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휴대폰 뺏고 연애 금지…아이돌, 강제 합숙 속 경쟁 또 경쟁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8.06 16:03:06
  • 조회: 741

 

사진제공 : 뉴시스 [http://www.newsis.com]

 

ㆍ티아라 사태로 본 걸그룹 현실

 

“티아라 문제는 단순히 한 걸그룹만의 문제가 아닐 겁니다. 다른 그룹들도 멤버들의 따돌림이나 갈등이 있겠죠. 그건 한국형 아이돌 그룹의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가요제작자 ㄱ씨는 3일 “아이돌 그룹은 뜻맞는 아티스트들이 함께 모여 만든 게 아니라 기획사가 합숙을 통한 스파르타식 훈련을 통해 만들기 때문에 멤버들의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른 제작자 ㄴ씨는 “티아라 사태를 통해 표면화됐을 뿐, 아이돌이 생산되는 현행 구조와 시스템상 이 같은 사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 된 아이돌 그룹의 이면에는 그만큼 짙은 그늘이 있다는 것이다.

 

길게는 7~8년간 연습생 생활
사회화 교육 받을 시스템 부재
“수익상품 취급 회사 인식 문제”

 

■ 사생활은 없다

“연애 금지가 3년이라 올해 5월에 풀리는데 사장님이 5월이 지나도 안된다고 했어요.” 지난 4월 SBS <강심장>에 출연한 걸그룹 2NE1의 멤버 산다라박은 연애조차 못하게 한다고 푸념했다.

지난해 데뷔한 ㄷ 걸그룹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휴대폰은 1등할 때까지 없애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회사에서 권유했는데 우리도 그게 좋을 것 같다”고 덤덤하게 얘기했다. 걸그룹 슈가의 한예원은 2009년 11월 방송에 나와 “배가 고파서 길거리의 은행을 주워 (집에서) 먹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기획사와 아이돌 멤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돌의 생활은 화려하기는커녕 철저하게 통제된다. 기본적인 인권마저 없어보인다. 엄격하고 강압적인 생활은 스타가 되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통과의례라는 인식을 제작사나 아이돌 멤버 모두 공유하고 있다. 기획사에 따라 합숙환경도 천차만별이다. 예닐곱 명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데 화장실이 한 개밖에 없어 불편하다고 푸념하는 아이돌 그룹도 있었다.

연예계에서는 “아이돌은 합숙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국가대표 선수가 돼 선수촌에 들어가 단체생활을 하는 것처럼 데뷔를 앞두고, 혹은 데뷔를 하게 되면 아이돌 가수들은 본격적인 합숙이 시작된다. 매니저와 관리 스태프가 붙어 의식주와 모든 일정을 관리해준다. 자발적으로 뭉쳐도 함께 사는 것이 힘든데 기획사에 의해 강제된 합숙은 한창 감수성 예민한 10대로서는 감당하기 버겁다. 외모가 중시되다 보니 자연히 금욕적 식단은 필수적이다. 해체된 ㄹ걸그룹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이어트를 하도 많이 했더니 잠꼬대로 ‘잘 먹겠습니다’하고 외친 적도 있다. 후유증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연예기획사 ㅂ대표는 “이렇게 일사불란한 통제나 관리가 없다면 1년에도 수십 팀이 쏟아져나오는 경쟁 무대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면서 “특히 아이돌 가수의 행동거지나 말 한마디는 곧 팀의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 경쟁 또 경쟁

