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향기] 이홍렬씨 “어렵게 자라서인지, 가난이 제일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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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5.29 14: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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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걸어서 국토종단’ 대장정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걸어서 학교에 다녀오려면 왕복 4~5시간이 걸린대요. 자전거를 타면 시간이 훨씬 줄겠죠. 나머지 시간에는 집안일을 돕거나 자신에게 유익한 일을 할 수 있을 거예요.”

방송인 이홍렬씨(58·사진)는 지난 5일 부산을 출발, 현재 국토종단을 하고 있다. 몇 년 전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리스트에 ‘걸어서 국토종단’을 써넣었던 이씨는 지난 1월 도보 국토종단을 구상했다. 27년째 후원하고 있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이를 알렸다. 이왕 걷는 김에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자전거를 선물하는 ‘드림 바이크 프로젝트’를 연계하기로 했다.

27일 그는 충남 천안을 걷고 있었다. 이날 이씨는 병천면을 출발해 천안시 성정2동 어린이재단 충남지역본부를 향하고 있었다.
“1986년 어린이재단에서 주최하는 소년소녀가장 돕기 행사에서 사회를 봤어요. 누가 흰봉투 하나를 주시더라고요. 집에 와서 봤더니 10만원이 들어 있었어요. 그 돈으로 강원도 어린이 한 명, 제주도 어린이 한 명을 후원하면서 인연을 맺었습니다.”

현재 이씨가 후원하는 인원은 1인당 한 달 1만원씩 한국과 전 세계의 어린이를 합쳐 100명이다. 그는 부산, 창원, 밀양, 청도, 대구, 칠곡, 대전, 영동 등 남부지방을 거쳐 청주까지 하루 평균 20~25㎞를 걸었다.

“신문에서 한 대학생이 한복을 입고 부산에서 서울로 간다는 걸 알았어요. 또 다른 학생이 그 기사를 보고 종단에 나섰다고 하더라고요. ‘아, 나는 지금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에 그날부터 준비를 시작했죠.”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기업들의 후원 열기도 뜨겁다. 이제 3분의 2 정도의 일정을 소화했지만 기부금은 1억3000만원을 훌쩍 넘었다. 원래 목표는 1억원이었다. 아프리카에 자전거를 보내는 이유에 대해 “시간을 선물하는 일”이라고 했다.

곳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은 이씨에게 가장 큰 힘이 된다. 경북 왜관에서 만난 장윤혁씨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트위터를 통해 일과를 올렸는데 장씨가 ‘저희 집 부근을 지나주셨으면 하고 기도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의 집을 800m 지났어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저를 만나러 오신다는 말에 ‘후진은 안 한다’는 철칙을 깨고 말았죠. 장애를 극복한 대단한 분이셨습니다.”

충북 청주 부근에서 지인의 소개로 마사지를 해주는 22살 맹인학생도 만났다. 그는 선천성 시각장애를 가졌음에도 자신의 처지에 감사하다고 했다. 자신보다 더한 장애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도 있는데 자신은 눈 빼곤 모든 것이 정상이라는 사실에 감사한다는 거였다. 이씨는 이날 오전 청주 서원대에서 기부특강도 했다. 54번째 기부 강연이었다.

“저는 어렵게 자라서 그런지 가난이 제일 무서워요. 가난이 정말 무서운 이유는 대물림되기 때문이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수가 700만명 가까이 되는데 그 중 90만명이 어린이입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아이들이 4만4000명인데 도움을 받는 아이들은 3만명을 조금 넘죠.”

어린이 한 명이 한 달을 나기 위해 최소 필요한 돈은 대략 13만원이다. 자선단체를 통해 3만명에게 지급되는 돈은 평균 9만원꼴이다. 총 40억원 가까운 돈이 매달 모자란 셈이다. 이씨는 우리나라 개인기부금 모금비율이 17.9%로 세계 34위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기부는 자신이 가진 걸 무리하게 나누는 일이 아니다.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나누는 일, 기쁜 마음으로 기분좋게 나누는 것이 진짜 기부”라고 말했다.

이씨는 내달 4일 서울 중구 무교동에 위치한 어린이재단 본부에서 장정을 마친다. 기부금으로 자전거를 마련해 아프리카 남수단의 어린이들에게 전해준다.

“환갑 가까운 나이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걷는 일, 결코 쉽지 않죠. 하루하루 지쳐가는 게 느껴져요. 응원해주는 많은 분들의 성원과 자전거를 받고 기뻐할 아이들의 기쁨이 저의 벌걸음을 옮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완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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