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금값 오르며 금은방 거래·일감 줄어 타격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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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6.21 14: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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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종로 금세공소 르포

 

서울 종로 3가 영보빌딩 401호. ‘다니엘 쥬얼리’라는 간판을 단 82.5㎡(약 25평) 남짓의 작은 사무실이다. 이곳은 수많은 금반지들의 ‘고향’이다.

종로 대형 귀금속 상가 뒤편에는 이곳처럼 귀금속을 세공하는 작은 공장들이 모여 있다. 업계에서는 이곳을 ‘수리방’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최근 금값이 천정부지로 뛴 탓에 금제품 거래가 줄면서 이곳의 일감도 없어진 지 오래됐다.

 

 

 “최근 3달 매출 30% 감소
직원 월급도 못 줄 형편”
20년 경력 기술자의 ‘한숨’

 

 

지난 13일 들른 다니엘 쥬얼리에선 직원 8명이 일하고 있었다. 대형 귀금속 판매점이나 금은방에서 맡긴 반지나 귀고리, 목걸이가 이곳을 거친다. 한쪽에선 디자인을 하고, 옆에선 고무로 만든 주물에 초를 넣어 기본 모양을 만든다. 이 초로 석고 틀을 뜬 뒤 금을 붓는다. 여기에 도금과 각인, 세척, 광내기 등의 작업이 추가로 이뤄진다. 단순한 귀고리 하나는 8분이면 완제품이 된다고 한다. 컴퓨터로 디자인을 하고, 주물을 붓는 자동기계도 있지만 웬만한 건 다 사람의 손을 거친다.

최종필 다니엘 쥬얼리 대표(41)는 경력 20년차 기술자다. 그는 “처음 서울 올라올 때만 해도 대학의 세공학과나 전문학교가 없던 시절이라 청소하는 것부터 배웠다”고 했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최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서울로 왔다. 당시 금값은 한 돈(3.75g)당 2만~2만5000원 하던 시절이다. 세공 기술 하나만 있으면 밥벌이는 괜찮았다.

최씨도 4년 전까지 한 수리방의 직원이었다. 그는 “이쪽에서 한번 승부를 보겠다는 마음으로 친구와 동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가 안 좋아 수입이 줄면서 친구는 1년 만에 그만뒀다. 그 뒤로 쌓인 빚이 2000만원 정도다. 직원 8명에게 180만~200만원씩의 월급을 주려면 한 달 주문량이 60~70개 정도는 돼야 한다. 요즘은 주문량이 20~30개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인근 세화빌딩 지하에도 8개의 ‘수리방’이 모여 있다. 각인만 전문으로 하는 ‘금장수’에는 직원 1명만 있다.

11년 된 금장수의 이치호 대표(45)는 “최근 수리방들도 문을 많이 닫았다”고 했다. 그는 “대형마트가 생겨나면서 동네 골목의 개인 금은방은 다 죽었고, 세공업자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씨는 “금값이 오른 게 가장 큰 타격”이라고 했다. 그는 “2007~2008년까지는 젊은 친구들이 금으로 커플링도 많이 했는데 그때는 30만~50만원 정도면 샀다. 지금은 70만~100만원까지 나가니 수요가 급격히 떨어졌다”고 했다.

경력 20년차인 ‘깨끗한 도금’의 박종윤씨(37)는 “매출이 최근 3개월간 30%가량 줄었다”며 “직원이 4명인데 월급도 부담된다”고 말했다. 그는 “금값이 올라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이쪽 가장 바닥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금값(매입가격 기준)은 지난해 7월 3.75g에 20만9000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최근에는 23만~2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돌반지’ 값이 부담스러워 현금이나 다른 선물을 사주는 사람들이 늘었다. 그마나 올해는 윤달이 끼어 있어 결혼 예물 수요도 줄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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