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연기할 땐 ‘척하는’ 게 아니라 그 배역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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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10.02 14: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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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뉴시스 [http://www.newsis.com]

 

ㆍ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순정남 이희준

 

대학로에서 내공을 쌓아온 이희준(33)은 캐릭터 창조의 유연성이 뛰어난 것으로 연극판에서 평가받아오던 배우다. 그의 특장점은 최근 종영한 KBS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준재벌급의 부잣집 아들인 레스토랑 사장,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무장해제되는 순정남. 그동안 수많은 꽃미남 배우들에 의해 정형화되어 온 이 같은 로맨틱 가이 캐릭터는 배우 이희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새로운 유형으로 세상에 나타났다.

서걱거리고 투박하면서도 맑고 유쾌한 천재용은 분명 이전에 보지 못했던 종류의 로맨틱 가이다.

“시청률이 높아 인기를 얻게 됐다고 천재용이 특별하거나 더 소중한 건 아니다”라는 그는 드라마 한편으로 벼락스타가 된 듯한 요즘 상황이 불편하고 어색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보수적인 편인데 드라마를 마치고 보니 여자친구에게 좀 더 애교를 부려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지혜롭게 넘기고 싶은 시기죠”

여자친구를 비롯해 온갖 시시콜콜한 사생활까지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도배하다시피 하는 최근 몇 달간은 그가 난생 처음 맞아보는 시간들이다. 편하고 진솔하게 했던 이야기인데 일부만 발췌돼 자극적인 뉴스로 뜨고 다시 거기에 악플이 붙는 것도 처음 경험했다.

 

‘왜 연기로 평가받지 못하고 가십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하는 생각에 속상한 마음도 생겼지만 이 또한 배우로 성장해가면서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피할 수 없다면 감사하고 즐기자, 그리고 지혜롭게 잘 경험해보자는 해답을 찾게 된 건 유준상, 김남주 등 <넝쿨당>을 함께했던 배우들을 비롯해 그동안 함께 호흡해온 선배, 동료들 덕분이다.

“극단 ‘차이무’ 선배들에게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외부적인 조건들이 마음을 쥐락펴락하고 온갖 유혹들이 많더라도, 그런 데 영향받지 않고 연기에 대한 중심을 잃지 않는 선배들이 주변에 많이 계신 게 큰 복이죠. 그렇게만 살았으면 좋겠어요.”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해요”

드라마 종영 후 그는 북한산엘 다녔다. 천재용을 털어내기 위해서다. 그에겐 배우로서 갖는 독특한 습관이 있다. 일종의 작별의식이다. 잘 비워내야 또 다른 인물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그 인물과의 만남을 돌이켜보고 반성할 건 반성한다. 몇 초짜리 단역부터 천재용까지, 지금까지 그가 맡았던 모든 배역이 예외 없이 이 같은 과정을 거쳤다. 천재용은 아직 작별과정에 있다. ‘대세남’으로 떠오르면서 생각지도 못한 일정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게 아쉽다.

 

“앙코르와트를 1주일간 걷고 오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기약없이 미뤄졌어요. 틈만 보고 있죠. 비워내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인물을 만났을 때 그게 얼마나 힘든지 알거든요.”

 

■ 뻔한 배역도 뻔하지 않게

문성근, 송강호 등 숱한 명배우를 배출한 극단 차이무 이상우 예술감독은 “그처럼 캐릭터에 대해 공부하는 배우는 보지 못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대학로에서는 그를 두고 무대에서 정말 많은 얼굴을 보인다고 말한다. 어떤 배역을 맡겨도 예측하지 못한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영화 <부당거래> <모비딕> <화차> <특수본>을 비롯해 KBS <드라마스페셜>, 드라마 <난폭한 로맨스> 등에 출연했던 그는 배역의 비중을 넘어서는 인상적인 모습으로 관객(시청자)들의 기억에 자리잡고 있다.

 

 “삶도 연기도 진실하고 싶어요. ‘척하는’ 게 아니라 그 순간에 그 배역이 되는 거죠. 슬픈 것이지, 슬픈 연기를 하는 게 아니란 거죠.” 이상우 감독이 그를 두고 “관객에게 거짓말하지 않고 우직하게 승부하는 흔치 않은 배우”라고 한 것은 아마 그의 진심이 깔린 연기 때문일 게다.

 

■가슴이 끌리는 작품, 재미를 자극하는 배역

그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다. “차이무에서 배운 건데, 연기는 소꿉놀이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마치 넌 엄마 역, 난 아빠 역 하고 놀아보는 거죠. 그런 기분으로 작품을 접하면서 내가 놀아보고 싶은 재미있는 배역을 발견하게 될 때 그게 가슴을 끌어요.” 주로 조폭, 경찰 등 강한 배역을 연기해오던 그에게 건네진 캐릭터 천재용의 첫인상도 “재미있겠다”는 거였다. 실제로는 반지하에 살고 있는 배우, 그렇지만 그가 연기하는 것은 엄청난 부잣집 아들.

 

“누군가의 삶을 살아보는 것. 엄청나게 재미있는 거잖아요. 게다가 그 역할을 이해하게 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현실의 삶을 반성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연기를 하고 있는 제 삶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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