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교육] “나만 재밌는 장난은 폭력, 장난도 처벌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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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9.19 13: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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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4년째 학교폭력 예방강의 수서경찰서 신하영 경사

 

그가 교실에 들어서면 아이들의 눈이 반짝인다. 학교폭력 예방교육이라 지루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작은 체구에도 또박또박 좌중을 휘어잡는 목소리, 귀에 쏙쏙 전달되는 메시지. 그의 강의는 지루해할 틈이 없다. 서울 수서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소속 신하영 경사(41)는 관내 학생들에게 ‘이모 경찰’로 불릴 정도로 유명 강사가 됐다. 지난달 서울지방경찰청이 주최한 학교폭력 근절 ‘범죄 예방교육 강의 경진대회’에서도 대상을 차지했다.

신 경사는 관내 56개 초·중·고를 돌아다니며 학교폭력 예방 강의를 하고 있다. 올해로 4년째다. 학교 사정에 따라 1년에 한 번 교육을 할 때도 있고, 1·2학기에 한 번씩 두 차례 할 때도 있어 다양한 커리큘럼을 준비해놓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고학년, 중학교, 고등학교로 나눠 커리큘럼을 짜놓았으며 학기마다 업데이트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는 이론보다 사례 위주의 강의를 펼친다.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카카오톡으로 욕을 하는 것은 학교폭력일까요, 아닐까요’ ‘청소년이 밤 10시 이후 PC방에 가도 될까요, 말까요’ 등의 질문을 던진다. 정답을 맞힌 그룹에는 ‘117 학교폭력신고센터’의 전화번호가 적힌 멀티펜이나 포스트잇, 파일케이스 등 기념품을 주며 설명을 곁들인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즐기면서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아이들은 학교폭력에 대해 잘 몰라요. ‘내가 널 놀리는 게 무슨 범죄야’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제가 강의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 ‘나만 재미 있으면 폭행이다’ ‘장난도 처벌받을 수 있다’예요. 그리고 학교폭력과 신고 방법 등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몇 번씩 이야기하죠.”

그의 강의는 학교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아이들은 고민이 생기거나 대화 상대가 필요할 때도 그를 찾는다. 그는 올해 초 만난 중학교 2학년 ‘일진’과 카카오톡으로 수시로 대화를 나눈다. 또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 두 번 자살을 시도한 고1 여학생과는 방학 때 함께 봉사활동을 했다. 그 사이 아이들이 달라져 평균 10점대였던 성적이 50점대로 올라섰고, 유엔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아이들은 신경을 쓰면 쓸수록 달라져요.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아이를 대할 때는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해주죠. 반면 가해학생을 대할 때는 서릿발같은 호통을 쳤다가 아이의 마음에 담긴 응어리를 풀어주죠. 지난 4년 동안 끊임없이 되뇌고 다짐해온 말입니다.”

 

신 경사는 아홉 살 딸을 둔 엄마다. 그의 강의에서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는 “내 자식을 가르치는 마음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며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한 번이라도 더 안아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의 명인’이 전하는 학교폭력 근절 방안은 무엇일까. “장난으로, 잘 모르고 하는 학교폭력은 교육을 통해 바로잡아주고, 지속적으로 가하는 학교폭력은 강력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잘 키워야 해요. 네 새끼, 내 새끼 할 게 아니죠. 청소년이 행복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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