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오락영화·복수 주연 등 충무로 새 ‘흥행 열쇠’… 자본·스타 독점은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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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10.05 18:51:13
  • 조회: 889

 

ㆍ‘도둑들’ 한국영화 최다관객 돌파…중소영화 위축 우려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 지난 2일 1302만 관객을 돌파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으로 올라섰다. 투자배급사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집계 결과 <도둑들>은 이날 누적관객수 1302만명을 기록,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이 세운 기록(1301만9740명)을 넘어 새 흥행기록을 썼다. 6년 전 <괴물>은 106일 만에 1301만9740명을 모았으나 <도둑들>은 7월25일 개봉한 후 70일 만에 1302만명을 달성했다. <도둑들>은 이후 한국영화계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자본 집중에 대한 우려

<도둑들>은 개봉 첫 주말인 7월28일과 29일 전국 1070여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스크린 점유율이 30%에 달했다. 전국에 있는 스크린 3개 중 하나에서 <도둑들>을 튼 셈이다. 국내 3대 투자배급사인 쇼박스는 대목으로 꼽히는 추석연휴에 별다른 상영작을 내놓지 않았다.


<피에타>의 김기덕 감독은 지난달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떤 영화는 관객 1000만 기록을 내기 위해 여전히 빠져나가지 않고 있다. 난 그런 게 도둑들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도둑들>을 겨냥했다. 복합상영관의 폐해에 대한 비판을 계속해왔던 김 감독은 “작은 영화에 상영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며 개봉 4주차인 3일 자진해서 <피에타> 상영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추석연휴 기간 중 900개가 넘는 스크린을 차지했고, 1일에는 1001개 스크린을 꿰찼다.

대형 투자배급사들의 스크린 과점 등 자본의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견 영화 제작사의 ㄱ이사는 “영화계의 부익부빈익빈 쏠림 현상이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스타감독이나 제작사만이 여러 톱스타들을 캐스팅하고 블록버스터 오락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된다. 투자자들은 ‘흥행보증수표’에 돈을 몰아줄 것이고, 중소영화인들은 더 작아진 구멍을 통과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 복수 주연 체제의 정착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도둑들>을 계기로 복수 주연이 하나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영화 <이웃사람>은 김윤진, 마동석, 김성균 등 8명의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워 덕을 본 사례”라며 “여러 명의 배우들이 주연 비중으로 한 스크린에서 연기하는 것은 관객을 유혹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도둑들>에는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해숙, 오달수, 런다화(任達華) 등 유명 스타들이 출연했다. 한두 명만 나와도 눈길을 끄는,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한 작품에 모이자 관객들은 기꺼이 영화관을 찾았다. 주인공들의 다채로운 이야기에 다양한 관객들이 몰렸다. 20~30대 관객들은 <엽기적인 그녀> 이후 이렇다 할 캐릭터를 만들지 못했던 전지현을 다시 주목했고, 중년층은 이국의 배우 런다화의 로맨틱 연기에 열광했다.

복수주연 시스템은 류승완 감독의 신작 <베를린>에도 적용된다. 하정우·류승범·한석규·전지현이,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에서는 최민식·황정민·이정재 등이 주연을 맡아 ‘복수 주연 영화’ 흥행세를 이어간다.

 

■ 오락영화의 활성화

<도둑들>은 지금까지 ‘1000만 영화’와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한강에서 태어난 돌연변이 생명체를 내세운 <괴물>이 한국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태극기 휘날리며>가 형제애·민족주의에 호소했던 것과 달리 <도둑들>은 묵직한 메시지보다는 오로지 볼거리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깊이 있는 메시지보다 오락요소가 강한 <도둑들>의 성공은 한국 관객의 성향 변화를 보여준다”며 “<도둑들>을 기점으로 ‘어깨에 힘’을 줘야 한다는 한국영화 특유의 강박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오락적 요소를 충분히 활용한 장르 영화가 많이 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스타와 관객 간의 만남 확대

언론 인터뷰, 시사회, 매체 광고 등으로 이어지는 여타 영화 마케팅과는 달리 <도둑들>은 유독 관객과 직접 만나는 행사가 많았다. 개봉 전 할리우드처럼 레드카펫 행사를 열었고, 1000만 돌파 직전에는 배우들이 ‘카운트다운 행사’에 나와 관객들을 포옹하는 스킨십 행사를 펼쳤다. 김수현이 1000만번째 관객을 업어주는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영화에 대한 호감도를 높였다. 이병헌이 주연한 <광해, 왕이 된 남자>도 개봉 일주일 전인 지난달 7일 레드카펫 행사를 열고 예비 관객과 직접 만났다.

<도둑들> <광해, 왕이 된 남자> 마케팅을 맡은 퍼스트룩의 이윤정 대표는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이 같은 행사의 홍보 파급력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전에는 일회성 행사로 그쳤지만 요즘은 실시간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행사 사진이나 동영상이 올라가 입소문 효과가 좋다”고 전했다. <도둑들>의 성공으로 관객과 스타가 직접 만나는 마케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한국영화 시장 확대

<도둑들>은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해운대>에 이어 한국영화로는 6번째로 1000만 관객을 넘었다. 영화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한 성공이다. <도둑들>은 ‘승자독식’보다는 ‘쌍끌이’ 흥행 특징을 보여줬다. <도둑들>이 한창 흥행세를 달리던 지난달 8일 개봉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4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라는 약점을 지닌 <이웃사람>도 243만 관객을 기록했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전문가들조차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한국영화 관객층이 넓어졌다”며 “5000만 인구에서 1000만 영화는 불가능하다고들 했지만 벌써 6편이나 나왔고, 그중 2편이 1300만명을 넘었다. 이제는 1500만명도 바라볼 수 있는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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