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중고 휴대폰, 새것 둔갑시켜 파는 대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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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10.09 18:32:27
  • 조회: 11704

 

ㆍ봉인테이프 버젓이 붙여 매달 10~20건 피해 신고

 

직장인 김모씨(31)는 지난달 23일 다른 곳보다 휴대폰이 싸다는 서울 강남역 인근 LG유플러스 직영점에서 갤럭시 S3 스마트폰을 신청했다. 며칠 뒤 강원 강릉시의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보내왔다. 김씨는 제조사에서 제품이 담긴 상자를 봉인하기 위해 붙여놓은 실(봉인테이프)을 칼로 잘라낸 후 상자를 개봉했다. 그런데 휴대폰의 전원을 켜본 김씨는 깜짝 놀랐다. 부재중 전화가 100통이나 와 있고 전화번호가 400개 넘게 저장돼 있었기 때문이다. 중고 휴대폰이었던 것이다. 새제품이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실에 적힌 제품 일련번호와 휴대폰 뒷면에 기록된 일련번호는 일치했다. 김씨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김씨는 통신사 대리점과 휴대폰 제조사 측에 항의전화를 했다. 양쪽은 모두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사과는커녕 김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듯 몰아붙였다. 대리점 측은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해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지만 이후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 제조사 측은 실이 뜯어진 제품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입장만 강조하며 책임을 대리점 측으로 돌렸다. 김씨는 “휴대폰을 그냥 교환할 수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전자제품에 이런 문제가 있고, 이에 대처하는 업체들의 일처리가 너무 무성의해 불쾌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류모씨(30)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류씨는 올해 초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부근의 KT 대리점에서 갤럭시 S2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휴대폰 상자에는 역시 실이 붙어있었다. 하지만 류씨의 새 휴대폰에는 2011년 8월에 찍힌 사진 2장이 저장돼 있었다. 류씨도 대리점 측에 항의했지만 “환불은 되지 않으니 교환을 하고 싶으면 대리점으로 오라”는 답만 들었다.


통신사 대리점들이 한 번 봉인이 뜯긴 중고 휴대폰을 새 제품으로 속여 팔아 피해를 입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중고 휴대폰을 신제품처럼 판매한 대리점에 대한 소비자 신고가 지난달에만 11건 접수되는 등 매달 10~20건씩 신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원 등에 신고하지 않고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교환하고 마는 소비자들이 상당수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자들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신고 내역을 보면 새휴대폰을 수리하기 위해 맡겼더니 이미 수리 이력이 있는 경우도 있었고, 휴대폰에서 중고부품이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통신사와 제조사 모두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 대리점들이 실을 위조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씨의 휴대폰을 발송한 대리점 직원은 “(대리점들이) 실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는 들었다”라면서도 “우리는 그런 방식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측은 “실이 한 번 뜯긴 휴대폰을 고객에게 경위를 설명하고 싸게 판매하는 사례는 있다”며 “하지만 실을 위조해 중고품을 신제품처럼 판매하는 대리점이 적발되면 계약해지 등으로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사인 삼성전자 측은 “최근 실을 위조해 중고 휴대폰을 새제품처럼 판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아 실 위조를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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