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식품사슬’의 정점에 오른 옥수수, 세계 곡물 파동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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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8.24 15: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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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지배하는 옥수수의 마력
체내 탄소 생성의 69% 차지… 친환경 소재에 활용도 증가

 

미국발 세계 곡물 파동의 근원은 옥수수다. 그 옥수수는 슈퍼마켓 진열 상품의 75%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루에 세 끼 꼬박 챙겨 먹는 일상은 ‘무엇을 먹을까’ 하는 고민의 연속이다. 그러나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이자 환경운동가인 마이클 폴란은 인간은 단지 ‘지 메이스(Zea Mays)’를 먹고 산다고 단언한다. 이는 옥수수의 학명이다. 그는 저서 <잡식동물의 딜레마>를 통해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떤 것이든 결국은 옥수수를 먹는 것과 같다고 했다.

옥수수는 벼, 밀과 함께 세계 3대 식량 작물로 꼽힌다. 재배해 먹기 시작한 것은 500년 정도로, 다른 곡물보다는 짧다. 한국 농촌진흥청 보고서를 보면 옥수수는 전 세계 1억5900만㏊에서 연간 8억1900만t씩(2009년 기준) 생산된다. 밀(6억8600만t)과 쌀(6억8500만t)보다 20%나 많다.

옥수수는 단기간에 ‘식품사슬’ 정점에 올랐다. 이 같은 파급력은 광범위한 활용이 가능한 덕이다. 특히 대부분의 먹거리에 직간접적으로 들어간다. 미국 포브스는 최근 슈퍼마켓에 진열된 식품의 75%가 옥수수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란 교수도 가공식품 1500여개 중 1300개 정도에 옥수수가 들어가 이를 빼고 먹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CNN방송의 의학 전문기자인 산제이 굽타 박사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통해 실제 옥수수가 몸에 얼마나 들어갔는지 실험하기도 했는데, 그 결과 체내 탄소의 69%가 옥수수에서 생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농진청 보고서는 ‘버릴 것이 없다’고 옥수수를 설명했다. 인간과 가축의 식량뿐 아니라 바이오에탄올로 만들어 연료로도 쓰인다. 알갱이는 속(배유)과 눈(배아), 껍질이 각각 쓰이는 용도별로 분리돼 생활 소비재 속으로 들어가고, 옥수수 속대 역시 식품과 화장품의 재료가 된다.

고과당시럽은 형태가 보이지는 않지만 옥수수가 식품 안에 들어가는 대표 사례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럽은 요구르트와 드레싱, 버터 등의 첨가물로 쓰인다. 이 시럽에 캐러멜 착색제가 합쳐지면 콜라가 완성된다. 옥수수를 먹고 자란 소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이 소에서 짠 우유는 옥수수 덕에 비타민D가 두 배 많은 강화우유가 된다.

일반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에서의 옥수수 용도는 더 다양하다. 아스피린에도 옥수수가 들어간다. 반질반질한 약의 바깥면에 발라진 코팅제가 옥수수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CAP)인 경우가 많다. 모든 약에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알약이나 가루약을 담는 캡슐에도 쓰인다. 삼키기 좋게 도포를 해주고 위산에 약이 바로 닿는 것을 막아 약효를 오래 지속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치약에도 옥수수 성분이 있다. 치약 특유의 질감과 맛은 ‘소르비톨’이라는 성분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 물질은 옥수수의 포도당으로 만들어진다. 소르비톨이 들어가지 않으면 치약은 미끈거리는 비누 맛이 난다고 한다.

편지봉투나 우표에도 옥수수가 있다. 뒷면에 침이나 물을 묻히는 부분에 숨어 있다. 옥수수에서 뽑아내는 전분은 물(침)이 닿으면 끈적끈적하게 변한다. 이를 얇게 펴 발라진 부분이 끈적끈적했다 다시 마르면서 양쪽 면을 붙드는 데 활용한 것이다.

타이어를 만들 때도 옥수수를 쓴다. 완성품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성분이다. 성형 틀에 찍어내는 제품들은 압축 공정을 거친다. 이때 금속으로 만든 틀에 내용물이 붙지 않게 하려면 전분 가루를 뿌려줘야 한다.

옥수수 향이 나는 화장품은 없지만 향수의 주요 성분은 옥수수다. 향수는 기화점이 다른 여러 가지 식물성 알코올을 합성해 향을 만든다. 이때 쓰는 알코올을 옥수수에서 뽑아내는 것이다. 브러시나 아이섀도 등 색조 화장품에도 옥수수가 쓰인다. 샴푸, 컨디셔너에 들어가 모발 화장품이 된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기저귀에도 옥수수가 들어간다. 아이들이 오줌을 많이 싸도 기저귀가 흠뻑 젖지 않는 것은 층층이 초흡수제가 겹쳐져 있기 때문이다. 여러 물질이 혼합된 흡수제에는 에틸렌도 들어간다. 바로 이 물질이 옥수수 녹말(콘스타치)에서 나온다.

친환경 소재를 위한 옥수수 활용은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캔 등의 뚜껑 부분을 보호하고 새 제품이라는 것을 표시하는 플라스틱 보호막도 옥수수로 만든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포도당으로 플라스틱과 같은 질감을 낼 수 있게 되면서 가능해졌다. 삼성전자 등이 옥수수 휴대전화를 만들 때도 같은 방식을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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