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경기 파주시 자유로 주변 안보·문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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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7.02 13: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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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분단의 상흔에 어두운 마음…문화해방구에서 훌훌 털고

 

시원스레 뚫린 자유로를 씽씽 달린다. 경기 고양시 행주대교 북단에서 파주시 문산읍 자유의 다리에 이르는 고속화도로. 일산, 파주 일대 신도시 아파트에 사는 이들에게는 날마다 꽉꽉 막히는 출퇴근길이다. 그러나 주말에 수도권 지역에서 교통체증 없이 당일 나들이를 즐기기에 이만한 곳도 없다.

경기 서부지역 최북단 파주 지역 자유로 주변 여행. 파주 초입인 오두산 통일전망대까지는 자유로 왼쪽으로 보이는 물줄기가 한강이지만 이곳을 지나면 임진강을 따라가는 북행길이다. 한강과 합류해 조강을 이룬 다음 서해바다로 흘러드는 임진강을 경계하는 철조망이 삼엄하다. 북으로 마냥 질주할 것 같은 자유로는 임진강변 임진각 앞에서 딱 끊어진다.

자유로가 끝나는 곳, 임진각과 임진강역은 DMZ 안보관광의 출발지다. 전쟁·학살·재난의 현장을 찾아가는 소위 ‘다크 투어리즘’ 현장. 그러니 자유로는 철조망에 막혀 자유롭지 못하고, 비무장지대 앞에서 마음은 잔뜩 무장이 된다.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제3땅굴, 도라산전망대, 해마루촌과 통일촌, 허준 선생 묘 등을 견학하려면 진각 매표소를 방문해 출입신고절차를 마치고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경의선 임진강역에서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도라산역행 열차를 탈 수도 있다.

현대식 건물의 임진각 3층 옥상 전망대에 오르면 임진강과 DMZ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주변에는 과거 경의선 철교였던 ‘자유의 다리’, 실향민들이 합동 차례를 올리는 망배단, 평화의 종, 통일연못, 장단역에서 옮겨온 녹슨 경의선 기관차, 임진강지구 전적비, 미국군 참전비 등 분단의 유적들이 흩어져 있다.

‘어두운’ 나들이는 여기까지. 자유로 주변에 평화누리공원, 헤이리예술마을, 파주출판단지, 경기영어마을 등 색다른 ‘문화·예술 명소’가 들어서면서 파주는 냉랭한 이미지를 싹 벗고 ‘문화해방구’로 다시 태어났다. 임진각에서 몇 걸음만 옮기면 평화누리공원이 있다. 연못에 설치된 야외 공연장의 객석을 겸해 완만한 구릉으로 조성된 약 10만㎡에 이르는 광활한 잔디 언덕이다. 주말에는 영화와 전시, 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이 운영된다. 9월에는 이곳에서 유명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파주포크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다. 잔디밭에는 이스트섬의 모이모이상을 본뜬 대형 인물상을 비롯한 색다른 공공미술 작품들이 설치돼 있다.

호수에 떠있는 독특한 건축물인 ‘카페 안녕’과 3000여개의 색색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바람의 언덕’은 사진촬영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임진각 주변과는 대조적으로 드넓은 잔디밭을 산책하는 가족·연인들의 얼굴이 생기발랄하다. 평화누리 안 캔들숍에 들러 초를 구입하면 초는 ‘생명촛불 파빌리온’에 전시되고 기부금은 유니세프에 전달돼 전 세계 아이들을 위해 쓰인다.

자유로 성동IC로 들어서면 헤이리예술마을이다. 헤이리는 파주 전통 농요인 ‘금산리 민요’의 후렴구를 딴 순수 우리말이다. 통일동산 근처에 미술인, 음악가, 작가, 건축가 등 4000여명의 예술인들이 모여 집, 작업실,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공연장, 레스토랑, 서점 등 문화예술 공간을 꾸몄다. 전시 관람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특별한 곳이 많아 연인들이 데이트코스로 즐겨 찾는다. 헤이리예술마을의 건축물은 하나같이 건축가의 독특한 개성을 뽐낸다. 사진을 찍기에도 좋은 곳이다.

 
헤이리 예술인마을. 가는 곳마다 볼거리, 즐길거리는 물론 문화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색다른 명소다.
헤이리 뒤편 언덕에 경기영어마을이 있다. 요즘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원어민 강사와 함께하는 레일바이크와 오토캠핑장을 운영하고 있다.

