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낯익은 대사 ‘패러디’ 바람…드라마가 더 깊고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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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6.20 1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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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방송된 드라마 <빅>(KBS2)에서 이민정은 자신을 짝사랑하는 학생에게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라고 말했다. 만약 이 대사에 웃지 못했다면 작품을 100% 즐기지 못한 셈이다. <신사의 품격>(SBS)의 이종혁이 아내에게 “내 안에 너 있다”고 말한 걸 무심히 지나쳤다면 작가의 속뜻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드라마 속 패러디가 더 깊고 넓어졌다. 재미를 위해 한두 번씩 삽입되는 수준을 넘어서, 드라마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민정이 한 말은 비슷한 소재를 다룬 10년 전 드라마 <로망스>에서 김하늘이 했던 말이다. “내 안에 너 있다”는 8년 전 김은숙 작가의 전작인 <파리의 연인>에서 이동건이 해 큰 화제를 모았던 대사다. 배경을 알면 드라마에 더 열광하게 되지만 모르면 재미는 반감된다. 드라마도 아는 만큼 보인다.

패러디가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사진)이다.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을 함께 작업한 박지은 작가와 김남주가 다시 만난 작품답게 김남주의 첫 사랑 이름은 전작 <내조의 여왕>에서 따온 ‘태봉이’였다. 김남주가 톱스타를 섭외하려고 아부하면서 “형광등 100개는 켜 놓은 것처럼 빛이 난다”라고 말한 건 한 종편 프로그램에서 박근혜 의원에게 했던 것을 패러디했다.

<해를 품은 달>의 제목과 내용을 빗댄 <전하 품은 중전>,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를 이용한 <옥탑방 상감마마> 등 타사 드라마까지 인용했다.

방송국을 배경으로 한 MBC 일일시트콤 <스탠바이>는 프로그램의 이름을 패러디하며 즐거움을 준다. <우리결혼했었어요>(우리결혼했어요), <황금어시장>(황금어장), <출발 DVD여행>(출발 비디오여행), <무한재도전>(무한도전), <해를 품은 달이 빛나는 밤에>(별이 빛나는 밤에) 등 이름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준다.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의 김은숙 작가는 SBS <신사의 품격>에서 작정한 듯 패러디를 선보이고 있다. 3일 방송분에 등장한 김광규는 장동건을 보고 “억수로 낯익은데 아버지 뭐하시노?”라며 영화 <친구>의 한 장면을 재현해냈다. 16일에는 이종혁이 “이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매일 밤 홀로 남겨둔다는 것이 가장 큰 죄”라고 오열하며 영화 <약속>을 패러디했다. <신사의 품격>의 강신효 책임프로듀서는 “패러디는 캐릭터가 중심이 된 작품에서 인물의 특징을 설명해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또 무거운 주제를 다룬 드라마가 아니라 시청자들의 웃음을 이끌어 내는 데도 좋다.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패러디는 시청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효과가 있다. 지나간 드라마나 영화의 명장면을 찾아가면서 마치 ‘탐정 놀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과거에는 자사 프로그램이나 해당 작가의 작품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요즘에는 방송사를 가리지 않는 등 범위가 확대됐다. SBS <짝>이나 MBC <해를 품은 달>은 타사 프로그램에서 더 많이 차용했다.

대중문화평론가 하재근씨는 “드라마 제목이나 포스터에 사진을 바꾸고, 대사를 인용하는 식의 패러디는 온라인 문화에서 누리꾼들이 행하는 대표적인 놀이 방식이다. 누리꾼의 놀이가 확대되면서 드라마라는 대중문화 콘텐츠 속에 안착한 셈인데 이 같은 경향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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