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률] 흉악범죄 때마다 ‘사형 부활’ 목소리… 분노에 편승한 영합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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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9.07 18: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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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처벌 강화냐, 아니냐” 이분법적 논란만 되풀이
ㆍ재범 고리 끊을 ‘실형 선고 확률 높이기’ 필요

사형제도의 존폐와 집행 재개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그동안 집행 자체를 하지 않아 사실상 ‘폐지’ 상태이던 사형 문제가 대선정국과 맞물리면서 되살아나고 있다. 잇따른 흉악 범죄에 대한 분노에 기댄 ‘처벌 강화’ 주장이 배경이다. 하지만 사회적 범죄를 놓고 ‘처벌 강화냐, 아니냐’는 이분법적 논란으로 수렴되면서, 종합적 대책 마련엔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는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인혁당 사건을 기억하지 않느냐. (재심에서) 무죄가 났지만 무고하게 죽었다”면서 사형제 폐지를 주장했다. 이 대표의 사형제 폐지론은 당초 원고에 없었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전날 사형제 존치 필요성을 제기하자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흉악한 일이 벌어졌을 때, 그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죽을 수 있다는 경고 차원에서도 (사형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범죄 억지효과를 거론한 만큼, ‘사형의 현실화’ 의도로도 해석될 수 있다.

실제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 후 ‘처벌 강화론’이 폭주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4일 경기도청 월례조회에서 “인륜에 반하는 자들에게 1심, 2심에서 사형 판결을 내려놓고 대통령부터 집행부까지 모두 집행을 안 하고 있다. 이게 누구를 위한 인권인가”라며 사형 집행 재개를 주장했다.

심지어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성범죄자들에게 ‘물리적 거세’(외과적 치료)를 하는 내용의 ‘성폭력범죄자의 외과적 치료에 관한 법안’을 발의했다.

반면 민주당 문재인·손학규·정세균 대선 경선 후보는 ‘사형 집행 불가, 사형제 폐지’ 입장이다.

다만 김두관 후보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기본적으로는 사형제도에 동의하지만 사형제 존속과 폐지에 관련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15년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국제인권기구인 앰네스티 등으로부터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으로 분류됐다. 이는 한국이 인권 선진국으로 자리매김되게 한 이유 중 하나였다.

문제는 사형제 논란이 흉악 범죄가 벌어질 때마다 되풀이돼 왔지만, 그 근거인 처벌 강화의 실효성은 미지수란 점이다. ‘부산 여중생 살인사건’이 일어난 2010년 3월 사형 존폐 논쟁이 가장 최근의 예다. 당시 한나라당에선 “사형 집행을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이주영 의원) 등 목소리가 불거졌다. 반면 검사 출신 주성영 전 의원은 형법상 가석방 및 사면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사형제 폐지’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주 전 의원은 당시 “1976년 사형제를 폐지한 캐나다에서는 인구 10만명당 살인건수가 1975년 3.09건에서 1999년엔 1.76건으로 줄었다. 이는 사형제도가 살인 범죄를 줄인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없다는 증거”라고 했다.

민주당 아동·여성대상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인 김상희 의원은 5일 KBS 라디오에서 “여야가 경쟁적으로 법을 내놓지만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라며 “신중하게 검토해서 종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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