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학력 낮다고… 대출 거절 1만4천여건, 높은 이자 7만3천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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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7.25 15: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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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은행들, 가산금리 올려 이자 덤터기 씌워

 

감사원이 23일 내놓은 ‘금융권역별 감독실태 감사보고서’는 탐욕 가득한 금융권의 치부를 그대로 보여준다. 돈을 빌려주면서 학력 차별을 하는가 하면 높은 금리를 매겨 이자 부담을 강요했다. 연체자에겐 가혹했고, 돈을 갚아도 신용 회복엔 늑장을 부렸다. 카드 돌려막기가 횡행해도 눈을 감은 것은 물론, 리볼빙(일정 비율만 결제하면 나머지 금액은 대출로 전환되는 결제 방식) 권유로 고금리 대출을 늘려왔다.

시중은행들은 대출 가산금리를 임의로 인상하거나 새로운 가산금리 항목을 만드는 방식으로 2008년 10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20조4000억원의 이익을 거둬들였다. 한국은행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2008년 8월 5.25%→2011년 6월 3.25%)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신규·연장 대출 시 가산금리를 인상함으로써 가계와 기업은 실질적인 저금리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지표금리(CD 91일물 등 조달금리)에 가산금리(업무비용, 위험비용, 목표이익률 등 반영)를 더해 결정된다. ㄱ은행 등 4개 시중은행 본점은 신규·연장 대출 시 가산금리를 임의로 인상하거나 새로운 항목을 만드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렸다. 대출금리가 떨어질 경우 이자수익이 감소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ㄱ은행은 기존 가산금리 항목에 유동성 프리미엄(자금조달·운용상 만기불일치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 관리비용) 항목을, ㄴ은행은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에 대한 가산금리(1%)를, ㄷ은행은 연체실적이 있는 대출자에게 벌칙금리(2%)를 신설했다.

본점의 가산금리 인상 이외에 지점에서도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점장 재량으로 가산금리를 부과한 사례도 적발됐다.

ㅁ은행은 대출자에 대한 기한 연장 시 신용등급이 12등급에서 7등급으로 개선돼 신용프리미엄 이율이 하락하자 ‘다른 은행에서의 대출 과다 및 연체사실 보유’ 등의 사유로 지점장 가산금리를 부과했다. ㅂ은행은 대출에 대한 기한 연장 시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낮아지자 기존 대출금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지점장 가산금리를 매겼다.

감사원이 가산금리 인상 등에 따른 가계·기업의 대출이자 부담 증가효과를 추정하기 위해 금융위기 이전(2003년 1월~2008년 9월)과 이후(2008년 10월~2011년 12월)의 대출 가산금리를 비교·분석한 결과, 가계부문은 1.73%에서 2.57%로, 기업부문은 1.78%에서 2.71% 수준으로 각각 0.84%포인트, 0.93%포인트 높아졌다. 이로 인한 가계·기업 이자 부담은 기업이 16조6000억원, 가계가 3조8000억원 정도 증가했고 전체 이자 부담(20조4000억원) 증가 규모는 같은 기간 국내 은행 이자수익(206조3000억원)의 약 9.9% 수준에 달했다.

또 감사원이 금융위기 전후의 예금·대출 금리차(예대금리차)를 비교한 결과 2008년 10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예대금리차는 평균 2.20%로서 2003년 1월부터 2008년 9월까지의 예대금리차 평균(1.80%)에 비해 0.4%포인트 높은 수준이었다. 금융위기 이후 예대금리차의 확대에 따른 가계·기업의 이자 부담 증가액은 8조9000억원으로 추정됐다.

 

② 신용정보사, 며칠만 밀려도 바로 ‘연체자’

 

ㅅ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린 ㅇ씨는 ㅈ카드를 사용하면서 2010년 6월28일 41만5000원을 연체했다가 같은 해 7월5일 상환했다.

ㅇ씨는 석 달 뒤인 10월20일 8000만원의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 ㅅ은행을 방문했을 때 이 단기연체정보가 삭제되지 않은 채 신용평가에 반영된 사실을 확인했다.

ㅇ씨의 신용등급은 4등급에서 7등급으로 3단계 떨어졌고, 이 때문에 ㅇ씨의 대출금리는 2%포인트 상승해(5.92→7.92%), 연간 160만원의 이자를 더 부담하게 됐다.

