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정명훈 “하나 된 코리아 오케스트라 지휘가 내 마지막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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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6.26 11: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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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북한 어린이들 돕기 한국·일본서 연주회

 

“음악가로서 내 마지막 꿈은 원 코리아(One Korea)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이다.”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APO)를 이끌고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4차례 연주회를 갖는 지휘자 정명훈 감독(59·사진)은 19일 낮 서울시향 예술감독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했다. 한·중·일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이뤄진 APO는 1년에 한 번씩 모이는 프로젝트 오케스트라다. 정명훈은 이 악단의 예술감독이다. 이번 연주회는 8월1~2일 일본에서 먼저 진행되며, 4일과 7일 한국 연주회로 이어진다. 특히 7500석의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치러지는 4일 연주회는 ‘유니세프와 함께하는 북한 어린이를 위한 음악회’다. 7일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원래는 올여름 APO 연주회에 북한 연주자들도 참여할 계획이었죠. 지난 3월 파리에서 북한 은하수관현악단과의 연주회를 마치고, 유니세프 북한 대사를 비롯한 북측 인사들과도 그렇게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남북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성사시키기 어려운 상태에 빠졌어요.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않습니까? 서울에서 북한을 생각하면서 할 수 있는 연주회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유니세프와 함께 어린이들을 위한 기부콘서트를 하기로 했어요. 하지만 연주회 수익금을 기부한다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닙니다. 나는 그 연주회가 남북이 한가족임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비록 정치적으로 갈려 있지만 우리는 하나 아닌가요? 지난해 북한 연주자들을 자주 만나며 그런 마음이 더 강해졌어요.”

정 감독은 “북한 원산에서 태어나신 어머니(고 이원숙 여사)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북한에 대한 친밀감이 컸다”고 했다. 그는 또 “나는 단순한 사람이어서 정치에 대해 잘 모른다”며 “인간과 음악은 체제나 국가보다 우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사람들은 남북이 정치적으로 막혀 있을 때, 이런 연주회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말도 하지만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며 “당장 안되더라도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바로 자신이 꿈꾸는 ‘남북 오케스트라’(정 감독은 ‘원 코리아’라는 용어를 썼다)를 향해 다가가는 과정이라는 얘기다.

“마음 같아서는 북한에 다시 가서, 평양과 서울을 오가는 합동연주를 성사시키고 싶지요. 하지만 이제 나 혼자 방북하는 건 의미가 없어요. 한국 연주자들과 같이 가야 합니다. 그쪽 음악가들과 이쪽 음악가들이 만나야 하는 거죠. 그래서 같이 연주해야 합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게 없더라도 나는 이 프로젝트를 계속할 겁니다.”

그는 지금도 베를린 필하모닉이나 빈 필하모닉 등에서 객원 지휘 요청이 계속 들어온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조차 “남북 합동 오케스트라를 만들려는 계획에 비한다면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한번 입이 열리면 매우 열정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개진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 위험해 보이는 발언도 튀어나온다. 예컨대, “북에서는 나한테 자주 오라고 할 뿐 아니라 아예 거기서 살라는 말까지 한다. 집까지 장만해준다고 했다”는 말이 그랬다. 하지만 정 감독은 “물론 그럴 생각은 없다”며 “내가 꿈꾸는 것은 반은 남에서, 반은 북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남북을 오가며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들 수 있다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다”는 말도 했다.

정 감독은 8월4일 연주회가 치러질 연세대 노천극장에 대해 “매우 훌륭한 야외공연장”이라고 평했다. 연주할 곡은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이다. 정 감독은 “일반 시민들에게도 합창단에 자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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