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태크/금융] ‘신탁 후 임대’ 하우스푸어에 득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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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9.13 18:05:32
  • 조회: 536

 

ㆍ우리금융, 1주택 실거주자 대상 시범사업
ㆍ“대출이자 수준 임대료 은행만 이익” 지적도

 

우리금융지주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대출자를 대상으로 ‘신탁 후 임대’ 제도를 실시한다. 채무자는 주택 소유권을 맡기는 대신 신탁기간 동안 대출이자 수준의 임대료를 내면서 살던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다. 집을 소유했지만 가난한 사람을 일컫는 ‘하우스 푸어’ 대책이지만 은행에만 이익이 되고 대출자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지난 12일 신탁 후 임대 개념을 활용한 시범사업을 이르면 이달 말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상자는 1주택을 가진 실거주자로 일시상환 원금과 분할상환 원리금을 연체했거나, 1개월 이상 이자 연체자이며 대출이자 수준의 임대료를 낼 수 있는 고객으로 한정했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700여가구(대출 규모 약 900억원)에 이 제도를 우선 적용하고 계열은행인 경남·광주은행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은 주택 소유권을 은행에 맡기되 3~5년 신탁기간 동안 대출이자 수준의 임대료를 내면서 기존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다. 깡통주택이 은행 신탁자산으로 귀속돼 다른 채권자들의 가압류 등 채권추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채무불이행자로 전락할 위험도 줄어든다.

신탁기간이 끝나거나 임대료를 여섯 달 이상 내지 않으면 대출자의 동의 없이 해당 주택은 매각된다. 집이 팔릴 경우 대출자는 매각대금으로 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을 우선 변제해야 하고 나머지는 대출자가 갖는다. 신탁계정에서 1순위로 수익을 가져갈 권리가 은행에 있기 때문이다. 대출자에겐 다시 집을 살 권리가 부여되기 때문에 신탁기간이 끝나기 전에 대출자가 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으면 주택 소유권은 바로 채무자에게 돌아간다.

우리금융은 부동산 관리처분신탁 방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이 법인에 주택을 매각하고 향후 재매입하는 구조(세일 앤드 리스백)에서는 주택 거래에 따른 취득세 등 비용이 많이 발생해 임대료 상승이 불가피하고 주택 매입가격 산정도 쉽지 않아 하우스 푸어 대책으로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의 신탁 후 임대제는 경매로 집이 넘어가는 상황은 피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하우스 푸어들의 고통을 덜고 부동산 시장을 짓누르는 악성 매물을 걷어내는 데 일정한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제한적인 수준에서 진행되는 시범사업 수준이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탁 후 임대 방식은 은행이 아닌 다른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고, 채무자를 되레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신탁회사로 부동산 관리처분권이 넘어가면 이 부동산에 법적인 울타리가 둘러쳐져 카드사 등 다른 채권자가 압류 처분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집의 잔존가치가 남아 있다면 채무자가 추가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집을 신탁한 이후에는 새로운 자금을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회에서 채무자가 개인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채권자가 강제집행할 수 없도록 담보물권을 묶어두도록 하는 통합도산법 개정안을 논의 중”이라며 “법이 개정되면 연체를 했더라도 빚을 갚을 수 있다면 집이 안 넘어간다. 하지만 신탁 후 임대를 하면 임대료가 연체될 경우 신탁회사가 바로 채무자를 내쫓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대출자가 이자를 내지 못해 연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료를 대출이자 수준으로 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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