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향기] “아파트 옥상 텃밭 함께 가꾸며 이웃 간의 벽이 허물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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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6.26 11: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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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노원구 하계1동 한신아파트… 수확한 작물로 잔치 여는 날

 

주민들이 직접 농사를 짓는 노원구 하계1동 한신아파트 1동 옥상은 수박과 각종 채소들이 자라는 밭이다. 23일은 그동안 옥상 텃밭에서 자란 작물로 잔치를 벌이기로 한 날. 1200가구가 사는 한신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는 지난 1월 옥상 텃밭 사업을 시작하기로 하면서 시범적으로 1동 옥상 전체를 텃밭으로 만들었다. 1동 옥상에서는 회원별 텃밭이 351㎡고 나머지 270㎡에는 수박, 참외를 공동경작하고 있다. 서울시 공모사업에 지원해 1000만원을 받았고 참여 주민들에게 1만5000원씩을 모아 사업 종잣돈을 만들었다.

주민들은 이날 텃밭에서 따온 깻잎, 상추, 토마토 등으로 아파트 단지 내 공터에 잔칫상을 차렸다. 주민 100여명이 모였다. “몇 동 사세요?” 처음 얼굴을 본 이웃들 사이에서는 인사가 오가고 보쌈과 막걸리를 나누는 손길이 바빴다. 10년째 이곳에서 살아온 안병운씨(55)는 지난 10년과 텃밭을 가꾸기 시작한 올해 아파트 생활은 전혀 다르다고 했다. 안씨는 “어릴 때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이웃끼리 노하우도 마음도 나누던 때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독신 직장인인 전미순씨(30)는 텃밭 막내다. 전씨는 “친해지고 싶어서 지나가다 인사를 해도 어색해하던 주민들인데 텃밭을 가꾸면서 이제 언니들이 여러 명 생겼다”며 웃었다.

텃밭농사도 대성공이다. 가지, 호박, 블루베리, 쑥갓 등 없는 게 없지만 흔한 진딧물 하나 찾아보기 어렵다. 옥상에서 종일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는 작물들은 누런 잎 하나 없이 초록이 싱그럽고 풍성하다. 한신아파트 입주자 대표 고창록씨(61)가 지난해부터 여러 종류의 흙을 직접 수십번 배합해보면서 옥상에 하중 부담이 적고 식물이 가장 잘 자라는 흙 배합 비율을 만들어냈다. 효소를 이용한 비료와 영양제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엄격히 지켜지는 공동의 약속도 텃밭 성공 비결이다. 본인 작물이라도 허가받지 않은 농약 등을 임의적으로 쓸 수 없다. 옥상 출입시간은 제한돼 있어 옥상이 우범지대로 변할 위험을 막았다.

이 옥상 텃밭은 다른 아파트에까지 소문이 났다. 한신아파트 단지 바로 옆 청구아파트에 사는 이모씨(84)도 “잘 자라나 보고 싶어서 와봤다”며 텃밭 잔치에 참여했다.

아파트 비중이 높은 노원구에서는 한신아파트 외 다른 아파트에도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다.

상계동 미주동방 아파트는 친환경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만들고 인근 주민들에게 통행로를 개방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월계동 롯데캐슬 아파트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소식지 발행 사업을 시작했다. 노원구는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2010년 자치구 최초로 공동주택지원과를 신설했고, 같은 해 말 노원구 공동주택 지원조례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텃밭 수확에 참여한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입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라며 “이웃 간의 벽을 허물고 사람 중심의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으로 도시형 텃밭을 적극 장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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