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고래상어 기적, 용왕 뜻?…한화아쿠아플라넷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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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뉴시스 [http://www.newsis.com]
  • 12.07.17 15: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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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앗, 고래상어다!"

 

지난 14일 제주 서귀포 성산읍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

관람객들의 눈 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그 동안 생물도감에서만 볼 수 있었던 거대한 고래상어가 바로 코 앞에서 유유히 헤엄을 친다.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다. 이들 4~4.5m의 회색 거대 생물은 가히 바다의 왕자라 부를만 했다.

고래상어를 포유류인 '고래'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어류다. 연골어류 수염상어목 고래상어과에 속하는 상어다. 다만, 다른 상어처럼 물고기를 사냥해 먹는 것이 아니라 물과 함께 빨아들인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삼고 갑각류, 오징어, 작은 물고기들이 딸려들어 오면 먹는 정도다. 한 마디로 온순한 성질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인 희귀종으로 보호를 받는 동물인 데다 난류성 어종이다 보니 국내에서는 만나기 어려웠다.

이처럼 귀하디 귀한 고래상어가 마침내 한국의 아쿠라리움에 터를 잡고 위용을 뽐내기 시작했다. 수조 용적량이 1만800t에 달해 일본 오키나와 추라우미 아쿠아리움(1만400t)이 그 동안 보유하고 있던 아시아 최대 아쿠아리움의 자리를 빼앗은 한화 아쿠아플라넷이기에 가능하다.

고래상어가 헤엄치는 이 아쿠아리움의 메인수조 '제주의 바다'만 해도 가로 23m 세로 8.5m에 달한다. 공룡급 어항인 만큼 담고 있는 물의 양도 엄청나다. 6000여t으로 이 아쿠아리움의 용적량 중 절반이 넘을 정도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아쿠아리움인 '63씨월드' 전체의 6배이고, 물을 채워 넣는 데만 꼬박 2주가 걸린다. 아쿠아리움은 아시아에서 최대이지만 이 수조는 세계 최대다. 그처럼 많은 양의 물과 사람 세계를 경계 짓는 투명 아크릴판의 두께만 6m에 달한다. 아쿠아리움 건립 공사 당시 위로부터 크레인으로 아크릴판을 내려 세우는 방식으로 여러 개의 아크릴판을 내린 뒤 특수공법으로 겹쳐 붙였다. 아크릴판 제작에만 약 100억원이 들었다.

이 안에서 고래상어는 줄고등어 1000여마리, 3m에 달하는 만타가오리, 매가오리, 자이언트 그루퍼 등 다른 해양 생물 50여종을 거느리며 관람객들을 신비한 바다 속으로 인도한다. 더욱 놀랍고 흥미로운 것은 바다상어가 이곳에 와서 살게 된 기적 같기도 하고, 영화 같기도 한 스토리다.

한화 아쿠아플라넷을 운영하는 한화호텔&리조트는 63씨월드의 메인동물인 수달, 여수 한화아쿠아플라넷의 흰돌고래처럼 이곳을 대표하는 해양생물로 일찌감치 고래상어를 점찍고 중국 하이난성 지방정부로부터 수입을 추진해왔다. 아열대지방인 하이난성에서는 자주 고래상어가 잡히기 때문이다. 고래상어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CITES) 2종에 해당하는 희귀동물이라 연구 목적을 위해서만 국제간 거래가 가능하다.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제주도 해양생태 과학관을 겸하기 때문에 수입이 가능했다. 마리당 가격은 운반 비용까지 10억원으로 책정됐다.

하이난성측에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전달되고, 14일 오픈에 맞춰 고래상어 두 마리를 내세울 채비가 착착 진행됐다. 아쿠아리움 안팎에 고래상어를 귀엽게 묘사한 캐릭터 장식물들이 설치됐고, 기념품 숍은 고래상어 인형으로 채워졌다. 이제 몸값 비싼 바다의 왕자만 맞이하면 됐다.

그런데 지난달 말 뜻하지 않은 사건이 터졌다. 한·중 어업분쟁을 핑계 삼아 중국 중앙정부가 한국에 대한 고래상어 수출을 금지해버린 것이다. 개장을 불과 10여일 남겨놓고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에 아쿠아리움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한화 호텔&리조트 유덕종(상무) 문화사업부장은 바로 베이징으로 날아가 중국정부에 수출 허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 상무는 "내가 옷을 벗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룹 차원에서 국민에게 약속을 한 셈인데 이유야 어찌됐든 지킬 수 없게 됐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고 돌아봤다.

한화 호텔&리조트측은 중국 정부에 계속 수출 허가를 요구하면서 서둘러 일본 등으로 눈을 돌려 수입을 추진했지만 14일 오픈에 맞춘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때 기적이 일어났다. 7일 어느 제주 어민에게서 다급히 연락이 왔다. 제주도 애월읍 하귀리 앞 바다에 쳐놓은 가두리 양식장에서 거대한 회색 동물이 발견됐는데 아무래도 고래상어 같다는 제보였다. 유 상무가 한 달음에 달려가 보니, 과연 고래상어였다. 우리나라 바다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 고래상어가 가두리 양식장에 들어와 있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 때문에 제주도 남쪽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고래상어가 그곳까지 올라왔다가 가두리 양식장에 들어가 아쿠아리움으로 모셔가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유 상무는 "한 마디로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이 가두리 양식장은 일반 가두리 양식장과 구조가 다른 덕에 고래상어가 들어온 뒤에도 죽기는 커녕 상처도 전혀 입지 않은 채 머물 수 있었다. 또 때마침 일본에서 수입한 만타가오리를 수송하느라 제주로 온 일본 아쿠아리스트가 고래상어에 관해서도 전문가였다. 그의 도움을 받아 고래상어의 상태를 면밀히 체크할 수 있었고, 안전하게 아쿠아리움으로 반입하기에 이르렀다.

기적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9일 그 어민이 또 연락을 해왔다. 고래상어가 한 마리가 더 가두리 양식장에서 발견됐다는 것이었다. 이 고래상어 역시 건강하게 아쿠아리움으로 잘 데려왔다. 두 마리 모두 수컷으로 생후 5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고래상어는 자연 상태에서 성어로 성장하면 8m까지 자라므로 앞으로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유 상무는 "한 마리만 구했어도 기적이라고 했을텐데 두 마리가 제 발로 들어온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라며 "한화 아쿠아플라넷을 제주도의 자산으로 받아들여주는 도민들의 마음이 있기에 이뤄진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 아쿠아플라넷에는 제주도가 제공한 연면적 2만5600㎡(약 7740평)의 공간에 500여종 4만8000마리의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아쿠아리움을 비롯해 펭귄, 돌고래, 바다코끼리 등과 우크라이나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팀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실내 공연장인 오션 아레나, 해양 과학관인 머린 사이언스, 센트럴 코트 등이 들어섰다.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한화 호텔&리조트가 30년간 운영한 뒤 제주도에 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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