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향기] 이외수, 트위터 문체로 7년 만에 새 장편소설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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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3.13 14: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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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트위터 드나들면서 뼈와 기름을 쏙 뺀 살코기 같은 글쓰기를 연습했습니다. 이제 군더더기가 없고 메시지가 선명한 트위터 문체로 오랜만에 소설을 써볼까 합니다.”

100만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어를 거느린 작가 이외수씨(66·사진)가 다음달부터 새 장편소설 집필에 들어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2012 독서의 해’ 홍보대사로 위촉돼 지난 9일 서울 나들이를 한 이씨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 장편의 제목을 ‘미확인 보행물체’라고 정했다며 “물 위를 걷는 남자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가 장편을 발표하기는 2005년 <장외인간> 이후 7년 만이다..

“너무 삭막하고 감성이 메마른 시대잖아요. 이런 시대를 적셔주는 아주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남자의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물은 부드러움의 극치이죠.”

철창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들어가서 소설을 쓰기로 유명했던 작가는 이번에는 거주지인 강원도 화천군 감성마을 인근 파로호에 요트를 띄워 놓고 그 위에서 작업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미 요트를 구해 ‘여여(如如)호’라는 이름을 붙였고 날씨가 풀려 호수의 얼음이 완전히 녹기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철창 안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아도 작업에 몰두할 정도의 자기절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하면 올해 안에 끝내고 싶어요.”

 

<칼> <들개> <괴물> <벽오금학도> 등 지금까지 7개 장편을 발표한 그는 소설을 쓰는데 짧게는 3년에서 7년까지 걸렸다. 그동안 작품과 치열하게 대결해 밀도가 높은 소설을 썼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계속 그렇게 각박한 작품을 쓰는 건 이 시대와 맞지 않을뿐더러 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위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트위터 팔로어를 가져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리는 그는 소설을 쓰지 않던 지난 7년간 <하악하악> <청춘불패> <아불류 ○○○류> <절대강자> 등 소통과 위로를 내세운 에세이를 발표해 젊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이 중에서도 ‘아불류 ○○○류(我不流 時不流)’란 제목은 그의 철학을 대변한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시간도 흐르지 않는다.’ 그의 영향력은 세상사에 촉수를 세우고 하루에 많게는 10건이 넘는 글을 올리는 부지런함에서 비롯된다.

그에게 트위터란 세상의 흐름과 정보를 접하고 독자들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팔로어 수만큼 영향력이 크다. 자신의 의견에 공감하고 찬성하는 팔로어도 많은 반면 비난글도 심심찮게 올라온다. 김영하 작가가 트위터를 접고 공지영 작가 역시 잠정중단을 선언했던 것과 달리 ‘이외수 할배’는 절대 굴하지 않은 채 네티즌과의 소통을 계속해 왔다.

“트위터로 시작한 게 아니라 PC통신 시절부터 계속 글을 올려왔기 때문에 안티에 대응하는 방법을 잘 알아요. 백전노장, 역전의 용사라고 할까. 반대 의견이 오면 때로는 매질하기도 하고 때로는 내가 이불 뒤집어쓰고 피해있기도 하고, 다양한 방법을 구사하니까요.”

 그는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는 청춘들에게 직접 쪽지를 전하기도 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참 힘들어 해요. 미래가 너무 불안하니까. 그런데 답답한 것은 꿈이 없다는 거예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현재가 힘들어도 참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데, 지금 젊은 사람들은 돈을 벌겠다는 것 외에 별다른 꿈이 없어요. 그러니까 돈이 안되는 건 가치가 없는 거죠. 돈이 꿈인 것은 너무 저렴하지 않을까.”

 

이씨는 지난 9일 구서울역사(문화역 서울 284)에서 열린 ‘독서의 해’ 선포식에서 특강을 통해 “20대엔 평생을 바칠 꿈을 찾고, 30대에 정진하면, 40대에 꽃을 피울 수 있다”며 “독서는 꿈의 씨앗을 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를 만난 시민들은 서슴없이 다가와 악수를 청하고 사인을 부탁했다.

작품 집필과 함께 이씨는 올 6월 이외수 문학관도 개관한다. 초고와 초판본을 비롯해 작가 초년시절에 썼던 만년필부터 시작해 글쓰기의 동반자였던 모든 기종의 PC가 전시된다. 스스로를 글감옥에 가뒀던 철창은 관람객들의 체험공간으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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