연예계에서는 “아이돌은 경쟁을 통해 유지된다”고 한다. 오디션만 하면 수만명씩 몰려들고, 경쟁을 뚫고 연습생으로 선발되고, 데뷔 이후에도 경쟁을 통해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도 출연한다는 것이다. 경쟁 시스템은 아이돌 그룹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지탱시키는 힘이다. 경쟁은 연습생이 되는 것부터 시작된다. 아이돌 지망생에게 재수, 삼수는 기본이다. 2NE1의 씨엘은 3년 동안 오디션 테이프를 보냈고, 직접 찾아가 끈기를 인정받아 연습생이 될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상위권에 든 지원자들 역시 대형 기획사의 연습생으로 발탁된다. 본격적인 경쟁은 연습생이 되고 나서도 이어진다. 이들도 언제 어떻게 낙오할지 모른다. 기간도 짧게는 1년에서 7~8년간 연습생 생활을 하는 경우도 많다. 지상파와 한 케이블 방송은 빅뱅과 2PM을 대상으로 멤버를 선발하고 탈락시키는 과정까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방송하기도 했다. 아이돌 그룹 멤버 ㅅ씨는 “연습생 기간이 제각각이고 데뷔 방법도 다르다 보니 같은 팀이 됐다고 하더라도 누구는 고생을 더했니, 덜했니 하는 문제로 빚어지는 감정싸움도 필연적으로 따르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데뷔해도 끝이 아니다. 고만고만한 팀들 사이에서 뜨기 위해선 무한경쟁이 뒤따른다. 멤버 하나가 얼굴을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면 자연히 팀 이름이 알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획사들은 소수의 멤버를 뽑아 스타 만들기에 나선다. 이렇게 뽑힌 멤버는 그룹을 대표해 인기를 얻는 사이 다른 멤버들은 소위 ‘병풍’으로 전락한다. 걸그룹 멤버 ㅇ씨는 “인기 많은 다른 멤버에게 축하해주고 함께 기뻐해줘야 우리 팀이 같이 살 수 있다는 건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이상적인 모습”이라며 “그렇지만 소속사가 그런 소외된 멤버에 대한 배려보다는 인기 여하에 따라 차별하고 무조건 참으라고 하는 것은 잔인한 처사 같다”고 털어놨다. 경향신문과 만난 많은 아이돌들이 자신이 주목받지 못하는 데 따른 초조감과 불안감, 상대를 미워하거나 질투하는 감정을 가졌음을 토로했다. 그나마 시스템이 잘 돼 있는 극소수의 대형 기획사들은 멤버들이 골고루 주목받도록 출연 프로그램이나 광고를 안배하며 관리를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기획사는 특정 멤버 한 명의 인지도와 인기에 팀을 걸고 가는 식이다.

 

■ 사회화 교육 기회 드물어

걸그룹 주얼리의 멤버 조민아로 활동하다 이름을 바꾼 조하랑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모여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휴식과 개인생활은 거의 없고 달리기만 하는 스케줄, 부족한 사회경험 때문에 ‘관계’에서 오는 문제들을 현명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갑작스레 올라간 지위는 영원할 것처럼 사람을 변하게 한다.”

또래의 평범한 청소년 집단과 달리 사회화 과정을 겪지 못했기 때문에 상당수의 아이돌 가수들은 가수 활동 이후에도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뿌리내리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어린 나이부터 세상과 격리되고 유명세를 타면 매니저와 스태프들이 모든 일거수 일투족을 돕고 관리해주기 때문이다. 연예인 ㅈ씨는 “회사에서 모든 것을 다 해주다 보니 세금은 어떻게 내는지, 지하철은 어떻게 타는지 몰라서 마치 바보가 되는 기분이 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소수의 대형 기획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의 대책을 내놓기도 한다. 학습권과 노동권 보장을 위해 연습실을 야간에 폐쇄하고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개인교사를 통해 정규교과나 다양한 과정의 프로그램, 외국어 등을 습득하게 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극소수 대형 기획사에 국한돼 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상품을 만들어 수익을 내는 구조는 자본주의에서 통용되는 당연한 시스템이지만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가요계는 상품, 즉 가수를 천대하고 존중하지 않는 풍토와 인식, 전근대적 마인드, 후진적 시스템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기획에 의해 만들어지는 아이돌그룹을 수익상품으로 대하는 기획사들의 의식과 태도는 상당한 문제가 있으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