반대편에 있는 프로방스 마을은 프랑스풍 레스토랑, 카페, 베이커리, 핸드 메이드 생활도자기 판매점, 허브공방과 허브정원 등이 들어서 있는 곳이다. 워낙 찾는 이가 많아선지 들렀다 나오기만 해도 주차료 5000원을 요구하는 등 지나치게 ‘상업적’이다. 프로방스 주변 성동리와 대동리는 파주시가 정한 맛고을이다. 낙조마을과 성동리 언덕에서 굽이도는 임진강으로 떨어지는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서울에서 가자면 파주 자유로의 첫 번째 명소는 파주책마을이다. 300여곳의 출판사가 들어서 있는 출판단지다. 건축미 넘치는 출판사의 사옥과 책방, 거리에서 책과 관련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펼쳐진다. 문자가 일어난다는 뜻의 ‘문발리’에 책마을이 들어섰으니 신기한 노릇이다. 출판사들이 갤러리와 북카페를 운영하고, 책값을 할인해주기도 한다. 보물섬, 이가고서점 같은 헌책방에서는 오래된 귀한 책도 찾아낼 수 있다.

출판도시 옆에 최근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이 문을 열어 신세계 첼시가 운영하는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과 함께 파주를 ‘쇼핑 도시’로 만드는 중이다.

출판도시 뒤편 심학산에는 둘레길이 나 있다. 사계절 모두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지만 여름에는 녹음이 깊어 한낮에도 그늘을 만들어준다. 정상 팔각정에서 한강과 강화도로 떨어지는 붉은 노을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황희 정승이 갈매기를 벗 삼아 지냈던 자유로 임진강변 반구정 입구, 화완옹주의 묘소 바로 아래에 있는 ‘볼거리나라’는 향토 목각(솟대와 장승) 전시·교육장이다. 목조각가 외에도 화가, 다이버, 산악인으로 활동하는 등 ‘기인’으로 알려진 월당 목영봉씨가 마련한 공간이다. 전시관에는 목씨가 30여년 동안 수집한 세계 각국의 진귀한 목조각, 토산품들이 가득하다. 아프리카 고대 토기, 세계 각국의 군사 무기, 상아, 마콘데 조각과 쇼나 조각 등을 볼 수 있다. 전시관 앞마당은 멋진 야생화동산으로 꾸며 사철 희귀한 들꽃이 피어난다. (031)945-9119

성동리에 있는 ‘김명자 낙지마당’은 만화가 오일룡씨가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낙지 전문식당이다. 오씨는 <황금의 스파이크> <월드컵의 축구황제> 등 축구 소재 만화로 명성을 떨쳤다. 오씨가 식당 뒤편 숲으로 낸 산책로는 자유로 주변에서 가장 풍광이 좋은 자연 전망대다. 날이 맑으면 북한 선전마을인 기정동은 물론 멀리 임진강과 조강, 강화도까지 또렷하게 볼 수 있다. 저녁이면 강화도 너머로 지는 일몰이 환상적이다. 매콤한 낙지맛도 뛰어나다. (031)944-8381

심학산 자락 교하면 삼남리 자유랜드 로얄승마클럽은 건강 레포츠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승마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반진석 회장이 10여년째 승마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2000여평의 실외승마장과 300여평의 실내마장을 갖췄다. 움직이는 말 모형을 만들어 초보자도 쉽게 기초를 배울 수 있게 했다. 헬멧과 부츠 등 기본 장비를 무료로 빌려준다. 10회 강습 60만원. 당일 5만원으로 이용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어린이에게는 담력, 집중력을 키워주고 여성에게는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한다. (031)942-9999

헤이리와 경기영어마을 사잇길로 1㎞쯤 가면 중요무형문화재 47호 궁시장 보유자인 유영기 선생이 세운 활·화살 전문박물관 ‘영집 궁시박물관’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궁시박물관이다. 유영기 선생에 이어 아들 유세현씨까지 5대째 활의 맥을 잇고 있다. 박물관에는 우리나라 각종 활과 화살, 그리고 활쏘기에 필요한 각종 용품, 화살 제작 도구와 재료 등이 전시돼 있다. 중국·일본·인도·영국·인디언 등의 활과 화살도 볼 수 있다. 상설전시 및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보았던 각종 전통 활과 조선시대 ‘연발로켓포’에 해당하는 신기전도 재현했다. (031)944-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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