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가족이 삶의 전부인 이 시대의 백홍석들 그들에게 희망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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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7.26 1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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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드라마 ‘추적자’ 신드롬 이끈 손현주

 

백홍석이 떠나갔다. 애끊는 미소 위로 뜨거운 눈물 한 줄기를 흘리며 기약 없는 이별을 고했다. 그렇지만 백홍석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내 이웃, 가족, 동료, 친구, 혹은 나 자신의 모습으로 말이다. SBS 드라마 <추적자> 종영 뒤 만난 배우 손현주(47)에게 종영 소감을 묻자 “그냥 좀…, 안쓰럽고 그러네요. 드라마는 16부작으로 끝났지만 백홍석은 계속 연장돼서 움직이고 있지요”라고 나직하게 말한 것도 여전히 우리 주변의 백홍석들 때문일 것이다. 수많은 이들의 짓이겨진 가슴 위로 뜨겁고 무거운 숙제를 던져 놓은 백홍석, 그리고 그의 쉼 없던 여정은 우리 시대, 우리 삶을 대변하는 배우 손현주를 통해 생명력을 부여받았다. 이 시대 사어(死語)가 되다시피 한 단어 정의와 공의. 드라마 <추적자>가 던진 이 화두 역시 배우 손현주를 거치며 살아 움직이는 단어가 됐다.

 

- 가히 <추적자> 신드롬이었죠. 뭐가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붙잡았을까요.

“사람이죠. 그리고 이 세상은 사람 사는 세상이고요. 백홍석이 강동윤에게 했던 대사처럼 세상엔 강동윤이 보는 사람, 백홍석이 보는 사람이 있죠. 권력과 돈이면 뭐든지 하는 사람들이 강동윤 옆에 있다면 백홍석 옆에 있는 사람들은 다르잖아요. 법을 지키기 위해 가족의 손에 수갑을 채우는 검사, 진실을 알리기 위해 형부와 맞서는 기자, 사고를 당하고 목숨이 위험한데도 남을 걱정해 주는 형사. 이게 백홍석이고 백홍석이 아는 사람이죠. 그리고 실제 이 땅에서 개미처럼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기도 하고요. 그런 사람들을 대변해주는 드라마가 만들어진 거니까요.”

 

- 이 시대의 백홍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은데요.

“개미처럼 묵묵히 땀 흘려 일하고, 힘든 건 소주 한잔 마시고 털어버리고, 삶의 중심이자 모든 것은 가족인 사람들. 그들 혼자는 백홍석과 같은 개미지만, 이 개미가 모이면 엄청난 큰 힘을 발휘하잖아요. 그런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결국 그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고, 그들 때문에 이 사회가 지탱되는 거니까요.”

 

-대선과 투표율, 재벌과 권력 등 현실의 민감한 부분들 때문에 이 드라마가 가진 정치적 함의에 대한 논의도 활발합니다.

“글쎄요. 그런 부분에 대해 언급할 건 없습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정치는 아니죠. 백홍석이 재벌이나 부패한 권력과 싸우는 것도, 대의명분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내 딸이 죽었어요…. 억울하게. 그 안에 다른 의미는 끼어들 여지가 없어요. 그저 딸을 위해 달리는 거죠. 그 안에 무슨 정치며 권력이 있나요. 드라마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안에서 뭔가를 얻고 느끼는 것은 시청자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 ‘손현주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주인공이 없어요. 다 주인공이고 다 조연이었죠. 모든 연기자들과 스태프, 제작진이 일체가 돼 딱 맞아떨어진 작업이었고, 누구 하나 스케줄 때문에 말썽 피우는 사람도 없었어요. 밤을 새워도 즐거웠죠. 이번 드라마의 성공이 다른 방송사나 제작관계자, 연기자들에게 이렇게 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아이돌스타 등 소위 눈길 끌 요소가 없다는 이유로 방송 전에는 큰 기대를 모으지 않았습니다.

“없는 게 많은 드라마였죠. 그렇지만 연기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이번에 큰 사랑을 받으면서 정말 고맙고 절실한 것이 50, 60, 70대 배우들이 전면에 나서서 이끌어도 이렇게 힘 있게 갈 수 있고, 성공하는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거예요. 트렌디한 드라마도 있어야겠지만 <추적자>처럼 깊은 간이 밴 드라마도 필요하다는 거죠. 이를 통해 50~70대 배우들이 더 거론되고 쓰임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미니시리즈가 젊은 배우들의 전유물은 아니라고 봐요. 그런 내공과 연륜 있는 분들의 로맨스도 미니시리즈가 될 수 있는 거죠.”

 

- 안방극장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내용이긴 했죠.

“지난해 가을쯤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땐 과연 이게 드라마로 가능할까 싶었어요. 나온다면 정말 모처럼 볼 수 있는 ‘간이 맛는’ 드라마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고 궁금해하는, 그렇지만 너무나 현실과 비슷하니까 괴로운 드라마죠. 제작을 두고 여러 차례 엎치락뒤치락하다가 모든 것이 너무 급하게 진행됐던 것이 초기에 좀 안타까웠어요.”

 

- 가족의 죽음과 같은 황망한 상황 앞에서 보여준 백홍석의 절제된 연기가 더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이 시대 아버지들이 펑펑 울지 않잖아요. 게다가 내가 다 표현해 버리면 시청자들이 느낄 몫은 없어지는 거죠. 드라마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자녀를 잃은 아버지들을 만나기도 했는데, 어떤 분은 절 보고서 눈물을 흘리며 ‘잘 보고 있다’고 격려해주시더라고요. 그분들 때문에 저도 더욱 감정이입이 됐고 힘을 낼 수 있었어요.”

 

- 아버지인 ‘자연인 손현주’에게도 이 작품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내 아이, 그리고 또래의 다른 아이들을 봤을 때 이 시대에 태어난 게 속상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부모들과 많은 대화도 나누지 못하고 할 일만 엄청나게 많잖아요. 아이들 모두 왜 그렇게 바쁜지…. 그렇지만 그 아이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도 없는 이 상황. 누가 책임져야 하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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