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신인배우 고경표 “지질했던 청소년기… 나를 절실하게 만든 게 연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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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6.15 13: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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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앵커에서 ‘꼴통’ 백수까지 척척 소화

 

명배우는 천의 얼굴을 가졌다지만 ‘생초짜’ 신인에게서 그런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은 매우 흥분되고 기분 좋은 일이다. 게다가 화면 어느 구석에 ‘박혀’ 있더라도 분명한 자기 색깔을 드러내는 아우라까지 가졌다면. 올해 고작 스물한 살. 데뷔한 지 2년도 채 안된 고경표가 딱 그렇다.

매주 토요일 tvN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코리아>(이하 SNL코리아)에서 그는 능청스러우면서도 스마트한 이미지를 가진 앵커가 돼 장진 감독과 함께 뉴스를 진행하는가 하면 무표정하게 서서 조명판을 들고 있는 동작만으로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한번에 끈다. 박칼린에게 뜨거운 눈빛을 쏘아대며 능숙한 스킨십 연기를 하는 꽃미남 청년이 됐다가 트레이닝복 차림의 지질한 백수로 변신하더니 MBC시트콤 <스탠바이>에서는 황당할 정도로 당당한 ‘꼴통’ 경표를 연기한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연기하든 베테랑 연기자들 사이에서도 전혀 주눅 드는 법 없이 화면을 장악한다는 것은 타고난 재능임에 분명하다. 에너지와 끼가 워낙 넘쳐나는 탓에 간간이 어디로 튈지 모를 치기가 보이기는 하지만, 그는 장진 감독 말마따나 ‘젊고 유능하고 건강한’ 그래서 ‘곧 군대도 가야 할’ 스물한 살의 꿈 많은 배우다.

“어릴 때는 사고뭉치에다 완전 나대는 애였어요. 뭐가 되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끼가 있는 집안도 전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고1 때인가 우연히 길에서 캐스팅 권유를 받으며 바람이 훅 들어간 거죠”.

“그쪽 사람들 다 사기꾼이다”라며 완강하게 반대하던 부모를 1년간 설득해 연기학원에 들어갔다. 연기라고 해봐야 주야장천 TV를 끼고 살며 보던 드라마를 흉내낸 게 고작이다. 그런데도 그는 연기를 하며 처음으로 많은 칭찬을 받았다. 그해 말 YG엔터테인먼트 캐스팅 디렉터의 눈에 띄어 연습생으로 발탁됐다. 함께 연기 수업을 받았던 이가 배우 유인나다. 1년 반가량 연습생 생활을 하며 대학(건국대 영화과)에도 진학했지만 출연하려던 영화가 엎어지면서 연습생 생활을 그만두게 됐다. 군대나 갔다 오겠다는 결심을 하던 즈음 KBS드라마 <정글피쉬> 공개 오디션에 덜컥 붙었다. 잇따라 작품이 연결된 것을 보면 운이 좋았던 편이기도 하다.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운이 좋아서 여기까지 온 것도 맞아요. 사실 처음에는 연기니 뭐니 하는 생각보다는 연예인이 되면 큰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더 혹했어요. 연예인 되면 누구나 잘 먹고 잘사는 것처럼 환상을 가지고 그렇게 철없이 덤볐던 거죠.”

그에게 큰 영향을 줬던 프로그램은 <무한도전>과 <논스톱>. <무모한 도전> 시절부터 단 1회도 놓치지 않고 다 꿰고 있을 정도로 ‘무도빠’인 그는 연기학원에 처음 등록할 때만 해도 막연히 개그맨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사회성 부족하고 ‘지질한 청소년’이던 자신에게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심어준 고마운 프로그램. 지금도 이상형을 꼽으라고 한다면 “무한도전의 웃음 코드를 함께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는 여자”다. 반면 대학생들의 발랄한 생활과 연애담을 그렸던 <논스톱>은 그에게 대학생활에 대한 ‘오해’를 심어줬다. “대학 가면 <논스톱>의 장면처럼 다들 그렇게 정신없이 노는 줄 알았다니까요. 그게 진짜 대학생활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덤볐으니 얼마나 제 생활이 어이없었겠어요. 돌이켜 생각해 보니 <스탠바이>의 경표랑 크게 다를 바는 없네요.(웃음)”

짧은 기간이지만 현장에서 부딪치고 연기의 재미를 조금씩 알아왔다. 지난 시간들은 그에게 생애 처음으로 ‘절실히 하고 싶다’는 문장의 의미를, 그 대상이 연기라는 것을 알게 해 줬다. 원하고 갖고 싶은 마음이 커지다 보니 자연히 욕심도 커진다. 발성을 비롯해 아직도 많은 지적을 받고 있는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 “기꺼이 시행착오를 즐길 만한 과제”라며 여유를 갖고 노력하고 싶지만 자신도 모르게 급한 마음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이 요즘 고민이라고 한다.

“얼마 전엔 <SNL코리아> 시즌1을 다시 봤어요. 정말 미치겠더라고요. 반성도 많이 했고요. 튀어 보이려고 장난질 치고 있는 제 모습을 보니 어찌나 화가 나고 숨고 싶던지…. 그런데도 여전히 저는 현장에서 나 자신을 티내고 싶어 하고 욕심부리고, 비중 적으면 서운해하고, 그러고 있어요. 물론 이런 갈등과 방황은 좀 더 철들 때까지 계속 되겠죠?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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