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추석 출하 앞두고 과실 낙과 날벼락”… 농어민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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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9.18 14: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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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뉴시스 [http://www.newsis.com]

ㆍ태풍 ‘산바’ 내륙 관통… 산사태 사망자도

 

태풍 ‘산바’가 관통하면서 17일 전국 곳곳에서 인명 피해와 주택 및 농경지 침수, 산사태, 정전, 도로통제 등이 속출했다.

특히 지난 여름 지독한 가뭄에 이어 집중호우, 연이은 태풍으로 과수·시설재배 농가와 양식어민 등 농어민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이날 오후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에서 산사태가 발생, 토사가 인근 컨테이너 조립식 건물을 덮쳐 이모씨(49)가 매몰됐다. 이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북 경주시 안강읍 대동리에서는 약 100t의 산사태가 단독주택을 덮쳐 류모씨(29)가 크게 다쳤다.

산바는 무엇보다 농어민들의 터전을 할퀴고 지나갔다.

전북에서 배(3만3000여㎡)를 재배 중인 김영춘씨(74·완주군 이서면)는 이날 “50여년 배 농사를 지었지만 요즘같이 힘들었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태풍 볼라벤으로 배밭이 초토화됐는데 또다시 엄청난 태풍이 닥치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지었다. 김씨는 “예년 같으면 추석 명절을 맞아 1억여원의 수익을 올렸겠지만, 지금으로선 그저 떨어진 배를 배즙용으로 겨우 팔아야 할 처지”라며 고개를 떨궜다.

 

경남에서 300여그루의 단감 농사를 짓는 김찬두씨(41·밀양시)는 “2003년 태풍 ‘매미’ 때의 악몽이 재연됐다. 태풍 볼라벤과 덴빈을 잘 피했는데 이번엔 직격탄을 맞았다”며 허탈해했다. 그는 “인건비와 자재비가 최소 1억원이나 되는데 생산비도 못 건질 판”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북 포항에서 가장 오지마을인 죽장면 상옥리에서 사과농사(1만5000여㎡)를 짓는 손대원씨(61)도 “다 익은 사과가 땅바닥에 하나둘 떨어질 때마다 내 가슴도 철렁철렁 무너져 내렸다”며 “단 며칠만 더 견디면 사과를 좋은 값에 내다팔 수 있는데, 마지막에 웬 벼락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태풍은 어민들의 생계 터전도 짓밟았다. 양식장이 많은 전남 여수시 남면 화태리 복정마을 주민들은 일손을 놓은 채 멍한 표정이었다.

 

이 마을 박병철씨(56)는 “가두리 양식시설 등이 파손돼 3년을 키워온 조피볼락이 1만마리나 유실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조피볼락은 마리당 무게가 400g이나 돼 추석 때 출하해 가족과 넉넉한 명절을 보낼 계획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남 통영·거제·남해·사천 등 남해안에서도 가두리 양식장의 피해가 이어졌다. 어민 김정규씨(남해군)는 “태풍 매미 때와 비슷하다”며 “육상 양식장에 바닷물을 올려야 하는 물펌프가 고장나 일부 고기가 죽었고, 바다에 설치한 가두리 양식장도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삼랑진 등 낙동강 하류에는 6년 만에 홍수경보가 내려졌다. 경남 거제·통영·창원시 등에서는 12만여가구의 전기공급이 끊겼다. 제주도는 이틀째 바닷길, 하늘길이 모두 막힌 가운데 폭우와 강풍으로 곳곳에서 침수, 정전사태가 벌어졌다.

 

부산~김해 경전철의 운행도 한때 중단됐고, 여객선 96개 항로와 항공기 265편의 운항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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