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대학생 “월세 비싸 6년째 반지하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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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10.02 14: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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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자취·하숙생 절반이 최소주거면적 14㎡ 이하 거주

 

서울 모 사립대 4년생인 김모씨(25)는 6년째 반지하 월세방을 전전하고 있다. 김씨는 대학 입학 후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해 자취생활을 해야 했다. 싼 집을 찾다보니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 영등포에 반지하방을 겨우 구할 수 있었다.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0만원짜리였다. 학교 앞 원룸을 얻으려면 보증금 1000만원에 매달 50만원은 내야 한다. 햇빛도 들지 않고 공용화장실을 써야 했다.

김씨는 얼마 전 친구 3명이 살고 있는 원룸에 들어갔다. 역시 반지하 월세방이었다. 학교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곳이다. 보증금 350만원에 월세 35만원. 그나마 4명이 나눠서 내기 때문에 부담이 덜했다. 매학기 400만원 이상씩 학자금 대출을 받은 그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방학 때는 물론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학교 앞에 들어서는 고층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김씨는 “저렇게 많은 집 중에 내 한 몸 누일 곳이 없다니 암담하다”며 “좋은 집은 고사하고 학교 근처에만 살 수 있어도 좋겠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유학을 온 대학생들이 비싼 주거비 등 열악한 주거환경 탓에 고통받고 있다. 등록금 1000만원 시대에 치솟는 전·월세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서울YMCA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수도권에서 자취·하숙을 하는 대학생 5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 중 52%가 주택법이 정한 최소 주거면적 기준(14㎡) 이하의 비좁은 공간에서 살고 있었다. 그럼에도 주거비 부담은 크다. 대학생 10명 중 4명(38%)은 매년 집값 인상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들 중 35%는 집값 때문에 용돈과 생활비를 절약했다고 답했으며 30%는 반지하나 고시원,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했다고 밝혔다.

 

각 대학마다 기숙사가 있지만 학생 수용률은 턱없이 낮은 게 현실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7일 대학알리미에 공시한 180개 4년제 대학 지표를 보면 올해 기숙사 수용률은 17.7%에 불과하다. 외국인과 의대생 등 특정단과대, 고시생 전용 기숙사 등을 제외하면 일반 대학생들의 수용률은 더 낮아진다. 기숙사 수용률은 전체 재학생 수 대비 기숙사에 수용 가능한 인원의 비율이다. 서울 소재 대학의 지방 출신 학생 비율이 50%가량이기 때문에 매년 각 대학에서는 기숙사 입실전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기숙사비도 만만치 않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의 조사를 보면 서울 주요 대학의 한달 기숙사비는 30만원대다. 한 대학생은 “기숙사에 들어가기도 힘들지만 기숙사비가 웬만한 월세에 맞먹어 한 학기 만에 나오는 친구들도 많다”고 말했다. 조성주 경제민주화2030연대 대표는 “대학설립·운영 규정에는 기숙사가 기본시설이 아닌 지원시설로 돼 있고 기숙사비에 대한 규제가 없다”며 “대학이 기숙사를 교육의 조건으로 보는 게 아니라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하다보니 기숙사비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27일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대학생 주거권 네트워크’가 결성됐다. 이들은 “대학생들에게 안정된 주거는 교육권의 하나”라며 기숙사비의 인하와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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