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2.48㎞ 섬 한 바퀴, 바다향·숲향·사람향 폴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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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6.01 13: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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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서울에서 한 시간 소무의도 ‘무의바다 누리길’ 개통

 

 서울에서 배 타고 들어가는 가장 가까운 섬을 꼽으라면 단연 무의도다. 차량 정체 없이 인천국제공항으로 달려가면 코앞에 무의도가 있다. 주말에만 운행되는 용유임시역이 개통돼 쾌속으로 질주하는 코레일공항철도 서해바다열차를 통해 무의도 나들이를 훨씬 빠르고 편하게 할 수 있다. 서울역에서 전철과 배를 갈아타고도 한 시간 반이면 섬에 도착한다.

 요즘은 무의도(큰무리)와 함께 무의도에 딸린 작은 섬, 소무의도(떼무리)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지난해 4월 무의도에서 소무의도까지 연도교(섬과 섬을 잇는 다리)가 놓였기 때문이다. 지난 3일에는 소무의도의 아름다운 해안과 숲길을 따라가는 ‘무의바다 누리길’이 개통됐다.

 그래서 떠난 소무의도행. 잠진포구에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랐다. 날씨가 맑은 한낮인데도 안개가 연기처럼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무의도행 여객선 직원은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면서 수온이 올라간 탓인지 이상한 안개가 낀다. 새벽처럼 자욱한 안개가 이리저리 몰려다니다가 금방 사라진다”고 말했다. ‘무의도(舞衣島)’는 안개 낀 날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는 모습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바로 그 안개가 춤을 추는 듯했다.
 배는 안개와 갈매기떼를 거느리고 5분 만에 무의도 큰무리선착장에 닿았다. 무의도는 호룡곡산(247m)·국사봉(236m) 등산코스, 영화 <실미도>의 무대인 실미도, 드라마 <천국의 계단> <칼잡이 오수정> 촬영지인 하나개해수욕장과 실미해수욕장 등이 있어서 유명해졌다.

 무의도와 실미도는 하루 두 번 썰물 때 개펄로 연결된다. 호룡곡산과 국사봉은 섬 전체를 지붕처럼 덮고 있다. 그곳에 마당바위, 부처바위, 수직절벽 등 많은 기암괴석이 우뚝우뚝 서 있다.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펼쳐지는 서해바다 풍광이 ‘끝내준다’. 그러니 무의도는 교통체증 걱정 없이 단숨에 도착하는 데다, ‘서해의 알프스’로 불리는 수려한 산, 아름다운 바다와 드넓은 해수욕장, 붉게 물든 낙○○○지 한꺼번에 만날 수 있어 매력이 넘쳐난다.
 그러나 소무의도를 만나기 위해 위해 무의도 명소들은 그냥 지나쳤다. 큰무리선착장에서 구불구불 고갯길을 넘으면 소무의도를 마주보는 광명항(샘꾸미)이다. 이곳에 사람과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소무의 인도교’가 놓여 곧장 소무의도로 이어진다. 길이 414m, 폭 3.8m의 아치형 다리다. 높다란 인도교에 오르니 서해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날카롭다.

 소무의도는 면적이 1.22㎢밖에 안되는 ‘쬐끄만’ 섬이다. 40여가구, 100여명이 사는 이 섬은 옛날에는 새우(동백하)·조기잡이로 유명했다. 20년 전까지도 안강망 어선 40여척에 수협출장소까지 있었다고 한다. 조기철엔 작은 섬에 1000여명이 들끓었다.

 소무의도를 한 바퀴 빙 도는 무의바다 누리길은 총 길이 2.48㎞. ‘인도교길’ ‘마주보는 길’ ‘떼무리길’ ‘부처깨미길’ ‘몽여해변길’ ‘명사의 해변길’ ‘해녀섬길’ ‘키작은 소나무길’의 여덟 구간으로 코스가 이어진다. 산책로는 해안길과 숲길을 오르내린다. 다 돌아보는 데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만선과 안전을 기원하며 풍어제를 지냈던 부처깨미, 몽돌이 아름다운 파도소리를 연주하는 몽여해변, 썰물 때 드러나는 두 개의 바위인 몽여,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족휴양지로 이용했다는 명사의 해변, 사람의 형상을 한 장군바위, 섬의 전망대 격인 당산과 안산, 동쪽과 서쪽의 어촌마을은 ‘누리 8경’으로 명명했다. 곳곳에 내력을 적은 팻말과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누리길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서쪽마을에는 군데군데 빈 집이 남아있지만, 최근 민박과 식당이 많이 생겼다. 마을 앞 떼무리 포구에 정박 중인 고깃배 몇 척이 한가로운 어촌 풍경을 연출한다. 소무의도는 바다낚시 장소로 더 유명한 곳이다. 인도교 아래쪽과 섬 주변 곳곳에 낚시꾼을 태운 낚싯배들이 떠 있다. 낚싯줄을 드리우면 우럭, 농어, 놀래미, 광어 등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떼무리길은 나무계단을 따라 당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당산에는 시조묘와 부처깨미가 있다. 시조묘는 300년 전 조선시대 때 이 섬에 처음 들어온 박동기의 묘로 알려져 있다. 박씨가 기계 유씨 청년을 데릴사위로 삼으면서 유씨 집성촌이 됐다고 한다. 부처깨미에서는 제물로 돼지가 아닌 소를 잡아 성대하게 풍어제를 지냈다고 한다.

