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한국 신용등급 상향’ 사전 유출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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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9.17 13: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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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재정부, ‘S&P 관련 브리핑’ 미리 예고
ㆍ공식 발표 전 주식 거래량 2~6배 폭증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한국에 대한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정보가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에 사전 유출됐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기획재정부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의 공식 발표 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이 2~6배 폭증한 것이다. 한국거래소도 이를 확인했다.

경향신문사가 한국거래소의 주식거래자료를 분석한 결과, 14일 오전 11시29분 유가증권시장 주식 거래량은 1062만6000주로 직전 11시28분 거래량 191만4000주에 비해 5.56배 뛰었다. 같은 시각 코스닥시장에서도 주식거래가 2배가량 증가했다. 11시29분40초쯤에는 거래량이 7배 정도 뛰었고, 이후에도 몇 차례 대량 매수주문이 나와 거래가 이뤄졌다. 이후 유가증권시장 주식 거래량은 7~8분가량 평상시보다 2~4배 많게 500만주 안팎의 거래량을 보이다, 11시38분쯤 167만주로 줄어들었다.

증권업계서는 거래량 급증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정보를 미리 입수한 세력이 대규모 주식매집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점심을 먹기 위해 나가려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대량으로 매수주문이 나왔다”며 “국가신용등급 관련 호재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다”고 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의 신용등급 상향 소식은 기획재정부가 맨 먼저 알고 있었다. 재정부 실무자는 이날 아침 스탠더드앤드푸어스로부터 신용등급 조정 사실을 통보받았다. 그러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와 공동발표를 위해 당일 오후 1시로 발표를 미뤘다.

재정부는 오후 1시 발표 예정소식을 당일 오전 11시20~30분 정부 유관기관과 언론 등에 전했다. 한국 국가등급 상향 조정은 알리지 않고 다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관련 발표가 오후 1시에 있을 예정’이라고만 고지했다. 그러나 금요일 오후에 재정부가 브리핑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고, 무디스와 피치사 등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브리핑 내용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라는 추론이 가능했다.

 

결국 이런 정보가 주식시장에 흘러들어 순식간에 거래량이 폭증했고, 이 과정에서 ‘큰손’들은 적잖게 이득을 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런 정보는 외환시장과 채권시장 등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 담당자들도 주식 거래량 이상 폭증 사실을 포착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당일 11시28분 전후 주식 매매 동향이 수상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소의 시장감시 업무는 개별 종목에 한정돼 있어 전체 주식 거래량과 주가지수 움직임에 관한 조사는 하지 않는다”면서도 “당시 누가 얼마만큼의 매수주문을 냈는지는 필요할 경우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의 주식시장은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3차 양적완화(QE3)’ 발표로 장 초반 코스피지수가 45포인트 안팎 뛰었고 거래량도 분당 1000만주를 넘어서는 등 폭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10시를 넘기면서부터는 거래량은 줄고 코스피지수 움직임도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27일 이뤄진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소식은 점심 때 외신을 통해 맨 먼저 알려졌고, 주식과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일 피치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소식은 장 마감 뒤인 오후 6시에 발표돼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재정부 관계자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갔다는 사실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공식 발표 전에 한국 언론에 보도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등급 상향 조정 자체를 취소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에 만전을 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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