 대여비 5만원, 렌즈 3만원, 녹음기 3만원, 10회 촬영이라고 해도 장비 값은 100만원 정도, 식사는 도시락에 삼각김밥으로 해결했고 장소는 지인들의 아파트, 카센터에 박카스 한 박스 사다 드리면서 찍었어요. 촬영이 끝나니 300만원에서 8만원이 남았더라고요. 장비를 반납하고 행복하게 삼겹살을 먹었죠. (웃음)”

 

하지만 이 감독이 정작 힘들었던 건 궁핍하고 고단한 촬영환경이 아니었다. “조명이 없으니 자연광으로만 찍을 수밖에 없었어요. 영화의 디테일한 부분을 살릴 수 없다는 것이, 라이트 하나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게 힘들었죠”

이 감독은 차기작을 “가족에 대한 영화이자 <가시꽃>보다 더 파괴적인, 아름답지 않은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아름다운 영화를 찍으시는 분들도 많죠. 하지만 저는 계속 아름답지 못한 영화를 찍게 될 것 같아요. 인간이 극단에 몰렸을 때 자신도 모르는 본성이 튀어 나오잖아요. 그런 모습에 스스로 놀라는, 어둡고 비참한, 아주 극단적인 영화를 찍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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