 부처깨미길은 나무계단과 숲길을 따라 걸으면서 해안절벽과 기암괴석, 색다른 경치의 서해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부처깨미 쉼터, 당산 전망대, 안산 정상의 소나무숲 그늘에 세워진 정자(하도정)에서는 멀리 인천대교와 송도신도시의 고층빌딩, 영종도 거잠포 앞에 있는 사렴도, 일출이 멋진 매량도, 국내 최초로 불을 밝힌 ‘등대섬’ 팔미도, 해녀들이 전복을 따다가 쉬었다는 해녀섬(해리도)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끊임없이 뜨고 내리는 비행기도 볼 수 있다. 해녀섬길과 키작은 소나무길의 하도정에서 서면 인천 외항을 오고 가는 크고 작은 선박과 고깃배가 남기는 하얀 물보라가 선명하다.

이 섬에서는 ‘언둘’이라고 부르는 주목망(나무 말뚝으로 입구를 고정시켜 물고기를 잡는 그물)을 설치해 물고기를 잡았다고 한다. 몽여해변 옆 ‘연(언)두꾸미’는 언둘이 변해서 생긴 지명이다. 지금도 동쪽마을 몽여해변 앞에 주목망 흔적이 남아 있다.

소무의도에서 하룻밤을 묵으면 일출과 일몰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바람도 숨을 멈춘 듯한 고요의 순간, 서해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는 환상적이다. 수도권 지역에서 한달음에 당도하는 섬, 그럼에도 바다의 향기와 생기가 물씬한 소무의도다.

 

<길잡이>

■무의바다 누리길이 개통되면서 무의도 여행객들에게 코레일공항철도(www.arex.or.kr) 주말 서해바다열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역~공덕~홍대입구~디지털미디어시티~김포공항~계양~검암~운서~공항화물청사~인천국제공항~용유 임시역을 매주 토·일요일 운행한다. 서울역에서 오전 7시39분부터 오전 10시39분까지, 용유역에서 오후 4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각 역에서 전철, 버스와도 환승이 된다. 잠진도 선착장까지 도보로 15~20분 걸린다. 평일에는 인천국제공항역에서 내려 3층 5번 승강장(222번 버스)~잠진도선착장. 승용차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잠진도선착장.

 

■잠진도선착장에서 무의도해운(www.muuido.co.kr)이 무의도행 무룡호를 운항한다. 어른 3000원, 승용차 2만원. 오후 8시까지 30분 간격(매시 15분, 45분)이며, 주말에는 수시로 운항한다. 소무의도는 큰무리선착장~광명마을(샘꾸미) 합승 마을버스(1100원)를 탄다. 잠진도선착장(032-751-3354), 무의운수(032-752-3832)

 

■소무의도 입구에 주민들이 운영하는 안내소 겸 매표소가 있다. 해변에서 고둥·조개류와 박하지(민꽃게) 등을 잡는 체험을 하려면 입장료(1000원)를 내야 한다. 누리길 산책에는 입장료가 따로 없다.

 

■소무의도 떼무리포구 해병호집(032-752-2318)에서 민박, 낚싯배,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식사는 바지락 칼국수와 꽃게탕 등 해물요리를 선보인다. 인도교 앞 샘꾸미 선착장 선창식당(032-752-4090)에서는 회와 매운탕, 해물찜, 낙지 등을 먹을 수 있다. 배가 오가는 잠진도선착장 가기 전 종합회타운에 있는 팔미도해물찜(032-751-7540)은 해물찜을 잘하는 집으로 유명하다.

 

■코레일공항철도는 영종도와 주변의 섬으로 떠나는 관광열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몰이 유명한 마시란 해변, 을왕리 해수욕장 등을 연결한다. 검암역을 이용하면 6월10일까지 인천 서구 수도권 매립지 내 야생화단지에서 열리는 ‘드림파크 봄 꽃밭 축제’를 구경할 수 있다.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요즘 주말 바다열차 이용객이 하루 1000명을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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