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고졸 신입행원과 고졸 간부 ‘특별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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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2.03.09 11: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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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영 산업은행 호남지역본부장(54)은 1976년 광주상고 졸업 후 37년째 한곳에만 뿌리를 내린 ‘산은맨’이다. 지난 1월 박성명 부산경남지역본부장과 함께 산은 최초로 고졸 출신 본부장에 임명됐다.

지난 6일 광주 우산동 산은 광주지점. 양 본부장이 막내딸 뻘인 후배 여직원 6명과 만났다. 지난해 14년 만에 부활한 고졸 공채를 통해 들어온 48명 중 호남지역에 배치된 신입 행원들이다. 검은 투피스 정장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신입 행원들은 ‘전설’ 같은 대선배의 조언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며 귀를 쫑긋 세웠다.

양 본부장이 “어려운 게 있으면 뭐든 얘기해보라”고 말문을 열자, 후배들은 거리낌없이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고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근무환경은 37년 전과 딴판이다.

“고객들이 와서 펀드 같은 모르는 것을 물어볼 때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요. 제일 힘들어요.”(정귀애씨)

“요즘은 펀드 같은 간접투자상품부터 신탁, 방카슈랑스까지 알아야 하니까…. 어휴, 제가 신입사원이었을 때보다도 더 힘들 겁니다. 저도 처음에는 막막했거든요.”(양 본부장)

산은의 정규직 사원이 됐다는 사실에 자부심도 컸다. 이수진씨는 “전엔 로망이 캠퍼스 커플이었는데 이젠 은행에서 찾아야겠다”고 말했고, 윤지은씨는 “대학 간 친구들이 저를 보고 ‘와! 부럽다’는 말만 한다”고 했다. 하수빈씨는 “학교 다닐 때는 일어나기 싫었는데 지금은 아침만 되면 출근하고 싶다”며 웃었다.

양 본부장은 “36년간 산은에서 생활하고 있다. 개인 발전은 물론이고 기업과 나라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여러분은 사명감을 가질 수 있는 직장에 들어온 것”이라고 화답했다.

윤지은씨가 “고졸 출신으로서 학력 차이 때문에 회사에서 차별받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묻자, 양 본부장은 “능력에 따른 차별은 있을지 몰라도 학력 차별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학력 차이가 능력 차이로 연결된다면 문제”라며 “능력 차이를 극복하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학력은 자기계발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본부장이 “여러분은 ‘내가 고졸에다 여자니까 한계가 있다’고 걱정할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후배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하지만 스스로 한계를 지어버리면 업무면에서 소극적으로 된다. 나도 노력하면 남자 못지않다, 대졸자 못지않다. 그렇게 능력으로 보여주면 된다”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양 본부장은 학력보다 중요한 것은 주변에서 인정을 받아 좋은 평판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광주지점에서 근무하던 입사 1년차 신입사원 때 주변의 좋은 평판을 얻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양 본부장은 부도위기의 한 시멘트 회사 관리업무를 맡았다. 회사가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고 지점에서 상당한 자금을 시멘트 회사에 빌려준 터라 회사가 부도날 경우 피해가 막대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제 선에서 해결하겠다는 신조가 있어서 신참이었지만 일부러 야근도 하고 휴일근무도 하면서 그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어요. 신참이라도 노력한다면 좋은 성과도 내고 결국 좋은 평판도 만들 수 있습니다.”

양 본부장은 “지금도 그 회사를 보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신입 행원들은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터여서 업무에 대한 긴장감도 적지 않았다. 강소라씨는 “막 입행을 해서 앞으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고 말했다. 양 본부장은 “처음부터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과욕을 부릴 필요 없이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옆 창구에서 가르쳐 주는 선배의 지도를 받고 배우면 된다”고 말했다.

먼 미래를 내다보라는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양 본부장은 “은행원은 다방면으로 지식을 쌓아야 한다. 예금뿐 아니라 부동산과 증권, 자금시장 등에 대해서도 차츰 배워야 한다. 대학에 가겠다면 산은에서 학비를 지원해준다. 은행에서 실시하는 연수도 적극 활용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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