신용정보회사에서 지나치게 짧은 5영업일을 기준으로 연체정보를 수집·등록함에 따라 돈을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신용등급이 평균 1.3등급 하락하고, 등급 회복에 평균 5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ㅇ씨처럼 곧장 연체금액을 갚았지만 이 짧은 기간 안에 발생한 연체정보를 신용정보회사가 등록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중 발생한 5영업일 이상 연체 건(1149만건)을 분석한 결과, 장기연체(90일 이상) 전이율은 8.9%에 불과하며 나머지 91.1%는 90일 이내에 상환됐다. 대출자가 5영업일 이상 연체했다고 해도 대부분이 연체 발생 후 30일 이내에 연체금액을 상환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금융기관의 실수 등으로 연체가 발생했음에도 연체 사실 등을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연체로 등록함에 따른 피해 사례도 다수 발생했다.

 

③ 고졸자 신용평점, 석·박사의 4분의 1 불과

 

신한은행은 개인 신용을 평가할 때 학력 차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이나 급여 외에 학력도 신용평가 요소의 하나로 삼은 것이다.

신한은행은 고졸 이하 대출자에겐 13점을, 전문대를 나온 사람은 38점을, 대학 졸업자에겐 43점을, 석·박사에겐 54점을 각각 줬다. 고졸자의 신용평점이 석·박사의 4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이 같은 학력 차별로 인해 대출이 거절되거나 학력이 낮은 대출자가 더 많은 이자를 부담했다.

감사원이 신한은행의 학력 차별 요인을 없앤 뒤 다시 평가한 결과 2008~2011년 신용대출 거절 건(4만4368건) 가운데 학력 요인 때문에 거절된 것이 1만4138건이었고, 같은 기간 신용대출 취급 건(15만1648건) 가운데 7만3796건은 학력 요인으로 대출자가 17억원의 이자를 더 부담했다.

 

④ 카드 무차별로 발급해 돌려막기 부추겨

 

지난해 7월 신용등급 4등급이었던 ㅋ씨는 이달 19일 8개의 카드를 이용해 본인의 소득 3000만원의 두 배인 6000만원을 카드론으로 대출받았다. 이후 8개의 카드로 현금서비스 1600만원을 받고, 2개의 카드로 카드론 1400만원을 받아 결제대금을 돌려막았다. 넉 달 뒤인 11월 한 카드사에서 연체 등록이 됐고 총 카드대출액이 일시에 부실채권으로 전락했다. ㅋ씨의 신용등급 역시 9등급이 됐다.

감사 결과 지난해 말 현재 저신용자(7등급 이하)가 2개 이상의 카드로 카드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금액이 8조6000억원에 달했다. 4개 이상 카드로 카드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금액은 3조1000억원이었다. 또 카드이용한도의 80% 이상을 소진해 부실위험이 큰 리볼빙 자산이 약 2조원으로 추정됐다. 그 결과 지난해 말 현재 잠재 부실 위험이 높은 대출성 카드자산 규모가 약 10조6000억원으로 추정돼 가계 채무상환능력 악화에 대비한 위험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⑤ 보험 관리보수 비용까지 고객 부담으로

 

보험사는 변액보험 가입자 재산 투자와 관련해 자산운용 등을 직접 하고 있지 않지만 2009년 4월부터 2011년 말까지 관리보수로 6982억원을 받았다.

보험사가 평균 관리인력으로 4.7명만 두는 등 자산운용 등을 모두 외부에 위탁하고 투자위험을 전부 계약자에게 부담시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보험사의 관리 대가로 지나치게 높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또 실손의로뵤험의 중복 가입·보상도 문제로 지적됐다. 금융위는 실손보험 계약자의 보험료 이중부담 등을 방지하기 위해 2009년 7월부터 중복가입 사전확인의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반면 단체 실손의료보험은 개인정보제공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확인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단체와 개별 실손의료보험의 중복청구자는 약 10만8000명이었다. 또 중복가입 사전확인의무제를 실시하기 전의 보험사와 유사보험(우체국보험) 간 중복 가입자 20만5000명은 직접 감독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소관부처와 협의 없이 내버려두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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